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24](월) [허균 얼 톺아보기] 성소부부고 살피기 007#
https://youtu.be/9iW0LU3lrUY
✦성소부부고 서
다시 그 다음을 이어 갑니다. 술술 잘 풀렸으면 좋겠네요. 난우 주지번의 말씀은 이렇게 이어져 마무리를 짓읍니다.
수 천년 이래로 홀로 우뚝한 이 작가를 얻었는데 이 시기가 마침, 나라가 잘 다스려져 태평스러운 세상을 만났으니 어떤 기운에 응하여 일어나는 것은 땅 기운으로서 막을 바가 못 됨을 이 한가지로 보아 알 수가 있읍니다. 마치 안경을 선물받은 종백공처럼 되풀이해서 거듭 칭송기를 마지않는 것도 다 이런 엇비슷한 이치 때문입니다.
애초에 부부(覆瓿)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지나친 겸손에서 나온 듯하나 끝내 장독 뚜껑을 덮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속으로는 확신하면서 이 책을 묶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양웅이 지은 ‘법언’과 ‘현경’이 빠르게 널리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이치와 같은 것으로 글 잘하는 높은 벼슬아치들이 일찍이 알아 본 덕일 겁니다. 따라서 양웅의 법언과 태현경이 후세에 전해질 것이라고 한 군산 환담처럼 제 입으로 후세에 널리 알려질 것이라고 떠벌이는 짓은 오히려 허균을 욕되게 함이 아니겠나요.
이 문집이 오랑캐(이적=夷狄) 땅인 중국 밖에서 중국 안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 온 것으로 평가에 말들이 많지만 중국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하겠읍니다. 따라서 내가 좋다며 아무리 춤을 추어도 이것은 은혜를 은혜로 갚는 것으로 우맹이 손벽을 치며 손숙오를 흉내내는 꼴이니 허균 공은 아마도 이런 저를 두고 일부러 남을 웃기려는 짓이라고 조롱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것으로 머리말로 삼습니다.
명의 만력, 계축년(광해군5년, 1613년) 음력 3월 끝날쯤 진강 이정기, 이장의 아비가 씁니다.
이렇게 해서 ‘성소부부고 서’를 마쳤읍니다. 머리글인 이 서(序)는 난우 주지번이 문집, 성소부부고를 받고 진강 이정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것을 글로 정리하여 서(序)로 삼고 이정기가 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맨끝에 이장부(爾張父)라고 맺어 이를 이장의 아비로 풀이하였는데 뭔가 조금 찜찜하네요.
이제, 이 서(序)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신호열이 풀이한 원문을 그대로 여기에 옮겨 놓겠읍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싶습니다.
수천 년 이래에 홀로 이 작가를 얻었는데 이 시기가 마침 소대(昭代)를 만났으니 운에 응해 일어나는 것은 지기(地氣)로서 막을 바가 못 됨을 이 한 가지로 보아 알 수 있다. 종백공(宗伯公)이 되풀이해서 칭송하지를 마지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에 부부(覆瓿)의 뜻으로 명명한 것은 지나친 겸손에서 나온 듯하나 끝내 부부가 되지 않으리라는 것은 이 책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다. 그렇다면 법언(法言)과 현경(玄經)이 빨리 세상에 전하게 된 것은 태사의 덕이거니와 그것이 낮아져서 내가 군산(君山)이 될 경우라면 또한 욕되게 함이 아니겠는가.
이는 이적(夷狄)으로서 중국에 나아간 것에 불과하니 중국으로 여길 뿐이다. 그러나 내가 좋다고 아무리 춤을 추어도 우맹(優孟)이 손벽을 치며 손숙오(孫叔敖)를 시늉하는 격이니, 공은 아마도 골계(滑稽)라 조롱하지 않겠는가. 이로써 서(序)를 삼는다.
만력 계축년(광해군5, 1613) 계춘 하사일에 진강 이정기 이정보(李廷機爾張父 이장은 자)는 쓴다.
이런 오늘도 고마움으로 교산 허균의 성소부부고 서를 마칩니다. 정말, 고마워요.
첫댓글 오늘은 월요일이라 교사 허균의 얼을 톺아보는 시간을 가졌읍니다.
그래서 제목도 '허균 얼 톱아보기'입니다.
오늘로 '성소부부고 서'를 마무리지었읍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본문으로 들어가 맨 처음에 나오는 시를 읽어 볼 참입니다.
오늘에 머리말을 마친 것이지만 신호열의 한글 번역은
한글인데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읍니다.
그래서 읽고 또 읽으며 제대로 이해하려고 했으며
그것을 다시 풀어 제 나름대로 풀어내어 방송을 한 것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번, 살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