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지금 시대에는
노인이라고 할 수 없는 나이.
아내는 자식들에게 빼앗긴 지 오래다.
맞벌이하는 자식들을 위해 아내를 자식 집으로 보냈다.
나이 들어
홀아비 신세가 되었지만
아내가 한달에
한번은 내려와 반찬도 해놓고,
청소도 해주고 가니 그럭저럭 지낼만 했다.
그렇게
7년이 흐르고 나니
떨어져 지내다 가끔 얼굴 보는 것이 익숙해졌다.
5년만 더 일하고
딱 칠십이 되면 자식 옆으로 가서
살아야지 하고 결심한 터라 이런 생활에 크게 불만이 없다.
딸과 사위가 주말이라
사돈댁에 왔다고 전화가 왔다.
딸은 시댁 온 김에
들렀다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곧장 돌아가기 바쁘다.
그러니 오면 오나보다,
안 오면 바빠서 올라갔나 보다 한다.
아침에 소파를 들어 옮기려다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저 살짝 주저앉았다 싶었는데 일어날 수 없었다.
그길로 응급실에 눕게 되어
시댁에 내려와 있는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압박골절,
그것이 병명이다.
4주나 입원해서
치료받아야하고
허리를 움직이면 안 되고,
일어서도 안 된다는 의사의 소견.
누가 내 옆에 있을 것인가?
딸 내외는
내일 출근해야하고
손주들을 두고 아내가 내려와
간병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구급차를 타고 울산에서
경기도 일산 딸네 집 근처 병원에 왔다.
7년이나 먼저
이곳에 와서 사는 아내는
손주들을 돌보며 텃밭도 가꾸고 잘 살고 있었다.
내가 입원하고 나서부터
아내의 생활이 깨지기 시작했다.
누워서 밥을 먹어야 하니
병원 끼니때마다 수발하러 왔고,
소변을 받아내기 시작했다.
이런 것까지 고생을 시킨다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떨어져 지낸 7년이
우리를 어색한 사이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자식들은 간병인을 구하자고 하지만
낯선 사람이 옆에서 간호하는 것은 더욱더 싫다.
회복되면 더 많이 몸을 돌보며 살아야겠다.
~~~
어느 수필집에서 읽은 내용...
이 글을 보니~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4년 전,
저의 노모께서도 현관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압박골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입원수준은 아니었지만
동네 병원에서
주말을 제외한 주 5일을
무려~ 한달간 인대강화주사를 3대씩 맞았습니다.
비급여 항목이라
의료보험 혜택도 못 받고...
주사비용이 만만찮게 들었지만
감사하게도 회복이 되셨습니다.
부모님을 모시는 마지막 세대.
자식들에게 버림을 받는 첫 세대가
바로 우리 베이비 붐 세대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결코 간과할 수도 없는 씁쓸한 현실같습니다.
저는 매일 맨손체조와 숲길산책으로 몸을 살핍니다.
등배 운동, 옆구리 운동, 팔다리 운동, 온몸 운동은 꼭 하시기 바랍니다.
아프면 그 날부터 슬퍼지니까~
건강하게 살아가십시다.
첫댓글 아
그런일이있으셨군요
이렇게 나이들어보니 공연스레 물건도 놓치고 넘어지고. 하는일이 잦아집니다~
그때마다 육신의나이를 실감하곤합니다~~
불편하시겠지만 그간 떨어져지냈던 아내와의 시간도보낼수있다 위로하시며 긍정의맘으로 어여 쾌차하시길기원합니다~
제가 아닙니다.^^
@김선생 아
쏘리~~
수필에서 읽으신거군요
건강하게 생을 마친다면 얼나나 좋을까요?
그러나저러나 연세드신분들이 생이별을 하셨군요.
사실 은퇴하면 부부가 편하게좀 살아야 하는데요,
자식이 뭔지.....
우리는 늙지않으려고 사는 게 아니라 오늘을 소중히 내 안에 담기위해 살아가지 싶습니다..오늘만이 나의 날이니까요.. 하루 하루 매일 매일 무탈함이 감사입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 이후로 부모님 의지한 적 없이 혼자 벌어 먹고 살아도 그럭저럭 잘 살았는데 요즘은 웬만하면 맞벌이라 이 글 읽으며 은근 노후걱정 하는데 늦장가로 아직 결혼은 멀었다 싶은 상황이 외려 다향이네요.
아이들은 맞벌이 하지 말라 해야겠어요.ㅎ~
인생 모범답안이 없지 싶습니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맞춰사는 거죠.. 아무래도 우리세대보다 아이들 세대 삶이 더 팍팍한 건 사실이나~ 나름 또 다른 시대변화에 따른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