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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십리로 가려면 완도에서 신지대교를 건넌다. 육감적인 붉은 색의 거대한 다리를 타고 넘어 신지도에 들어서면 작은 휴게소 하나가 보인다. 이후 길은 좁아져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 이어진다. 섬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거의 외통수에 가깝다. 그냥 곧장 이정표를 보고 전진하다보면 오른쪽으로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안내판이 보인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크게 두 곳으로 나눌 수 있다. 해변이 두 개의 마을에 걸쳐 있을 정도로 길기 때문이다. 신지대교쪽에서 볼 때 첫 번째 진입로로 들어서면 닿는 곳은 임촌 마을에서 관리하는 지역이다. 이곳이 명사십리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시설이 크고 다양하다. 많은 민박집과 음식점이 이 지역에 밀집해 있다. 해변 백사장의 폭도 넓고 샤워장과 화장실, 식수대 등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임촌 마을 앞 해수욕장 뒤편의 언덕에는 야영장이 조성되어 있다. 보통 키의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는 곳에 조성된 야영장에는 지붕을 씌운 여러 개의 평상이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긴 하지만 평상마다 전기콘센트와 전구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좁은 지역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많은 사람이 몰릴 때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바닷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은 비교적 한적하게 야영을 즐길 수 있지만 편의시설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임촌 마을 동쪽 끝은 신리의 유수지에서 빠져나오는 물로 백사장에 깊은 골이 패여 있어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그 뒤편은 울목 마을에서 관리하는 구역으로 임촌 마을에 비해 백사장의 폭이 좁고 공간이 빈약하다. 하지만 동쪽 끝의 마을과 접한 부분은 임촌과 마찬가지로 야영장과 텐트촌이 조성되어 있다. 해변에서 약간 떨어진 곳의 주차장과 화장실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아담한 분위기로 깔끔한 펜션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신지도에는 명사십리 외에 동고리에 해수욕장이 하나 더 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신지면 소재지를 거쳐 계속해 동쪽으로 연결된 도로를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동쪽 바다를 향해 열린 백사장이 나타난다. 명사십리의 반도 되지 않은 규모인데다, 해변과 마을 사이에 도로가 나 있어 자연적인 입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마을과 붙어 있는 명품 소나무숲이 볼만하다. 아름드리 거목들이 하늘 높이 솟아 있어 여름철에도 햇볕을 피하기 좋은 장소다. 한여름에는 숲속에 평상을 설치해 피서객에게 대여하기도 한다. 명사십리 지역에 비해 물가가 싸고 비교적 덜 붐빈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다.
동고리에서는 바다 건너 약산면 조약도 득암항으로 운행하는 배가 다닌다. 차를 실을 수도 있어 시간만 잘 맞추면 완도에서 조약도와 고금도로 연결되는 여행을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다.
여행정보
명사십리 해수욕장 신지도의 해수욕장 정보는 신지면 사무소에서 문의하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완도에서 신지도 명사십리 해수욕장과 면사무소를 오가는 버스가 있다. 신지면에서 동쪽 끝의 동고리로 다니는 버스도 수시로 운행한다. 신지면사무소 061-550-5605, 5646. 신지면 버스 061-552-7033. 신지면 택시 061-552-8080.
임촌과 울목 마을의 텐트촌은 한 동 당 1일 20,000원이다. 마을에서 관리하며 성수기에는 사람이 나와 있다. 연락처 011-642-3093, 011-9430-9833.
신지도 왜가리 서식지 신지면소재지에서 동고리로 가는 길목 바닷가의 가인 마을 뒤편의 소나무숲에는 왜가리 서식지가 있다. 많을 때는 2,000여 마리가 숲을 하얗게 덮는 모습이 장관이다. 너무 많은 새들 때문에 잎이 떨어져 갈색을 띄고 있는 소나무숲이 길에서도 잘 보인다. 왜가리는 철새지만 바닷가 갯벌의 풍부한 먹이 덕분에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마을 가까이 가면 왜가리가 잘 보이지 않으니 도로변에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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