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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몽수구(春夢水漚)
봄꿈이고 물거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가 봄꿈과 같고, 있다가 없어지는 것은 물거품 같다는 말이다.
春 : 봄 춘(日/5)
夢 : 꿈 몽(夕/11)
水 : 물 수(水/0)
漚 : 담글 구(氵/11)
출전 :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의 해인사퇴거유작(海印寺退居有作)
대각국사 의천(義天)의 시를 찾아 읽었다. 문종의 왕자로 태어나 평생 불법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스님도 만년에는 허망하고 허탈했던 모양이다.
海印寺退居有作
'해인사로 물러나 지내며 짓다'
4수 중 2수를 읽어본다.
屈辱多年寄帝京, 敎門功業恥無成.
여러 해 굴욕 속에 제경(帝京)서 지냈건만, 교문(敎門)도 공업도 이룸 없음 부끄럽다.
此時行道徒勞爾, 爭似林泉樂性情.
이때에 도 행함은 헛수고일 뿐이니, 임천에서 성정을 즐거워함만 하랴.
무얼 이뤄보겠다고 멀리 중국 땅까지 가서 여러 해 머물며 굴욕을 견디며 애를 써 보았다. 돌아보면 뜻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다친 마음을 자연에서 쓰다듬어 타고난 본성을 즐기는 것이 옳고도 옳다.
제4수는 이렇다.
榮華富貴皆春夢, 聚散存亡盡水漚.
부귀영화 모두 다 한바탕 봄꿈이요, 취산(聚散)과 존망도 다 물거품인 것을.
除却栖神安養外, 算來何事可追求
안양(安養)에 정신을 깃들이는 것 말고는, 따져본들 어떤 일이 추구할 만 하리오.
인간의 부귀와 영화는 봄날 잠깐 들었다 깨는 헛꿈이다. 만나면 좋고 헤어져서 슬프다. 어제 있던 사람이 오늘은 죽고 없는 것은 물거품과 다를 게 없다. 안양(安養)은 극락을 일컫는 말이다.
정신을 서방정토로 향하여 청정한 법신을 닦는 것 외에 이 세상에서 다시 추구할 만한 일이 무에 더 있겠는가?
留題洪法院
'홍법원에 쓰다'는 시는 더 차분히 가라앉았다.
古院無塵枕碧山, 雙扉開閉白雲間.
옛 절은 티끌 없이 푸른 산을 베고 누워, 흰 구름 사이에서 사립문 열고 닫네.
一甁一錫爲生計, 年去年來也等閑
물병 하나 석장 하나 내 가진 것 전부라, 해가 가고 해가 옴은 상관도 않는다네.
문득 돌아보니 무얼 이뤄 보겠다고 동분서주하던 시간들이 부끄럽다. 해묵은 절집은 푸른 산을 베개 삼아 누웠고, 절문은 흰 구름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열렸다 닫혔다 한다.
물병 하나 지팡이 하나가 내 전 재산이다. 시절이 가고 오는 것은 이제 애탈 것도 없다.
길 위에 잎 구르는 가을이 깊어간다. 본래의 자리는 어디인가? 시를 읽다가 연구실을 나와서 갈대가 서걱대는 청계천변을 길게 산책했다. 봄꿈에 취하고 물거품을 쫓던 시간을 생각했다.
춘몽수구(春夢水漚)
이 성어는 대각국사 의천(義天)의 해인사에 물러나 지음(海印寺退居有作)에 연유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海印寺退居有作.
(해인사에 물러나 지음)
四首. 1
海印却勝廬岳寺
伽耶還似虎溪流
遠公高迹雖難繼
且喜終焉志已酬
해인사가 여산 절 보다 뛰어 나구나
가야 시내는 도리어 호계가 흐르는 듯(가야는 시내 이름)
혜원공(慧遠公)의 높은 자취 이어받기 어려우나
또한 죽을 때 뜻 이미 이룬 걸 기뻐하노라.
四首. 2
屈辱多年寄帝京
敎門功業耻無成
此時行道徒勞爾
爭似林泉樂性情
몇 해 동안 치욕 받으며 서울에 살아
불문의 공을 부끄러워 이루지 못하네.
이때 도를 행해도 헛수고 일 뿐인데도
숲과 샘과 겨루며 마음을 즐기네.
