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전례에서 성경 봉독은 언제나 독서대에서 선포됩니다(미사경본 총지침 58항). 전통에 따라 성경 독서의 임무는 주례자가 아닌 교회로부터 독서직을 받은 자가 읽습니다. 하지만 알맞은 독서자가 없을 경우, 주례 사제 자신이 복음 선포와 더불어 다른 독서들도 선포(미사경본 총지침 59항)할 수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말씀 전례 안에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전하고자 하는 진리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하느님 말씀과 주님의 성체와 함께 거룩한 전례 안에서 모든 교우들은 끊임없이 영적 양식을 얻을 수 있고 양육되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이에 따라 미사경본 총지침 29항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성경이 봉독될 때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선포하신다. 그러므로 모든 이는 전례의 중요한 요소인 하느님 말씀을 봉독할 때 공경하는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성경 봉독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모든 시대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시므로 누구나 그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전례 행위의 한 부분으로서, 살아 있는 풀이인 강론으로 말씀을 더욱 완전히 이해하여 더 큰 효과를 얻게 해야 한다.”
이 말씀에 의하면 성경이 봉독될 때,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성경을 편 채 눈으로 읽거나, 공동독서의 의미로서 받아들이기보다는 들음으로써 깨달으려는 자세가 우리에게 요구되는 올바른 모습입니다. 미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성경 교육을 위해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만나고 일치되기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교회에서 말씀 전례에 성경을 봉독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도록 하는 봉사자를 “독서자”라고 합니다. 독서자는 복음을 제외한 성경을 선포하는 직무를 받으며, 성경 봉독을 할 독서자는 참된 자질을 가지고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교회에서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자격으로 독서직이라는 직위를 줍니다. 독서직을 받은 사람은 말씀 전례에서 사제를 도와 미사에 참여합니다. 그러나 평상시 본당에는 독서직을 받은 봉사자가 없으므로 사목구 주임의 판단에 따라, 평신도가 성경 봉독을 수행할 임무를 도울 수 있습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01항). 그렇기에 독서자는 미사 집전 중에 고유한 직무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고,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있도록 성경 봉독의 소양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