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로 살펴보는 중국역사와 고사성어
강사 최금희
‘초한지’는 통일 진나라가 무너지고 항우와 유방이 싸워서 유방이 승리하기까지 약 10여 년 동안의 일화를 다룬 군담소설이다. ‘삼국지연의’, ‘열국지’와 더불어 중국고전문학의 대표소설이다.
◇ 「초한지」의 배경
중국최초 통일국가 진나라 – 진시황(B.C.247~B.C.210)
기원전 221년 진왕이 천하를 통일하고 중국 고대의 여러 성왕인 삼황오제의 공덕을 한몸에 겸했다는 뜻으로 스스로 ‘황제(皇帝)’라 정하고 이후 시(始)자를 위에 붙여 시황제로 칭하게 되었다.
6개 국[제(齐),초(楚), 연(燕), 한(汉), 조(赵), 위(魏)]을 통일시키고 중앙 집권과 군현제를 시행
문자와 도량형을 통일하고 모든 제도의 개혁을 단행
아방궁과 여산릉, 만리장성 공사로 과중한 조세 부담, 가혹한 법과 형벌로 민심을 잃었다.
분서갱유(焚書坑儒)사건으로 옛 것을 옳게 여기고 현재를 비판하는 자는 그 일족을 멸했다.
불타오르기 시작한 반란의 불꽃
15년 만에 단명 왕조로 막을 내린 진시황 – 2세 황제 호해
시황제처럼 재능과 포부도 없이 잔익포악한 정치만을 일삼았다.
오래동안의 폭정에 시달린 백성 – 사실 진시황에게 나라를 빼앗긴 6국의 백성
중국 역사상 최초의 농민 봉기 – 하남성 양성사람인 진승과 양하사람 오광 등에 의하여 삽시간에 전국적인 규모로 확산
유방과 항우의 등장
진시황제의 순행 행차가 지나갈 때 유방과 항우의 반응 |
유방;22세, 하급관리 (흑수저) | “대장부로 태어나서 한 번 저렇게 되어볼 것이다!” |
항우;37세, 귀족출신 (금수저) | “저놈의 자리를 내가 대신하겠다” |
진승‧오광의 반란이 실패로 끝나고 투쟁의 지도권은 농민에게서 지주 계급과 6국의 옛귀족 세력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 대표적 인물이 유방(劉邦)과 항우(項羽)이다.
유방은 지금의 강소성 출신으로 진나라 때 사수(泗水)의 치안담당 하급관리를 지낸 인물
유방의 관상과 인품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 중에 번쾌와 소하, 조참 등 3천여명과 제후들의 세력이 유방의 든든한 지원군이 결성되었다.
유방의 책사 장량: 당대 최고의 모사가로서 유방이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받아들이는 모습에 반하여 유방을 받들다가 나중에 여태후가 두려워서 달아난다.
초나라 명장 항연의 아들 항량 – 초나라 민중의 심리를 이용하여 조카인 항우와 의논 한다.
항우-강소성 사람으로서 소년 시절에 학문을 배우기도 했으나 학문도 싫어하고 검술 또한 싫어했지만, 숙부 항량이 항우의 기질을 보고 병법을 가르쳤다.
항우의 책사 범증- 유방이 장차 항우를 위협하는 인물임을 꿰뚫고 그를 죽이려고 했지만 실패, 오히려 항우에게 유방과 내통한다는 오해를 받고 쫓겨나 귀향 중 실의에 빠져서 죽는다. 이는 유방의 모사 진평의 계략이었지만, 범증을 내쫓은 것은 항우의 가장 큰 실책이다.
금의야행(錦衣夜行) : 유방에 이어서 항우가 진(秦)나라의 도읍이었던 함양(咸陽)에 입성했을 때 왕자를 죽이고 아방궁에 불을 지르고 금은보화를 차지하고, 주색에 빠진다. 항우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범증과 한생이 직언을 하였으나 항우는 '부귀해졌는데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것은 비단옷을 입고 밤에 길을 가는 것과 같다(富貴(부귀)하나 不歸故鄕(불귀고향)이면 如衣錦夜行(여의금야행)이라). 누가 이것을 알아 주겠는가?'고 하면서 재물과 미녀들을 손에 넣고 고향으로 돌아가 과시하고 싶어했다.
한생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초나라는 원숭이에게 옷을 입히고 갓을 씌웠을 뿐이라고 하더니 그 말이 정말이구나."라고 말했고, 이를 전해 들은 항우는 한생을 삶아 죽여 버렸다.
◇ 유방이 항우를 이긴 이유?
