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뭉개구름이 두둥실 떠 다니고,
조각구름이 뛰엄뛰엄 한가로운 몇년전 6월의 아침나절!
너무도 맑고 깨끗한 하늘과 주변의 풍경에 취해 커피 한잔 타 마시는데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한 사람의 사연에 귀 기울어진다.
고등학교때 아버지가 일하는 건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는 아버지의 땀을 보았다고 했다. 그런 아버지를 그 현장에서 사고로
영원한 이별을 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 또 아버지를 그리는 사연이다.
알지도 못하고 아무런 상상도 되지도 않는 그의 가슴 아프고도 애틋한 사연이
서러워 눈물이 난다.
황령산은 날카로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남구 도서관 뒤로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숨이 차 오를때 쯤 넓다란 임도와 만나고 비탈조와 평탄조로
나누어 4월의 따사로운 햇볕을 맞아가며 걷는다. 멋드러진 정자가 나오고 막걸리 익어가는 냄새에
깨끗한 정자 마루바닥에 둥산화 벗고 판을 벌린다. 개똥쑥 막걸리 쌀막걸리 지평 생탁에 삶은 계란까지
비우고 먹고 바람재로 향한다. 바람재를 지나 돌무더기 길에 지쳐가며 소망탑을 지나 빙 휘돌아가는
길은 끝이 없는듯 길기도 길어 지쳐만 간다.
이열횡대로 줄지어 식사를 한다. 풍성한 음식들과 함께 유자주 모과주 아카시아주 흑맥주 막걸리 까지
다스리고 식사후,
바로 또 오르막으로 치고올라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지나 달려가 정상에 도착한다.
조형미 하나 없는 부지기수 사각덩어리 아파트와 건물들의 사이로 광안대교는 그림처럼 다가온다.
봉수대에 도착, 동쪽으로 해운대 간비오산 봉수대와 북쪽으로 범어사 계명산 봉수대와 서로 연락이 되어진다
한다. 봉수대 전망대 흔들의자에 앉아 "잘 해 줄께" "얼마데" 의 조금은 자극적인 얘기로 시작 자극적인 얘기를
끝내면서 한바탕 웃음으로 마무리 하고, 사자봉에서 광안대교의 멋진 조망을 뒤로 하고 급경사의 비탈길을 달려
바람재에 도착하고 바람재를 벗어나, 예술대학 산행종점으로 가는 내리막길은 급비탈길로 길기도 해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 앉을때 쯤 대학에 도착한다. 시설 좋은 대연동 산후조리집을 거쳐 부산은행 대연동지점 뒷쪽
곱창집에서 막곱창과 곱창전골로 폭탄주로 시작 폭탄주로 끝낼때 까지 마구 퍼붓고는 2차도 없이 깔끔하게
헤어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