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 대선... 긴장하고 있는 세계 금융시장 / 11/5(화) / 한겨레 신문
4일 코스피는 1.83%(46.61) 오른 2588.97, 코스닥지수는 3.43%(25.03) 오른 754.08로 장을 마쳤다. 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한국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상승폭이 확대됐다. 개장 때는 5일 미국 대선을 앞둔 투자자들의 관망세로 각각 0.26%, 0.20%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 분석가들은 미 대선과 연방 상하원 선거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베팅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미국 금융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선정한 공화당 정권 때 수혜주는 10월 중 4.2% 올랐지만 민주당 정권 때 수혜주는 4.5%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수혜주로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철강,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 은행, 화석에너지 등을 꼽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10월에 조선주와 방산 관련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인플레이션이 재연돼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됐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9월 말 연 3.787%에서 11월 1일 4.363%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1317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한때 1390원대로 떨어졌다. 일본 엔화도 하락해 엔-달러 환율은 143엔대에서 한때 153엔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달러 강세는 주춤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8.5원 내린 1370.9원에 거래됐다.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대선은 당선자 확정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불확실성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선거 결과가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거센 역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트럼프 트레이드'는 재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 대선과 위험한 동거' 보고서에서 "최근 금융시장은 (8년 전 선거 때와 달리)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조잡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 대선 이후에는 이런 흐름이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금리 상승, 달러 상승은 트럼프 행정부 때 3~4년차에 나타나는 현상을 앞당겨 반영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트럼프가 집권하더라도 초기에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달러 약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실제로 트럼프가 당선되면 트럼프 트레이드는 재연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