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들이 다들 이용객이 많아서 급행이 통과할 만한 역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한우진 ianhan@hanmail.net
1.
저는 카페 개설때부터 그동안 급행열차에 대한 여러가지 글을 계속 써왔는데
https://goo.gl/ROxjpx
2.
논란이 많은 것중의 하나가 급행정차역 선정입니다.
대피선 위치 등으로 인해 급행정차역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급행정차역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때 어떤 기준에 의해 정해야 하는지가 관건인데
이때, 이 노선은 승객수가 많은 역들이 많아 통과역을 고르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정차역을 수요라는 어떤 절대적인 기준에 의해 선정하려 하기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3.
이런 경우에는 발상을 바꾸어, 상대적인 수요를 기준으로 정차역을 선정하면 됩니다.
예를들어 무궁화호는 정차하지만, 새마을호는 통과하는 어떤 A역이 있을때
그 A역의 수요도 수만명 수준의 상당한 역일 경우
그 역도 수요가 많은데 왜 통과하느냐고 비판하지 않습니다.
무궁화호는 전역정차 형태의 열차이고,
새마을호는 일부역을 통과하는 형태의 열차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요의 절대량이 아니고,
해당 급행열차의 정차역/전체역 비율을 우리가 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4.
일단 아래 표를 보시겠습니다
아래표는 서울메트로 3호선 구간의 2017.1~4월 승하차 인원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때 우선 환승역은 급행정차역으로 무조건 정하도록 합니다.
일단 승하차 인원 기록으로는 환승인원을 정확히 알수가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신도림역이나 복정역은 게이트로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보다
플랫폼끼리만 이동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고, 환승게이트가 없어서 이 숫자도 정확하게 알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환승역은 정량적 분석은 포기하고,
환승역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무조건 급행정차역으로 정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환승역이지만 급행정차역이 아닌 온수나 금정이 꾸준하게 민원이 제기되는 것을 보면
환승이용객이 아주 적은 비정상적인 환승역이 아니라면
일단 환승역의 정성적 가치를 고려하여 급행정차역으로 선정하는게 현명합니다.
5.
3호선 서울구간 중에서 급행정차역을 선정할때
이 역은 몇만명 이상의 충분한 승객이 이용하므로
통과할 역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고정관념입니다.
이때는 그 역의 이용인원만 보지말고,
급행열차의 정차역 비율을 고려하여, 역 선정시 이용인원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됩니다.
6.
예를들어, 일평균 25000명 이상 이용하는 역은 승객이 많은 역이므로 무조건 급행이 정차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면, 34개역중 22개역을 정차해야 하며
정차역 비율은 65%가 넘습니다. 9호선의 급행열차의 정차역 비율 40%보다 훨씬 높아서 급행열차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요.
따라서 이러한 절대량(2.5만명)에 의한 비교를 버리고,
타 역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더 이용인원이 많은 역들만 골라내는 식으로
급행열차 정차역을 정하면 됩니다.
예를들어 상위 7등 이상인 역만 고를 경우 환승역은 당연히 정차하고,
추가로 압구정, 신사, 남부터미널 3개역만 더 추가하여 정차하면 되며
이 경우 정차역 비율은 50%가 됩니다.
더 나아가 아예 환승역만 정차할 경우,
정차역 비율은 41%까지 떨어져서 9호선 급행과 비슷하게 됩니다.
7.
결론적으로 급행열차 정차역을 선정할때
- 이용인원이 많다고 무조건 선정하지 말고,
- 다른 역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역만 골라서 정하자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완행과 급행의 정차역 비율의 균형인 것입니다.
승객이 많다고 다 세워버리면, 더 이상 급행이 급행이 아니게 됩니다.
8.
2호선에서 실제 급행운행이 가능한지 여부는 차치하고
2호선에서 급행열차를 운행시킨다고 하면, "2호선에서 통과할 역이 어딨냐" 는 반응이 나오는데
이것역시 고정관념입니다.
2호선 역들이 다들 이용객이 많은 것은 맞지만
역들끼리는 이용객에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일정비율이나 등수를 정해서, 그 이상 이용하는 역들만 고르면
2호선에서도 충분히 급행정차역을 선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9.
이렇게 따지면
이용객이 대체로 많은 A노선과 이용객이 대체로 적은 B노선이 있을때
- A노선의 급행통과역은 하루 3만명이 이용하느데
- B노선의 급행정차역은 하루 2만명이 이용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습니다.
A노선의 3만명은 A노선 다른 역들에 비해서 적으므로 급행통과역으로 지정된 것이고
B노선의 2만명은 B노선 다른 역들에 비해서 많은므로 급행정차역으로 지정된 것이지요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
도쿄만해도 야마노테선, 케이힌토호쿠선이 완행의 역할을 해주는 구간에선 병행하는 다른노선들이 수요많은 역들(승하차량이 1일 10만명을 넘더라도)을 잘만 통과하죠.
주옥같은 글 감사 드립니다.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글쎄요. 이 역시 전형적인 탁상행정식 숫자놀음이군요. 상대적이라는 기준으로 정하게 되면 어디는 아예 한참을 안서게 되고 어디는 각역정차가 되지요. 예를 들어 당장 예를 드신 3호선만 해도 상위 7등을 집어 넣으니 옥수~양재 구간은 잠원 하나 빼고 각역 정차겠지요? 그에 비해서 불광부터 종3까지는 그냥 논스톱이고. 별 의미없는 급행이겠네요.
그게 뭐가 문제죠? 급행도입되서 빨리도착하는 사람의 증가가 급행도입으로 늦게도착하게 되는 사람보다 더 늘어나면 급행의 의의는 충분한거 아닌가요?
항상 좋은 글만 올려서 고맙습니다. 정부가 받아 들이면 좋겠습니다.
7호선 처럼 장기적으로 인천/의정부 쪽에서 서울 도심을 가야 하는 노선이라면 급행이 필수 일지는 몰라도 3호선이나 2호선은 급행을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대피선 급행 개념을 생각하실거라 보는데 완행열차의 대피시간 + 배차간격 증가로 완행은 더 느려질게 뻔한데다 급행은 단축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상쇄시킬테니 효과가 거의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