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병과
포병(砲兵, Artillery)은 직접 교전(直接交戰)을 벌이는 경우도 있고 방공(防空)처럼 특정 목표(特定目標)를 타격(打擊)하는 임무(任務)도 수행(遂行)하지만, 기본적(基本的)으로 화력(火力)을 지원(支援)하는 병과(兵科)입니다.
현대(現代)에 와서 전통적 의미(傳統的意味)의 전선(戰線)은 많이 퇴색(退色)된 상태(狀態)이나 지상전(地上戰)이 벌어지면 여전히 보병(步兵)과 기갑(機甲)이 가장 앞에서 싸웁니다.
포병은 이들이 승리(勝利)할 수 있도록 바로 뒤에서 혹은 함께 행동(行動)하며 각종 화력 수단(火力手段)으로 적(敵)을 제압(制壓)합니다.
↑막강 화력으로 적진 초토화 (포항=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해병대가 15일 경북 포항 산서사격장에서 내륙 작전을 감행하는 기동부대를 강력한 포 화력으로 지원해 적을 무력화하는 실사격 훈련을 했다.
훈련에는 해병대 1사단 포 11대대와 미국 제31 해병기동부대 소속 포병부대원 370여명, 155mm KH-179 견인곡사포 6문, 155mm M777 견인곡사포 4문 등 29대가 투입됐다.
2016.3.15 shlim@yna.co.kr
↑155mm M198 견인곡사포(牽引曲射砲)로 사격 중인 미군 포병대
포만 사용하던 예전과 달리 현대의 포병은 유도탄(誘導彈)처럼 운용 수단이 다양(多樣)합니다.
그런데 박격포(迫擊砲), 대전차포(對戰車砲) 등은 보병의 공용화기(公用火器)로 분류(分流)됩니다.
120mm 박격포처럼 차량(車輛)으로 운반(運搬)하는 예외적(例外的) 경우가 있으나 통상 공용화기는 보병이 휴대(携帶)합니다.
반면 포병의 포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除外)하고 별개(別個)의 이동 수단(移動手段)을 사용(使用)하며 별도 부대 단위(部隊單位)로 운용합니다.
그만큼 포병의 역할(役割)은 중요(重要)합니다.
↑105mm M119 견인곡사포를 운반 중인 UH-60 헬기
포는 사거리(射距離)가 길고 이동(移動)이 가능(可能)해서 작전 권역(作戰圈域)을 탄력적(彈力的)으로 조정(漕艇)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포병(砲兵)의 전술적 융통성(戰術的融通性)은 뛰어납니다.
예를 들어 평시(平時)에 포대(砲隊)들이 여러 보병부대(步兵部隊)에 배속(配屬)되어 떨어져 있어도 사거리 내라면 같은 목표(木瓢)를 동시(同時)에 공격(攻擊)할 수 있으므로 쉽게 통합작전(統合作戰)을 펼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효과(效果)가 크고 최신 무기(最新武器)에 비해 상대적(相對的)으로 유지비용(維持費用)이 저렴(低廉)해서 포병은 여전히 전선(戰線)의 주인공(主人公)입니다.
↑TOT 사격 중인 K9 자주포
의견(意見)이 분분(忿憤)하지만 대략 10세기경 5대 10국 시절(時節)에 화약(火藥)을 사용하는 포가 처음 등장한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19세기 중반 고폭탄(高爆彈)이 등장하기 이전의 포는 화약의 힘으로 날아간 돌이나 금속(金屬)으로 제작(製作)한 탄두(彈頭)의 충격력(衝擊力)에만 의존(依存)한 무기였으므로 공성용(攻城用)으로 사용하던 각종 투석기(投石機)나 노포(弩砲)도 포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포병은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병과(兵科)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탄을 투사한다는 의미로 보면 포병은 역사가 유구한 병과입니다
화약(火藥)과 총포(銃砲)는 동양(東洋)이 먼저 발명(發明)했으나 포병의 발전(發展)은 서양(西洋)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비록 금(金)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어도 연금술(鍊金術) 덕분에 금속(金屬)을 다루는 기술(技術)이 발달(發達)했고 이를 바탕으로 품질(品質)이 좋은 포신(砲身)을 개발(開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능(性能)이 향상(向上)된 포의 등장(登場)과 이를 이용한 전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서양은 대항해시대(大航海時代) 이후 대외 진출(對外進出)을 가속화(加速化)해 역사(歷史)의 주도권(主導權)을 잡았고 그 여파(餘波)는 아직도 진행형(進行形)입니다.
↑총포는 서양에서 급속히 발전했습니다
거포(巨砲, supergun) 우르반(Urban)을 어렵게 끌고 와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을 공격한 사례(事例)도 있으나 포는 무거워서 오랫동안 거점(據點)이나 함정(艦艇)에 거치(据置)해서 사용하던 방어(防禦)에 효과적(效果的)인 무기였습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이유는 탄두(彈頭)를 멀리 날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화약의 폭발력(爆發力)과 그로 인해 발생(發生)하는 반동(反動)을 감당(堪當)할 수 있을 만큼 포신(砲身)을 비롯한 부품(部品)의 강도(剛度)가 커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도 포를 경량화(輕量化)하기는 어렵습니다.
↑보편적으로 포는 무거운 무기입니다
18세기 중반, 프랑스의 그리보발(Jean-Baptiste Vaquette de Gribeauval)에 의해 가벼운 포를 이용해 보병과 함께 이동하며 작전을 펼치는 기동 포병의 개념(槪念)이 정립(定立)되었고,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면서 현대 포병의 기초(期初)가 마련되었습니다.
위력(威力)을 어느 정도 포기(抛棄)한 대신 필요할 때 가까이서 화력 지원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때부터 포는 본격적(本格的)인 공격용 무기(攻擊用武器)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