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에 범죄대응 예산 4배로… 모든 현장 경찰에 저위험 권총
[2024년 예산안]
101개 기동대 흉기 대응 장비 지급
스트레스 상담 프로그램에 539억
내년 고위험군 8만명 年8회 상담
27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3.08.27. 뉴시스
정부가 최근 ‘묻지 마 칼부림’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정신건강 관련 예산을 100% 넘게 늘리기로 했다. 현재 경찰 3명당 1정씩 보급되던 저위험 권총을 모든 현장 경찰에게 보급해 범죄 대응 역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정신질환 예방 및 대응에 1282억 원을 투입한다. 올해 예산 550억 원보다 132.9% 확대된 규모다. 우선 539억 원이 신규 투입돼 스트레스·우울·불안 상담을 하는 ‘전 국민 마음건강 투자·상담’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내년엔 관리가 시급한 고·중위험군 8만 명을 대상으로 1명당 연간 8회 상담을 실시하고 2027년까지 대상자를 100만 명으로 확대한다. 자살 예방 교육과 광고 등에 투입되는 예산도 올해 10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늘린다.
또 정신질환자 범죄 대응을 위해 현재 3명당 1정씩 보급되는 ‘저위험 권총’은 1인당 1정으로 확대한다. 또 101개 기동대에 흉기 대응 장비를 신규 지급한다. 흉악범죄 대응 예산으로 1000억 원이 새로 투입되는 등 범죄 대응력 강화 총 예산에 올해보다 약 4.2배 많은 1조1476억 원이 쓰인다.
저위험 권총은 2020년 경찰청이 개발한 신규 장비로, 탄두가 성인 허벅지에 박히지만 뼈에 닿거나 관통하지 않을 정도라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며 범인을 제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선 경찰들은 총기 사용 부담을 한층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경찰은 “권총은 범인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칠 수 있어 사용하기가 망설여졌는데, 저위험 권총이 보급되면 이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내년 저위험 권총 5700여 정을 시작으로 2만9000여 정을 단계적으로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지구대·파출소 직원과 형사 등 외근 경찰관들이 모두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저위험 권총
플라스틱 재질 탄두를 사용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권총. 위력이 경찰 주력 총기인 38구경 권총의 10분의 1 수준이다.
세종=조응형 기자, 송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