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 최**)
8월 3일 쓰러지신 고길천 선생님, 강정 지킴이 봉팔님과 간병인 선생님의 도움으로 걷기 재활치료 및 인지 훈련 하고 계십니다. 현재 보정기로 걷기 훈련을 하시는데 아직은 옆에서 누군가 보호해야 한답니다. 많이 의식이 회복되셨는데 몇 가지 인지 능력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미량씨가 반찬들을 손수해 영인씨가 전달해주시고 김수오 원장님께서 두 번 침을 놓아주셨어요. 쓰러진 지 25일째 되는 날, 8월 27일 처음으로 드로잉을 다시 하셨는데 아직은 미세 근욱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본인도 인지하고 계세요. 의식이 많이 돌아오고 있으나 아직은 재활 치료가 몇 개월 필요하답니다. 감옥에서 수감 중인 영재가 편지를 보냈고 항상 따뜻한 엽서를 보내주는 도라가 엽서를 보내기도 했어요. 방문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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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월)
선경, 승민, 민경이 송강호 박사님, 박도현 수사님 재판 이후 방문 하였읍니다. 저녁에 이길주 선생님께서 방문하셨는데 이길주 선생님 어머님도 이 병동에서 오랫동안 입원하시다 고선생님이 쓰러지신 8월 3일 날 작고하셨다 하네요. 자신의 경황없음에도 불구하고 들려주신 이길주 선생니께 감사드립니다. 고선생님께서 보정기 이동으로 걷기 연습을 하시는 것을 보고 하신 말씀 '게으름을 좋아하신다는 고길천선생님이시다. 좋아하는 생활을 하시기 위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신다.' ㅋㅋ.
(사진: 이길주)
8월 27일(화)
양동규 선생님, 오현림 선생님께서 방문하셨어요. 오전에 고위원장님과 영인씨가 방문하였는데 강정 의 딸 미량씨가 정성 들여 만든 옥돔 구이, 나물 등 반찬을 전달하셨어요. 이 날 의사 선생님은 고선생님께서 혼자 걸을 수 있다면 퇴원해도 좋다 말씀하셨어요. 그러나 아직은 부축을 받아 보정기로 걷기 연습을 하시지요. 아래는 영인님 글이예요.
'지난번 고길천선생님 뵈러 갔을 때, 대책없이 옥돔을 가져간다 약속했기에 미량언니네 옥돔을 사러 아침 일찍 찾아갔습니다. 참기름 슥슥 발라 직접 구워준 옥돔에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더니 갑자기 가지나물을 무치는 미량쉐프; 나물에 직접 담근 전복장, 게장까지 바리바리 싸줍니다. 고길천 선생님께서 들고계신 저 호일이 사실은 옥돔! 이라는... 암튼 정성 가득한 반찬들 기쁘게 받으시고 맛있게 드셨다 하니 좋으네요~ 배달 완료! 지난번 뵜을때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지셔서 좋았습니다. 오늘은 길천쌤의 병원친구 봉팔의 초상화를 그리셨기에 실물과 비교해봤습니다. 컨디션 저조한 봉팔의 내면을 잘 표현하신 듯 ^^;'
(사진: 영인)
쓰러지시고 나서 처음 그린 그림인데 아직 미세 근육이 충분히 돌아오지 않아 어려워하고 계세요. 그래도 이틀 전 자신의 이름도 알아 볼 수 없는 설형 문자처럼 쓰신 것과 비교해 볼 때 얼마나 감사한지!
고선생님, 쓰러지신 후 숫자 감각또한 없어졌지만 (93-6이 안됨) 사고력과 논리는 여전하세요. 자신이 신념을 가진 부분에 대한 집중적 관심은 여전하십니다. 많이 오셔 기억을 상기시키게 해주시면 고맙겠어요. 매일 오시는 봉팔 시가 숫자 계산 들 이것 저것 훈련을 시키시고 있기도 해요.
