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은 생전에 글을 쓸 때 ~습니다,를 쓰지 않고 ~읍니다,라고 썼지요.
제가 대학 다닐 때 ~읍니다,가 ~습니다,로 맞춤법이 바뀐 기억이 나네요.
조선시대에는 “뿌리”가 아닌 “불휘”가 옳은 표기이듯
부모님 세대에는 “~습니다”가 아닌 “~읍니다”가 옳은 표기였지요.
만약 내가 스무 살에 학문을 연구한다고 산에 들어가 홀로 책만 뒤적이다가
수십 년 후에 세상에 내려와서 머릿속의 지식으로만 책을 펴낸다면
우리 부모님처럼 틀린 맞춤법으로 비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맞춤법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그 시기에 맞는 맞춤법을 사용하였다면 옳은 표기이지만
그 시기에 맞지 않는 맞춤법을 사용하였다면 잘못된 표기이다. -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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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寵綏> ; 종묘제례악의 무곡(武曲)인 정대업의 8번째 곡입니다.
가사인 徯我寵綏(혜아총유/혜아총수; 우리 님의 사랑과 평화를 기다립니다)에서 가져온 곡목이지요.
寵綏 ; “총유”와 “총수”의 두 가지 발음이 있습니다, 어떻게 표기해야 하나요?
寵(총) : 총애를 받다 - 라고 쓸 때의 사랑할 총입니다.
綏(수/유) : 편안하다는 뜻이므로 ‘현재의 맞춤법’으로는 “수”가 맞습니다.
*민중서림에서 펴낸 <漢韓大字典(한한대자전)>에는 “綏”를 “수”라고 적고 “유”는 아예 없습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79년에 펴낸 28권 짜리 <한국민족문화백과사전>에는 “寵綏”를 “총유”라고 표기합니다.
*단국대학교동양학연구소에서 펴낸 15권 짜리 <漢韓大辭典(한한대사전)>에는 “綏”의 발음이 “수”, “유”, “타”, “쇠”의 네 가지가 있으며 ‘편안하게 안정시키다’는 뜻의 발음은 “수”입니다.
제가 자료를 찾아 내린 결론은 “寵綏”의 “綏”는 “유”가 아니라 “수”이며 따라서 “寵綏”는 “총수”가 맞습니다.
그러함에도 현재 거의 모든 자료가 총유라고 기재되었으니 어떤 연유에 기인한 걸까요, 잘못된 걸까요?
다시 자료를 뒤적입니다.
1500년 대의 동국정운(東國正韻)에서 “綏”가 “유”로 발음된다고 나옵니다.
1700년 대에 발행한 강희자전(康熙字典)에는 “綏”가 “수”로 발음된다고 적혀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결론을 내립니다.
1. <寵綏>의 발음은 총유도 맞고 총수도 맞다.
2. “총유”는 조선시대 전반기까지의 발음이며, “총수”는 1700년대부터의 발음이다.
3. 지금은 2000년대이므로 “총수”라고 적는 게 맞다.
4. 그러나 오래 불린 이름에는 그 자체의 역사성이 있으며
종묘제례악은 세종과 그의 아들인 세조에 완성된 500년 이상 된 음악으로
동국정운에서 고증되듯 당시의 첫 이름인 “총유”라고 부르는 것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으며,
조선을 이어 지금까지 내려온 모든 악사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총유”라 불렀을 것이다.
5. 현재의 발음을 따라 총수라 부를 것이냐, 아니면 옛 발음을 따라 총유라 부를 것이냐?
일반명사라면 당연히 현재의 발음을 따라야하지만, 고유명사인 악곡은 다르지 않은가?
재해석의 “총수”인가, 전통의 “총유”인가,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손이 따르지 않으니 입으로 떠듦을 용서하소서.
이를 알아 이제 글은 오늘부터 쓰지 않습니다.ㅋ
우리는 소리만 잘 내면 됩니다, 누군가의 가슴을 적실 소리를 위해.....
저는 뇌 구조가 의문과 호기심으로 많이 차 있어 주위와 부조화가 많은 편입니다.
치매를 향하는 나이이니 입은 다물고,,,, 지갑만 열심히 열어야 하는데,,,, 잘 될런지.ㅎㅎㅎㅎ
동굴 천장에서 물방울 떨어져
또랑또랑 바닥에 부딪는 음音과
그 물방울 소리로 울리는 동굴의 향響,
그런 음향音響으로 맑고 깊은 소리 지으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