운주유악 (運籌帷幄) : 장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운용한다는 뜻으로, 한고조 유방이 모든 사실과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하고 지시 내리는 장량을 가르킨 말이다. 유방은 “경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대체로 나라는 사람은, 계획을 세워 장막 안에서 움직여 천 리 밖의 승리를 얻게 하는 데는 장량만 못하고(夫運籌帷幄之中 決勝於千里之外 吾不如張良), 나라를 편안히 하고 백성을 어루만져주며, 군대에 보급을 끊어지지 않게 하는 데는 내가 소하만 못하며(鎭國家撫百姓 給餽饟不絶糧道 吾不如蕭何), 백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치면 반드시 빼앗는 것은 한신보다 못하다(運百萬之軍 戰必勝功必取 吾不如韓信). 그러나 내가 장량과 한신, 소하와 같은 참모와 용장을 잘 통솔하였기 때문에 그들이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다.”라고 자신이 항우를 이길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사기(史記)》 고조본기(高祖本紀) 중)
-항우는 유방에게 패하여 쫓기다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지 내가 싸움을 잘못한 죄가 아니다”고 외치고 자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사마천은 「사기」에서 항우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하늘을 탓하며 죽은 것은 무예와 병법만 내세우고 옛것을 배우지 못한 결과이고 항우가 죽으면서도 자신을 탓하지 않고 하늘을 원망한 것은 죽을 때에도 남 탓만 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결론적으로 항우는 자기고집이 너무 강하고 인재등용에 서툴렀으며 독불장군 스타일이라면, 유방은 본인 실력은 없지만 적재적소에 인재를 잘 활용하고, 제후국들의 이속도 적절하게 활용하여 수용과 통찰하는 리더십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 유방이 세운 한나라
기원전 202년, 드디어 유방은 항우를 겪고 천하를 장악하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같은 해 서양에서는 로마가 카르타고를 물리치고 지중해의 패권을 쥐게 된다. 동양의 한과 서양의 로마가 기묘하게도 같은 해에 각각의 중심세력으로 들어선 것이다.
한고조 유방의 한 왕조는, 전한과 후한시대를 합쳐 400년에 걸쳐 천하에 군림한다. ‘한(漢)이라는 이름은 한족(漢族)‧한자(漢字)‧한문(漢文) 등과 같이 그 자체로 ‘중국’을 나타내는 단어가 되었다.
1 | 四面楚歌 | sìmiànchǔgē |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말 |
사면초가 | 四 넉 사 面 낯 면, 밀가루 면 楚 초나라 초 歌 노래 가=孤立無援(고립무원),進退兩難(진퇴양난) |
2 | 多多益善 | duōduōyìshān |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말 |
다다익선 | 多 많을 다 多 많을 다 益 더할 익, 넘칠 일 善 착할 선 |
3 | 破釜沈舟
背水之陣 | pòfǔchénzhōu bèishuǐyīzhàn |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라는 뜻으로, 물러설 곳이 없으니 목숨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지경을 이르는 말 |
파부침주 배수지진 | 破 깨뜨릴 파, 무너질 피, 釜 가마 부, 沈 잠길 침, 성씨 심 舟 배 주. 背 등 배, 배반할 배 水 물 수, 之 갈지, 陣 진칠 진 |
4 | 兔死狗烹 | tùsǐgǒupēng | (토끼를 잡을 때는 사냥개를 부리지만) 토끼를 잡고 나면 개는 삶아 먹힌다. 일이 성사되고 난 뒤 그 일을 위해 힘쓴 사람을 헌신짝처럼 버린다.. |
토사구팽 | 兔 토끼 토, 死 죽을 사, 狗 개 구, 烹 삶을 팽 |
5 | 適材適所 | shìcáishìsuǒ |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김 |
적재적소 | 適 맞을 적 材 재목 재 適 맞을 적 所 바 소 |
6 | 錦衣夜行 | yìjǐnyèxíng |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간다는 뜻으로, ①아무 보람 없는 행동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②또는 입신출세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 ③남이 알아주지 않음 |
금의야행 | 錦 비단 금 衣 옷 의 夜 밤 야, 고을 이름 액 行 다닐 행, 항렬 항 |
7 | 卷土重来 |
juǎntǔchónglái
|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①한 번 실패(失敗)에 굴하지 않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남 ②패한 자가 세력(勢力)을 되찾아 다시 쳐들어옴 ③한번 실패(失敗)하고 나서 다시 그 일에 도전(挑戰)함 |
권토중래
| 捲 거둘 권/말 권 土 흙 토, 重 무거울 중, 다시 중, 來 올 래(내) |
8
| 倾国之色 | qīngguózhīsè |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①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②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 |
경국지색 | 傾 기울 경 國 나라 국 之 갈지 色 빛 색 |
9 | 胯下之辱 | kuàxiàzhīrǔ | 한신이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기어갔다는 말에서 유래 : 어려운 처지에 참아낸 굴욕,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뜻함 |
과하지욕 | 胯 사타구니 과 下아래 하 之갈지 辱욕될 욕 |
10 | 良藥苦口 | liángyàokǔkǒu |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뜻으로,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 |
양약고구 | 良 어질 양(량) 藥 약 약 苦 쓸 고 口 입 구 |
◇ 생각해보기
우리는 인생의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가?
나에게는 장량과 한신과 같은 진정한 친구가 몇일까요?
〈이어지는 강의 예고〉
506회(2022.4.5.) :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곡가 4인, 임진형(영국 요크대학교 음악학박사/계명대 외래교수) 507회(2022.4.12.) : 도덕경 69장, 이태호(통청아카데미 원장/『노자가 묻는다』저자) 508회(2022.4.19.) : 도덕경 70장, 이태호(통청아카데미 원장/『노자가 묻는다』저자) 509회(2020.4.26.) :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11), (통청아카데미 원장/ 철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