저녁에 김수오 원장님이 나비처럼 오시더니 고선생님에게 이마 얼굴 3 곳, 다리 1 곳, 발등 2 곳 등 벌침을 놓고 가셨어요. 침은 시원한 바닷바람처럼 환기되는 효과가 있다 하시네요. 이번 주는 아직 안정 기간, 병원 밖 외출은 삼가야한다, 지진을 맞은 뇌가 혼탁한 것들을 거르는 중이다 말씀 등을 해주셨어요.
고선생님 자신도 머리 속에서 그러한 느낌들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침을 맞은 후 시원하다 하셧어요. 아닌게 아니라 눈에 띄게 정신이 돌아오고 계세요.
김수오 원장님은 '2~3 개월 간 무념 무상으로 지내는 것이 좋다, 그 기간 모든 초조함, 걱정 근심을 내려놓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앞으로 2 ~3 년을 좌우할 수 있다 말씀하셨어요. 또한
숲은 다 차 대지가 그 영양분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스스로 산불을 내 탄다 라는 날씀을 해주셨어요. 그러고 보니 평균 40 년을 산다는 솔개가 자신의 부리를 스스로 찧어 다시 40 년을 산다는 얘기가 생각이 났어요. 40 년이 되어 늙고 지친 솔개는 허약해진 자신의 생명력을 재생하기 위해 스스로 험하고 외딴 바위산으로 들어갑니다. 그 곳에서 솔개는 커다란 고통을 무릎쓰고 자신의 부리로 발톱과 날개 깃털을 다 뽑은 후 마지막으로 죽음같은 고통으로 부리를 바위에 스스로 쪼아 닳아 없어지게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솔개에게는 다시 새 발톱, 깃털, 부리가 생겨나고 솔개는 힘찬 생명력으로 다시 날아 다시 40 년을 더 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스텔라 수녀님께서 언젠가 들려주신 이야기인데 참 기억에 남았어요.
고선생님 1 년 전부터 피곤한 증세가 있었다 말하시네요. 그러나 본인은 뚜렷이 인식을 못하시고 계셨던 것 같아요. 저를 비롯해 우리들에게 자신의 건강과 몸에 대해 잘 돌보라는 이야기겟지요.
8월 28일 (수)
오전에 강요배 화백님 내외분과 핫핑크 돌핀스의 황현진님이 KBS 프로듀서와 함께 방문을 하셨데요. 오후에는 유니도 방문했어요. 재활치료에 이어 작업치료도 시작했는데 크게 흥미를 느끼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이틀 후 그만 두셨지요. 저녁에 부축을 받으며 로비를 걷는 연습을 하셨어요.
8월 29일 (목)
권술용 단장님 외 홍진숙, 강술생 선생님등 고선생님 제자 분 들이 방문하셨어요. 다육 화분을 들고 오셔 병실이 환해졌어요. 개인전을 준비하시다 쓰러지신 고선생님 왈, "이제 그림도 같이 그려야 재미있다," 저녁에 다시 들린 김수오 원장님께서 침을 놓아주고 가셨어요. 감옥으로부터의 영재 편지를 읽어드렸어요.
그러고 보니 도라씨도 엽서를 보낸 바 있어요.
8월 30일 (금)
오전에 5명 젊은 강정 지킴이들이 방문했다 해요.
8월 31일(토)
윤용택 교수님께서 방문하셨어요. 강정이 고향이신 윤용택 교수님, 2년전 구럼비 바위를 치밀하고 애정깊은 눈으로 사진으로 찍으시기도 했지요.
9월 1일 (일)
사촌동생 내외, 사촌동생과 그 아들, 또다른 사촌 동생께서 방문, 덕분에 좁은 공동 냉장고가 먹을 것으로 가득차 철없는 저만 좋았습니다. 몇일전부터 눈에 촛점이 안맞쳐진다 하셔 안과 진단을 받기로 했습니다.
병실에서 본 제주 시내 전경. 바다와 하늘 , 그리고 재벌 식당이 보입니다. 여러분은 뭘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