#007. 피아노 치는 꼭두각시 인형(1)
"흐음, 멋진데?"
"아, 넌 음악회엔 처음 오는 건가?"
"뭐 - 이런쪽엔 별로 흥미 없어."
난 지미와 함께 예고된 장소에 나타났다.
물론 티켓까지 사고 당당하게 들어갔지.
이런 방법이 있는 데 사서 고생할 이유는 없잖아?
티켓값은 당연히 지미의 몫이니 나는 그저 따라오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야.
물론 저기 널려있는 경찰들이야 내가 어디선가 검은 옷을 입고
짠, 하고 나타나 주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겠지만...
이렇게 환한 곳에서 검은 옷이라니. 오히려 눈에 튄다구, 바보들.
흐음, FBI 수사반장님도 이런 것까지는 별 수 없다 이건가?
"삭막하네. 깔린게 경찰이라니."
"저렇게 나 경찰이오 - 하고 서있으면 괴도 다크가 겁먹을 줄 아나?"
"맞아. 진짜, 다크 멋있지 않냐?"
"그런데 도대체 가장 소중한 것이 뭘까?"
"늘 예상밖의 물건을 가져갔으니까 이번에도 그렇지 않알까?"
10대쯤 되어보이는 소녀들이 재잘 재잘 그렇게 떠들며
돌아다녔고 덕분에 경찰들이 있어야 했던 이유를 몰랐던
사람들 까지도 덩달아 주위를 둘러보며 수근대기 시작했다.
흐음, 그렇게 둘러본다고 해서 괴도 다크가 짠하고 나타나진 않는다구.
왜냐면, 지금 나는 너희들 눈 앞에 있으니까 말이지. 후후.
"어이, 어이. 너무 이 상황을 즐기지 마.
내부구조나 잘 파악해두라구. 혹시 내가 발견 못한 것이 있다면
곤란한 상황이 나타나니까."
"고양이 녀석에게 부탁했는데?"
"......그 녀석은 어째서 니말만 그렇게 잘 듣는 거냐?"
"먹을게 나오거든."
"진실을 말해봐. 먹을거라면 내가 넘치도록 준다구."
"별 거 아냐. 전에 개구리 해부 모형을 보여주고
'고양이의 속도 궁금하지 않아? 고양이 것도 있다면 좋을텐데...'
라고 말한 것 밖에는."
"......납득 가는 군."
그게 납득할 이유인가? ... 잘 모르겠는데.
"일단 앉아. '그것' 은 조금 기다려야 나타날 테니까."
"귀찮아 - 빨리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다."
"후우, 그건 절대로 가져서는 안되는 것인데... 인간의 욕심이란..."
"스스로를 팔아서 얻는 것이라... 그걸 지시한 그녀도 대단한걸.
자기 자식에게 그따위 일을 시키다니 말이야."
"인사해, 이쪽은 오늘 공연의 경호를 맡아줄 현시혁씨."
"......"
아까 전, 한참을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은 경찰이
머무는 것을 허락한 여자는 시혁과 다른 경찰들을 데리고
대기실로 왔다.
대기실에는 호탕한 성격을 가진 대 여섯명의 외국인 남녀가 있었고
한쪽 구석에서 흐릿한 눈빛과 소름끼칠 듯한 무표정을 가지고 있는
예쁘장하고 새하얀 얼굴의 한 소년이 있었다.
"저 아이는 이해하세요. 그래도 피아노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이 나이에 세계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대단한 아이예요."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뭐 - 천재는 바보와 종이한장차이라잖아요?
이 애, 피아노를 칠 때 이외에는 천재가 아니예요.
생각도, 느낌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죠. 하지만, 사고가 느릴뿐
결코 나쁜 아이는 아니니까 그냥 그렇게 이해해주세요."
"........."
"이름은 클라라. 본명은 아무도 몰라요.
그냥 언제부턴가 그렇게 불러졌으니까 클라라라고 다들 불러요."
"이 아인 혼자 있습니까?"
"아니요,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예요. 음...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
클라라의 어머니는 대단한 사람이예요. 젊고 아름다운 데다,
클라라만큼이나 유명했던 피아니스트였죠. 손을 다쳤다고 했나,
아무튼 그래서 피아노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
묘한 표정을 지으며 시혁은 예쁘장하게 생긴 소년을 내려다 보았다.
새하얀 옷이 새하얀 피부에 잘 어울렸지만,
...자세히 보면 이건 죽음과도 같은 창백함이다.
무엇인가에 의해 조종을 당하는 잘 만들어진 꼭두각시 인형같은...
그리고 무엇보다, 저 흐린 눈은........
"저, 형사님?"
"아, 죄송합니다.
그럼 김 형사님과 이 형사님은 대기실 쪽을 담당해주시고
나머지는 무대 주위, 그리고 공연장 안을 담당합니다.
자세한 위치는 가면서 설명하도록 하죠. 안내 감사했습니다, 그럼 이만."
"아! 아, 네... 수.. 수고 하세요!"
미소를 지으며 감사하다고 말하는 시혁에게 또다시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는 여자.
그에 다른 사람들이 괜히 더 발자국 소리를 크게 냈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들 본인 뿐이었다.
'.....도와줘.'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한 소년은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수도없이 외치고 있었다.
'도와줘, 도와줘. 이제 정말, 죽어버릴 것 같아...'
시혁은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듯한 느낌에
잠시 멈추어 뒤를 돌아봤지만 어느새 목소리는 사라져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엇인가 저 밑에서 불길한 느낌이 들어
시혁은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네가 가져가겠다고 한 그것이 이것과 관련있는 건가?'
시혁은 대답해줄리 없는 의문의 도둑 다크에게
굳은 표정으로 그렇게 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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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것 같기도 한데, 그냥 올립니다.
갑자기 떠오른 스토리에 전에 썼던거
다 지워버리고 새로 써버렸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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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 괴 도 DARK ... ☞ #007.
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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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6
04.12.2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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