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글로벌 지역 전문가 이정욱 (jeongukssi@gmail.com )
얼마 전 한국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제르바이잔을 비롯한 코카서스 지역에 대한 관광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아제르바이잔은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중동인지 아시아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만 인지되고 있는 나라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최근 2~3년 동안 코카서스 3국(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아제르바이잔 관광시장도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심지어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방문객의 흐름을 읽은 아제르바이잔 관광청이 코카서스 3국(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중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 지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아제르바이잔은 ‘불의 나라’, 바쿠는 ‘바람의 도시’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석유·가스가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우리에게 카스피해라고 알려져 있는 바다(사실상 내해로 호수와 같다)를 끼고 있지만 해산물하고는 거리가 멀다. 오늘날에도 카스피해에서는 석유 채굴이 한창이다.
아제르바이잔 한국인 방문객은 본격적으로 단체관광이 시작된 2017년을 기준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5~2016년에는 3000여 명 수준이었다가 2017년에는 4600여 명, 2018년에는 7900여 명으로 가파르게 관광객이 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한국인 관광객 동향
자료: 아제르바이잔 통계청
2017년부터 아제르바이잔에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단체관광 형태의 여행객이 주를 이루었으나 2019년도부터는 개인 또는 가족단위의 소규모 여행객들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현재 한국 여행사에서 진행 중인 코카서스 3국(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여행 상품은 열흘 정도로 구성이 돼 있으며, 그중 아제르바이잔은 2박 3일(수도인 바쿠 1박, 지방도시 셰키 1박)로 짧은 일정이다.
아제르바이잔은 다른 두 국가(아르메니아, 조지아)보다 관광업을 늦게 시작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역이 많으며,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장소들이 산재해 있다. 종교적으로는 불을 숭배하는 조로아스터교(배화교)의 기원지이자 제1사원이 있고 바이킹 배 모양의 암각화(노르웨이의 바이킹 배 암각화와 같은 모양)가 발견돼 노르웨이 고고학자들이 직접 연구를 하고 있는 고부스탄 지역은 이미 주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외 우리가 잘 아는 노벨상 탄생의 계기가 됐던 알프레도 노벨의 형인 루드빅 노벨이 바쿠에서 석유사업을 하면서 유조선과 송유관을 발명했던 장소가 남아있다. 이러한 석유 사업 역사를 반영하듯 1846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유전이 개발돼 19세기 중후반 전 세계 원유의 50%를 수출했던 비비헤이바트 유전지대가 관광 상품으로 변모해 있다.
또한, 예술적으로도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로 꼽히는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의 고국(한국에서는 첼리스트 장한나씨의 스승으로 많이 알려져 있음)이고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지역과 방문지들이 많이 있어 앞으로 개발이 된다면 관광 쪽으로 더욱 더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는 지역이 분명하다.
사실 아제르바이잔은 한국 기업 및 국민들에게는 낯선 나라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화학비료공장(정식명칭:Socar Ammonia and Urea Complex project) , 한솔EME의 피르샤기 하수처리장(정식명칭: Pirshaghi Sewage Treatment plant Project), 희림건축의 중앙은행 신축 공사 등 주로 석유 자금에 의존한 개발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한 정도이나 이마저도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상황이다.
그러나 석유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에 따른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비석유산업 육성 정책으로 일반 화학 제품 생산 시설 등 석유산업의 다운스트림화, 러시아어로 바킨스키 빠미도르(바쿠 토마토)로 대변되는 풍부한 농산물 그리고 관광사업 육성이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최근 역점 사업 분야이다.
이에 발맞춰 관광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관계 구축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30일 바쿠에서 한국의 수입업협회와 현지 AZPROMO(아제르바이잔 무역투자진흥기구) 간 개최된 포럼에는 수많은 기업들이 참가해 아제르바이잔의 농산물 수출, 관광산업 육성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의가 이뤄졌다.
이란과 같은 시아파이면서도 수니파이자 세속 이슬람 국가인 터키와 최대 협력국임을 자처하면서 경제발전을 시도하는 아제르바이잔에 많은 한국 국민들이 관광 및 경제협력을 위해 방문할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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