四首. 3
事去幾廻興嘆息
年來無計報君親
可憐少壯心如昨
不覺銷磨四十春
일 지나 몇 차례나 탄식했던가
해마다 나라와 부모님께 보답할 길 없어라.
가련하다 젊은 시절이여 마음은 어제 같건만
어느새 벌써 사십 년이 흘렀네.
四首. 4
榮華富貴皆春夢
聚散存亡盡水漚
除却栖神安養外
筭來何事可追求
부귀와 영화는 모두 봄꿈과 같아
모였다 흩어지고 있다가 없어지니 물거품 같네
정신을 쉬고 마음을 편안히 하는 외에는
헤아려본들 무슨 일을 추구하리.
○ 여산(廬山) : 백련사(白蓮社)를 말한다. 동진(東晉) 때 혜원(慧遠)이 염불(念佛) 결사(結社)를 열어 정토(淨土) 수행(修行)의 근본도장(根本道場)이 되어 정토교(淨土敎)의 성지(聖地)로 알려져 있다.
○ 호계(虎溪) : 여산의 백련사 앞을 흐르는 개울이다. 호계는 호계삼소(虎溪三笑)라는 고사로 유명하다. 유학자인 도연명(陶淵明)과 도사(道士)인 육수정(陸修靜)이 백련사의 고승 혜원(慧遠)을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세 사람이 담소하며 걷다가 손님들을 배웅하던 혜원이 그만 담소에 빠져 자신이 스스로 넘지 않겠다고 정한 호계를 넘어서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흔히 유(儒)·불(佛)·도(道) 삼교(三敎)가 어울리는 상징으로 얘기되어 수많은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연대(年代)로 보아 이 세 사람이 동시에 만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되어, 3교화합(三敎和合)의 상징을 후대에 만든 이야기로 판단하고 있다.
▶️ 春(봄 춘, 움직일 준)은 ❶회의문자로 旾(춘)이 고자(古字), 㫩(춘)은 동자(同字)이다. 艸(초; 풀)와 屯(둔; 싹 틈)과 날일(日; 해)部의 합자(合字)이다 屯(둔)은 풀이 지상에 나오려고 하나 추위 때문에 지중에 웅크리고 있는 모양으로, 따뜻해져 가기는 하나 완전히 따뜻하지 못한 계절(季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春자는 ‘봄’이나 ‘젊은 나이’, ‘정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春자는 日(해 일)자와 艸(풀 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春자의 갑골문을 보면 艸자와 日자, 屯(진칠 둔)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屯자는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서의 春자는 따스한 봄 햇살을 받고 올라오는 새싹과 초목을 함께 그린 것이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모습이 크게 바뀌면서 지금의 春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春자는 단순히 ‘봄’이라는 뜻 외에도 사람을 계절에 빗대어 ‘젊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욕’이나 ‘성(性)’과 관련된 뜻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春(춘, 준)은 ①봄 ②동녘 ③술의 별칭 ④남녀(男女)의 정 ⑤젊은 나이 ⑥정욕(情慾) ⑦성(姓)의 하나 그리고 ⓐ움직이다(준) ⓑ진작(振作)하다(떨쳐 일어나다)(준) ⓒ분발하다(마음과 힘을 다하여 떨쳐 일어나다)(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을 추(秋)이다. 용례로는 봄날에 느끼는 나른한 기운(氣運)의 증세를 춘곤증(春困症), 봄이 옴을 춘래(春來), 봄의 짧은 밤에 꾸는 꿈을 춘몽(春夢), 봄의 시기를 춘기(春期), 봄에 피는 매화나무를 춘매(春梅), 봄철에 입는 옷을 춘복(春服), 봄철에 어는 얼음을 춘빙(春氷), 봄에 입는 홑옷을 춘삼(春衫), 따뜻한 봄을 난춘(暖春), 봄이 돌아옴으로 늙은이의 중한 병이 낫고 다시 건강을 회복함이나 다시 젊어짐을 회춘(回春), 꽃이 한창 핀 아름다운 봄으로 꽃다운 나이를 방춘(芳春), 다시 돌아온 봄 새해를 개춘(改春), 봄을 맞아 기림 또는 봄의 경치를 보고 즐김을 상춘(賞春), 봄을 즐겁게 누림을 향춘(享春), 성숙기에 이른 여자가 춘정을 느낌을 회춘(懷春), 몸파는 일을 매춘(賣春),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청춘(靑春), 봄의 난초와 가을의 국화는 각각 특색이 있어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춘란추국(春蘭秋菊), 봄철 개구리와 가을 매미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무용한 언론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와추선(春蛙秋蟬), 봄철의 꿩이 스스로 운다는 뜻으로 제 허물을 스스로 드러내어 화를 자초함을 이르는 말을 춘치자명(春雉自鳴),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라는 뜻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함을 이르는 말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 추위와 노인의 건강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이 오래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춘한노건(春寒老健), 봄에는 꽃이고 가을에는 달이라는 뜻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화추월(春花秋月), 봄 잠에 날이 새는 줄 모른다는 뜻으로 좋은 분위기에 취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 봄철의 지렁이와 가을 철의 뱀이라는 뜻으로 매우 치졸한 글씨를 두고 이르는 말을 춘인추사(春蚓秋蛇), 봄바람이 온화하게 분다는 뜻으로 인품이나 성격이 온화하고 여유가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풍태탕(春風駘蕩), 얼굴에 