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4. 19.
친한 샵주님이 샵을 확장오픈하게 되어 태어나 처음으로 광주광역시에 다녀오다.
첫 광주나들이는 오랜만에 낯선곳에 간다는 것과 오랜만 하게되는 기차여행이라
더더욱 설래이고 기분이 좋았다.
광주역앞에선 친구 현수가 배웅을 나왔다.
첫 광주나들이라 개업식에 가기전에 잠시 광주시내를 관광하고픈 유혹때문에
제사때문에 집에 와있는 현수를 불러낸것이다.
야~! 광주에서 가볼만한 곳 보여줘~!!라고 했더니 현수녀석이 나를 데리고
간곳은 무등산전망대였다.
딴에는 그래도 친구랑 만난다고 형의 차를 끌고 나와 드라이브 시켜주는
현수녀석이 너무나 기특했고..^^;
고마워~! ^^; 짜식... 이래서 친구가 좋은거라니깐~! ^______^!
무등산전망대쪽에 요 팻말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50M를 가면 차에서
야참을 팔고 있는 트럭하나를 발견할수 있다.
차를 주차하고 요 트럭근처에 가서 무엇을 파나 드려다보니 꽤 맛있는
것들이 눈에 띄었다.
비가 오는 날씨때문인지 장사가 안돼어 고민중이라는 아저씨의 푸념섞인
말씀을 하셨고 그런 아저씨의 말을 듣고 나니 왠지 뭔가를 팔아주고
싶은 욕구가 더욱 나길래 배가 고프지 않았음에도 오뎅이랑 개란이랑 김밥을 시켰다.
그런 우리들에게 아저씨께선 깍두기 김치를 내 놓으셨다.
아저씨께서 직접 집에서 기른 무공해 무우로 만든거란다.
와삭 와삭 씹히는 무우맛이 어찌나 좋은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정말 맛이 있었다.
포장마차위에 놓여져있는 작은 돼지저금통 하나가 눈에 띄어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저씨 이건 뭐예요???"
수줍어 얼굴을 붉히신 아저씨는 그 저금통에 관한 사연을 우리에게 들려줬다.
아저씨께선 저녁무렵에 나와 새벽5시까지 장사를 하시는데, 그날 판 돈의
1%로씩은 꼭 이곳에 넣으신다고 한다.
이돈의 용도는 아저씨가 퇴근길에 들리는 할머님들이 계시는곳에 기부를
하시는 돈으로 쓰신다고 한다.
매일밤 일을 끝내고 그날의 남은 음식을 챙겨 할머님을 갖다드린다는 아저씨..
원래는 새걸로 대접해야 하는데, 아저씨 형편이 이렇다보니, 이정도 밖에
하지 못한다고 오히려 미안해 하셨다.
그래서 장사가 잘된날은 돈을 조금더 갖다드릴수 있고...
장사가 안되는 날은 음식을 더 갖다드릴수 있고,
아무튼 이런날이든 저런날이든 아저씨께는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계신거였다.
현수가 나중에 이런말을 했다.
아저씨를 보고 있자니 옛날에 들은 우산가게 아들을 둔 아빠이야기가 생각난다고,
두아들이 우산가게를 하는데 한아들은 양산가게를, 한아들은 우산가게를
했는데, 맑는 날도... 비오늘 날에도... 언제나 기분이 좋기도하고,
걱정하기도 했다는 아버지의 일화처럼... 그 아저씨가 그 아빠같다고...
아저씨가 팔고계신 음식들은 나름대로 아저씨의 가족들의 정성이
하나가득 뭍어 있더랬다.
개란한개 까주는데 10원씩, 오뎅꼬치 꼽는데 30원씩을 아이들에게
주는데 아이들은 하교후면 용돈벌이에 열심히라고 한다. ^^;
지금은 아저씨보다 더 꼬지를 잘 끼운다며 웃으며 말하신다.
다행히도 김밥은 아줌마께서 말아주셔서 공짜로 갖고 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가씨는 나중에 장남한테 결혼하지 말아여~
울 아내... 갖인거 없는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이란 고생만 무지 하고
살고 있다고 안쓰러운 부인에 대한 마음을 내게 털어 놓으셨다.
그 말씀에... 아내의 사랑과 안쓰러운 마음이 내 가슴에도 느껴졌다.
아저씨랑 대화를 거진 한시간 가까이 나눈것 같다.
처음만난 사람과 넋살 좋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이 현수는 신기한 모양이다.
자기는 아는 사람과 만나도 이야기를 이어나가기가 힘든데 넌 참 말도 잘하는 것 같다고... ^^;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과 쉽게 대화를 나누고... 그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은 이야기들을 내게 들려주곤 한다.
아마도 내가 갖은 재산중 하나가 이런면이 아닐지...
이런 내 성격이 난 싫지 않았다.
세상은 참 살맛나는 것 같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느곳에는 이처럼 작지만 주위를 둘러볼줄 알고
온정을 배푸는 이들이 있어 참 행복하다.
우연히 운명처럼 만난 아저씨의 대화에서 인생을 배우고 사랑을 더 깨우쳤다.
아저씨께서는 내가 좋아 보이셨는지 여름때 한번더 찾아 오란다.
그때오면 아저씨가 지금 키우고 계신 배추두포기 뽑아서 선물해 주마 내게 약속하셨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간 광주에 올해 또한번 가야할것만 같다.
아저씨가 약속하신 배추 두포기 갖으러 정말로 가야할것 같다.
우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적한 포장마차가 갑자기 손님들로
들끓어 아저씨가 바빠지셨다.
"아저씨 제가 사람을 끌게 하나봐요... 제가 있으니깐 갑자기 장사가
잘되는것 같지 않으세요?" 라고 웃으며 말했더니
아저씨는 그런것 같다며 너무나 좋아하셨다.
다행히 아저씨가 장사가 잘되는 모습을 보면서 가서 기분이 좋았다.
온정 많고 사랑이 넘치시는 아저씨에게 언제나 행복이 넘쳐 흘렀으면 좋겠다.
처음간 광주... 그곳에서 난 사랑을 배웠고 인생을 배웠다.
오늘도 아저씨께서 어두운 저녁에 무등산에서 지나가는 여행객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계시겠지??
아~ 그때 먹은 오뎅이랑, 김밥이랑, 삶은개란, 그리고 무공해 깍두기가
너무나 아른거린다.
근간 무지 방황하고 힘들어 했던 나...
내가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요즘 세삼느낀다.
배부르다 못해 너무 행복에 겨워 투정만 늘었었나보다.
난 내자신에 대해 반성하게되었고 (머리 콩콩콩~!! 때려주고..^^;)
요즘은 아침을 맞이하는 마음 가짐부터 틀려진 나를 발견하곤 한다.
혹시나 광주 무등산전망대에 가실일이 있으신분들 이곳에서 행복한 기운을
맛보는건 어떨까요???
첫댓글 침이 꿀꺽 넘어가는 구만유 나도 그때 광주에 있었는데... ㅠㅠㅠ
아쉽네여... 담에 혹시 가게되면 꼭 들려보세용~ 힛~!!
샘 나두 지금 광주인디.. 소주한잔 하구있어요...
허걱~~희야가 무등산엘 갔었더랬남....나두 그때에 광주에 있었는뎅... 무등산은 산행도 좋고 설경도 무지 아름답다넹^^ 친구여~~ 참,,,현수가 차로 데리고 갔었징^^% 현수여!! 광주가이드 잘했겠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