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밤에는 시속 50km 주행 허용
내달부터 ‘시간제 속도제한’ 시행
“아이들 없는 시간엔 지나친 규제”
시속 30km 일괄규제서 탄력 적용
심야시간 신호등 점멸신호 확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내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카메라. 경찰청은 다음 달 1일부터 심야시간(오후 9시~다음 날 오전 7시) 간선도로상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제한속도가 현행 시속 30㎞에서 40~50㎞까지 늘어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현재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보행자가 적은 심야 시간대에는 시속 50km까지 운전할 수 있게 된다. 경찰청은 시간대별로 제한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시간제 속도제한’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 스쿨존 제한속도 시간대별 탄력 운용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초등학교 등 인근에 스쿨존을 지정하면 24시간 같은 제한속도를 적용한다”며 “어린이들이 잘 지나지 않는 심야나 새벽 시간까지 같은 제한속도를 적용하는 건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에 따라 시간대별로 제한속도를 달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간제 속도제한이 적용될 경우 제한속도가 시속 30km였던 스쿨존에선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제한속도가 시속 50km로 완화된다. 나머지 시간대는 기존 시속 30km 규제가 유지된다.
반대로 시간대에 따라 속도 규제가 강화되는 스쿨존도 있다. 전국 스쿨존 중 약 10%는 현재 제한속도 시속 40, 50km 규제가 적용 중이다. 해당 스쿨존에선 등교 시간대인 오전 7∼9시, 하교 시간대인 낮 12시∼오후 4시에 제한속도를 시속 30km로 강화하기로 했다.
시간제 속도제한이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스쿨존에 동시 적용되는 건 아니다. 적용 여부는 광역자치단체와 지방경찰청이 도로 여건과 주민, 학부모 의견을 감안해 결정한다. 제한속도 규제가 완화되는 시간대도 스쿨존마다 달라질 수 있다. 경찰은 주요 간선도로와 인접한 곳에 있어 차량 통행량이 많은 스쿨존부터 시간제 속도제한을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시간제 속도제한 제도를 일부 스쿨존에서 시범 운영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광운초등학교 등 전국 스쿨존 8곳에서 1년 동안 시범 운영한 결과 심야 시간 제한속도 준수율은 43.5%에서 92.8%로 올랐다. 평균 통행 속도 역시 7.8%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와 교사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로교통공단이 시범지역 학부모 및 교사 400명과 일반 운전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학부모·교사 중 74.8%가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에 찬성했다. 일반 운전자 75.1%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간제 속도제한이 시행되는 스쿨존에 가변 속도 표지판을 설치해 보행자와 운전자들에게 안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심야 시간대 신호등 점멸신호 확대
경찰은 원활한 차량 흐름을 위해 신호등 점멸신호를 확대하기로 했다. 신호등에서 녹색불과 빨간불 등으로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대신 깜빡거리는 불빛을 통해 차량이나 보행자가 없을 때는 기다리지 않고 지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만 경찰은 왕복 4차로 이하면서 연간 교통사고 3건 이하인 도로 등에만 점멸신호를 적용하기로 했다. 빨간불이 깜빡거릴 때는 일단 정지한 다음에 주행해야 하고, 노란불 점멸신호에선 서행하며 통과하면 된다.
송유근 기자,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