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장난 아니게 오네요.
차도 사람도 뜸하니 찻길에도 눈이 쌓이는 게 보이더라구요.
집에서 나설 땐 눈이 오지않았는데 10분 정도 뒤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코스트코에 들렀다 경동시장을 가는데
완전 엉금엉금 기어서 갔답니다.
공룡맘이 운전을 안하니 느긋하게 설경을 즐기며 콧노래도 부르는데
옆지기는 아주 말도 못붙이게합니다.
"여자들은 군대를 안가서 눈오는 걸 좋아하지만 군대갔다온 남자들은
눈오는 거 정말 싫어하거든!!!"
왜냐? 눈을 쓸려니 힘들고 쓸어도 쓸어도 오는 눈이 얼마나 야속하겠어요.
돌아갈 길이 걱정돼 다른 걸 둘러볼 여유도 없어
부탁해뒀던 육포 고기만 사서 오는데 눈에 얼핏 얼핏 보이는
야채거리들이 계속 뒤통수를 따라오더라니까요. ㅎㅎ
갈 땐 저녁에 갈치조림을 해먹어야지 했는데
갈치는 커녕 구경도 못하고 왔으니 냉동실에 뒀던 삼치를 꺼내 삼치를 조렸지요.
말은 "일본가서 먹은 도미조림 참 맛있었어 한 번 해줄랬는데 눈이 많이 오니 급히 오느라
도미살 시간이 없더라구. 삼치구이도 맛있지만 냉동이라 조렸어요."
냉동 삼치 반마리 조리면서 생색도 어지간히 낸다는 생각이 쬐끔 들었답니다.
생선가게에서 생선을 사면 꼭 물어오지요. "뭘해 드실거예요?"
조림이면 어슷어슷 썰어주고
구이면 길게 포를 떠 소금을 좀 뿌려주잖아요.
이 때 애교섞인 말 한 마디 더 .."아저씨 저는 길게 살만 발라 주세요"라고 말씀하세요.
이걸 3장 포뜨기라고 하는데
길게 살을 바르면 한 쪽은 살, 또 다른 한쪽은 뼈가 붙은 살이잖아요.
이 뼈를 발라달라고 하는 거예요.
완전 살만 있어 애들도 가시없이 먹기가 좋답니다.
공룡맘은 삼치 반마리를 조리는데 살이 두툼한 부분을 사용했고
꼬리쪽은 소금 뿌렸다 그릴에 구워 먹을 거랍니다.
조림용이 살이 좀 두툼하니 X자로 칼집을 내면 훨씬 간이 잘배겠지요.
우엉도 같이 조릴 거라 수세미로 문질러 씻어 5cm 길이로 잘라 4등분 했는데
삼치살은 연하니 빨리 익을 거고 우엉은 단단하니 더디 익을 거라
먼저 냄비에 적당량의 물을 잡아 우엉을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삶았습니다.
아유, 귀찮아... 싶으면 삼치만 조리세요. 헌데 우엉이 굉장히 맛있답니다.
팬에 간장 2/3C, 맛술 2/3C, 설탕 4T, 정종 6T, 우엉 삶은 물 1C을 넣고 끓으면 ▶
삼치(600g,큰 삼치 1마리), 삶은 우엉(1대)을 넣고 ▶ 끓으면 중불이하로 줄여 조려주세요.
조림은 센불에서 우르륵 조리는게 아니라 좀 약불에서 천천히, 국물을 끼얹어가며 조려야
간이 충분히 배 맛있답니다.
생선이 거의 졸은 거 같으면 센불에 놓고 잠시만 바짝 조려주세요.
윤기가 좔좔~~~ 나는 비법이지요.
혹 꽈리고추가 있다면 5개 정도 넣고 살짝 조리면 꽈리고추의 향이 나
비린맛을 더 없애주지요. 공룡맘은 풋고추로 대신했습니다.
어째 윤기나고 맛있는 조림으로 보이세요?
오늘 저녁은 짭짤,달콤한 삼치우엉조림으로 저녁식탁을 차려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애들이 아주 좋아하는 맛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