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주관으로 6일 울산에서 `레디 코리아` 훈련이 실시 됐다. 울산 항만에 드나드는 선박들의 복합적 사고ㆍ재난에 대비해 관련 기관들이 모의 훈련을 시행한 것이다. 우리나라 액체 물동량의 절대다수가 선ㆍ하적되는 곳인 만큼 사전에 서로 호흡을 한번 맞춰볼 필요가 있다. 사고가 터져야 우왕좌왕 나서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게 그간 관련 기관들이 보여 준 추태 아닌가. 그런 점에서 17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원전과 산업시설이 밀집한 울산에서 전국 규모의 안전 훈련이 실시된 것은 시의적절한 일이다.
이번 안전 훈련의 초점은 해상 선박사고 대응ㆍ대비 자세 확립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훈련의 범위와 핵심이 보다 더 확대돼야 한다. 울산지역이 내재하고 있는 대외적 불안 요소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 지역에서 발생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은 때에 따라 아날로그 전쟁 방식이 디지털 방식을 압도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대공방어망 `아이언 돔`이 있지만 하마스 특공 대원들이 하늘로 침투해 이스라엘 인질 수백명을 끌고 가는 상황을 막지 못했다. 첨단 전자장비도 게릴라 침투수법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게 이번에 드러난 셈이다.
울산에서 생산 제조되는 선박ㆍ자동차ㆍ석유화학 제품은 유사시 그대로 전략물자다. 현대 중공업은 이미 현대전 장비를 갖춘 고성능 선박을 여러 척 진수시켰다. 현대 자동차가 군용 차량을 생산하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또 울산에서 생산되는 군용 유류가 최전방 전차부대의 생명 줄인 것도 인지의 사실이다. 그러니 북한 김정은이 유사시 울산을 우선 타격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공공연히 지휘봉으로 울산지역을 지적하며 으스대는 모습까지 보이지 않았나.
최악의 상황에 몰린 북측이 하마스 전법을 구사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럴 때 울산시는 이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북측의 울산 기습공격을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 정도쯤으로 여겼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제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남북관계가 크게 경색됐고 북한은 국내 경제 악화로 탈출구가 필요한 상태다. 우리가 유사시에 대비한 안전 훈련을 정부에 요구해야 하는 이유다. 해상 선박 안전 훈련에서 더 나아가야 할 필요가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