봄바람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을 춘풍만면(春風滿面), 봄철에 부는 바람과 가을 들어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지나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춘풍추우(春風秋雨), 이르는 곳마다 봄바람이란 뜻으로 좋은 얼굴로 남을 대하여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려고 처신하는 사람 또는 가는 곳마다 기분 좋은 일을 이르는 말을 도처춘풍(到處春風),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을 이르는 말을 입춘대길(立春大吉),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가을 달과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추월춘풍(秋月春風) 등에 쓰인다.
▶️ 夢(꿈 몽)은 ❶형성문자로 夣(몽)과 梦(몽)은 통자(通字), 梦(몽)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저녁 석(夕; 저녁)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몽(어둡다의 뜻)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본뜻은 저녁이 되어 시계(視界)가 침침하여 뚜렷이 보이지 않는 일이나, 밤이 어둡다의 뜻이다. 꿈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夢자는 '꿈'이나 '공상', '흐리멍덩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夢자는 艹(풀 초)자와 目(눈 목)자, 冖(덮을 멱)자, 夕(저녁 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夢의 갑골문을 보면 단순히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잠자리에 들어 꿈을 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후 눈과 눈꺼풀은 艹자와 目자로 변하였고 침대는 冖자가 대신하게 되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夕자가 더해지면서 夢자가 '밤'과 관계된 글자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夢(몽)은 ①꿈 ②공상(空想) ③꿈꾸다 ④혼미(昏迷)하다 ⑤흐리멍덩하다 ⑥똑똑하지 않다 ⑦마음이 어지러워지다 ⑧뒤숭숭하다 ⑨사리에 어둡다 ⑩흐릿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두울 매(昧)이다. 용례로는 잠을 자며 꿈을 꿈을 몽매(夢寐), 자다가 가위에 눌림을 몽염(夢魘), 꿈에 나타나는 길흉의 징조를 몽조(夢兆), 꿈속의 생각이나 꿈 같은 헛된 생각을 몽상(夢想), 꿈에 여자를 가까이 하여 정액을 쌈을 몽정(夢精), 꿈 또는 꿈속을 몽경(夢境), 꿈속에까지 생각한다는 몽사(夢思), 헛되이 살다가 죽음을 몽사(夢死), 꿈처럼 허망한 세상을 몽세(夢世), 꿈과 환상이라는 뜻으로 허황한 생각을 뜻하는 몽환(夢幻), 무섭거나 기괴하거나 불길한 꿈을 악몽(惡夢), 좋은 조짐의 꿈을 길몽(吉夢), 기분이 상쾌한 꿈을 쾌몽(快夢), 무엇에 홀린 듯 생각이나 정신이 똑똑하지 못하고 얼떨떨한 상태를 미몽(迷夢), 아기를 밸 징조의 꿈을 태몽(胎夢), 허황한 꿈을 환몽(幻夢), 꿈에 나타난 일의 좋고 나쁨을 풀어 판단함을 해몽(解夢), 죽은 사람이나 신령이 꿈에 나타남을 현몽(現夢), 잠을 깨고도 어렴풋이 꾸는 꿈의 세계를 잔몽(殘夢),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좀처럼 잊지 못함이나 이룰 수 없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함을 이르는 말을 몽매지간(夢寐之間), 꿈 속에 꿈이야기를 하듯이 종잡을 수 없는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을 몽중몽설(夢中夢說), 꿈속에서 꿈 이야기를 한다는 뜻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요령을 종잡을 수 없게 이야기함을 이르는 말을 몽중설몽(夢中說夢), 꿈속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세상살이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몽중몽(夢中夢), 꿈에도 생각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몽상부도(夢想不到), 천만 뜻밖의 일을 일컫는 말을 몽외지사(夢外之事), 몹시 그리워서 꿈에서까지 서로 찾는다는 뜻으로 매우 친밀함을 이르는 말을 몽중상심(夢中相尋), 꿈과 허깨비와 거품과 그림자와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몽환포영(夢幻泡影), 남쪽 가지에서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남가일몽(南柯一夢),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노생의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영고성쇠는 한바탕 꿈처럼 덧없다는 뜻 또는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일컫는 말을 노생지몽(盧生之夢),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이몽(同床異夢), 장자가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 꿈으로 현실과 꿈의 구별이 안 되는 것 또는 인생의 덧없음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호접지몽(胡蝶之夢), 남쪽 가지 밑에서 꾼 한 꿈이라는 뜻으로 일생과 부귀영화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남가지몽(南柯之夢), 밥 지을 동안의 