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나라 문헌으로 술 이야기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제왕운기》의 동명성왕 건국담에 나오는 술에 얽힌 설화입니다.
그러나 증류주인 안동소주는 신라시대부터 그 기원을 잡지요.
증류기술은 아랍지역의 연금술사들에 의해서 발명되었는데,
당시 신라는 아랍과 활발한 중계무역을 벌였고,
이때 페르시아 유리잔과 함께 증류주의 제조법이 전래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주는 밑술을 증류하여 이슬처럼 받아내는 술이라고 하여 노주(露酒),
불을 이용한다고 하여 화주(火酒), 또는 한주(汗酒), 기주(氣酒) 따위로도 불립니다.
의서(醫書)에는 소주가 약용으로 쓰였다는 기록도 있는데
특히 《단종실록》에는 문종이 죽은 뒤 단종이 상제를 하느라고 허약해져서
대신들이 소주를 마시게 하여 기운을 차리게 하였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안동 지역에서는 상처에 소주를 바르고 배앓이, 식용증진,
소화불량에 소주를 썼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소주는 이처럼 약용으로 쓰이기도 했기 때문에
많이 마시지 않고 작은 잔에 마셨고
따라서 작은 잔을 소주잔이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의 전통 소주는 소줏고리라는 증류기로 증류해서 만드는데
감홍로, 문배술, 안동소주, 옥로주, 이강고, 죽력고, 홍주 따위가 있습니다.
▲ 전통소주를 빚는 소줏고리(왼쪽), 전통소주의 하나 안동소주
하지만,
위 전통 소주는 요즘 일반적으로 마시는 희석식 소주와는 분명히 다른 술입니다.
희석식은 고구마나 타피오카 따위의 원료를 발효시켜 정제한 주정(에틸알코올)에
물, 조미료, 향료 따위를 섞어서 35% 이하로 희석한 술이지요.
요즈음은 부드러운 술을 좋아하여 16.5도짜리 소주도 나왔습니다.
또한 쓴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청포도맛ㆍ자몽맛ㆍ망고맛 등
달콤한 소주가 나옵니다만, 이런 소주들은 열량과 당 함량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