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간판을 바꿔 달은 상장사들은 효과를 봤을까?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회사 이름을 바꾼 8개 기업 중 2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포장공사와 가교사업, 마리나 조성사업 등을 하는 승화명품건설(111610)은 지난 12월 12일 회사명을 에스에이치투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날 이후부터 이달 27일까지 주가는 오히려 40% 가까이 하락했다. 사실상 상호 변경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위성방송 통신기기를 만드는 제이비어뮤즈먼트(현대디지탈테크)와 금융단말시스템을 제조ㆍ판매하는 케이씨티(한국컴퓨터(089150)) 역시 상호를 바꾼 이후 14~20%가량 주가가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마찬가지로 명함을 새로 판 쓰리에이치(코스온)와 한국컴퓨터(한국트로닉스(054040)), 태양산업(태양) 등의 주가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상호를 바꾼다고 해서 기업의 내용이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가 상승 효과는 없다고 말한다. 과거 주식시장에서 좋지 않았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사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어 해당 회사의 실적과 경영진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상호를 바꾼 회사 중 라온시큐어(테라움(042510))는 투자환기종목과 관리종목에 동시 지정돼 있다. 기업부실위험 선정기준에 해당되고, 최근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에스에이치투도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9억원, 당기순손실 1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제이비어뮤즈먼트 역시 같은 기간 52억원의 영업손실과 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뒀다.
오주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명을 바꾸는 경우 회사가 새롭게 투자자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한다거나 회생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며 "다만 회사명을 지나치게 자주 바꾸는 업체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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