꿈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취지몽(一炊之夢),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각몽(同床各夢), 밥 지을 동안의 꿈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부귀영화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취지몽(一炊之夢),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각몽(同床各夢), 대낮에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을 백일몽(白日夢), 나부산의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한바탕의 꿈을 이르는 말을 나부지몽(羅浮之夢), 자아와 외계와의 구별을 잊어버린 경지를 말함 또는 사물과 자신이 한 몸이 된 경지를 일컫는 말을 장주지몽(莊周之夢), 장자가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 꿈으로 현실과 꿈의 구별이 안 되는 것 또는 인생의 덧없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호접몽(胡蝶夢),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황량지몽(黃粱之夢), 꿈인지 생시인지 어렴풋한 상태를 일컫는 말을 비몽사몽(非夢似夢), 무산의 꿈이라는 뜻으로 남녀의 밀회나 정교를 이르는 말을 무산지몽(巫山之夢), 술에 취한 듯 살다가 꿈을 꾸듯이 죽는다는 뜻으로 아무 의미 없이 이룬 일도 없이 한평생을 흐리멍덩하게 살아감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취생몽사(醉生夢死), 물 위에 뜨는 거품과 꿈이라는 뜻으로 삶의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포말몽환(泡沫夢幻) 등에 쓰인다.
▶️ 水(물 수)는 ❶상형문자로 氵(수)는 동자(同字)이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물을 뜻한다. 본디 물 수(水)部는 시내의 뜻이었다. 부수로 쓸 때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水자는 ‘물’이나 ‘강물’, ‘액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水자는 시냇물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水자의 갑골문을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액체’나 ‘헤엄치다’, ‘범람하다’와 같이 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氵자나 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水(수)는 (1)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빛깔로는 검정을 나타냄 (2)수요일(水曜日)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물 ②강물 ③액체(液體), 물과 관련된 일 ④홍수(洪水), 수재(水災), 큰물(비가 많이 와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크게 불은 물) ⑤수성(水星: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⑥별자리의 이름 ⑦물을 적시다, 축이다 ⑧물을 긷다, 푸다 ⑨헤엄치다 ⑩물로써 공격하다 ⑪평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바다 명(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뭍 륙/육(陸), 불 화(火),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물 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을 수영(水泳), 축축한 물의 기운을 수분(水分),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물의 겉을 이루는 면을 수면(水面),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물에 의해 발생하는 힘을 수력(水力),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저수지에 설치하여 수량을 조절하는 문을 수문(水門), 물의 양을 수량(水量), 물 속에서 자라는 풀을 수초(水草),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듦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을 이룬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수도어행(水到魚行),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수류운공(水流雲空),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과 불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수화불통(水火不通),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 등에 쓰인다.
▶️ 漚(담글 구/갈매기 구)는 형성문자로 沤(구)는 통자(通字), 沤(구)는 간자(簡字), 鸥(구), 鴎(구), 鷗(구)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區(구)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漚(구)는 ①담그다 ②향기(香氣)가 짙은 모양 ③거품 ④강(江)의 이름 ⑤갈매기(갈매깃과의 새) ⑥물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향기가 짙은 모양을 구울(漚鬱), 놋쇠로 만든 타악기의 하나 부구(浮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