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조용한 회장 취임…
행사도 취임사도 없었다, 왜?
신건웅 기자 2022. 10. 27.
2014년부터 실질적 회장 역할…
취임 메시지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공정위도 이미 총수로 인정…
조용한 성품도 작용한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 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0.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이날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직함이 바뀌었는데도 관련한 행사나
메시지가 없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봤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87년 12월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2의 창업'을
선언한 것과 사뭇 다른 행보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별도의 행사 없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취임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 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신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왔다"며
"사전적인 의미에서는 이미 취임해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취임 관련 메시지나 행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미래 성장사업 선정 및 육성
△조직문화 혁신
△노사관계 선진화
△청년 일자리 창출
△CSR 및 상생 프로그램 강화 등을
주도하며 삼성을 이끌어 왔다.
앞서
△2018년 '180조 투자·4만명 채용' 발표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
△2022년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 등
10~20년 후 삼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준비
또한 이 회장 주도하에 진행됐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두루 다니며 임직원과
소통하고 회사별 미래 사업을 점검하는 등
오랜 기간 삼성의 총수로서 활동해왔다"며
"전에 없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아닌데
'취임 메시지' 등을 내는 것은 현재 삼성의
상황에서는 부자연스럽다"고 언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18년 5월
삼성그룹의 동일인(실질적 총수)으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정했다.
또 각종 정부 행사에서도 이 회장은
'부회장' 직함이긴 했지만 삼성을 대표해
참석하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사외이사인 이사회 의장이 회장 승진을 발의하고,
이사회가 의결한 것은,
이 같은 객관적인 상황을 직함에
반영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대내외 활동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대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
형식에 매달리는 것을 싫어하는
이 회장 개인의 성품 등도 '조용한 취임'의
배경이라는 설명도 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사내 방송을 통해 영상 메시지를 냈고,
최태원 SK 회장은 SK 수펙스추구협의회가
회장에 추대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 6월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회장 직함을 부여받고,
이사회 인사말로 취임사를 갈음했다.
롯데그룹은 2011년 2월
정기 임원인사 발표 때
신동빈 회장의 회장 취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