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당일 방사포 대대 전진배치 확인돼… 北 "유사시 2·3차 타격"
북한이 지난 23일 연평도에 발사한 포탄의 상당수는 대량 인마(人馬)살상용 122㎜ 방사포탄(다연장로켓탄)이었으며 이 포탄들은 관통능력이 뛰어나고 큰 화염을 발생시키는 특수탄약을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 소식통은 25일 "연평도 현장에서 20여발의 불발탄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해안포탄(76.2㎜)이 아니라 122㎜ 방사포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이 포탄에 '열압력탄' 계열의 특수포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여 정밀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열압력탄은 고열(高熱)과 고압(高壓)을 발생시켜 살상력이 큰 무기로 군 당국은 북한이 1985년쯤부터 실전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 ▲ 그날… 아군기지 정조준한 北… 지난 23일 오후 북한의 기습적인 포탄 공격을 받고 있는 연평도 K-9 자주포 진지 모습. 북한군 포탄이 떨어져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한 해병대원이 대응사격 준비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군 당국은 정찰기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포격을 한 당일 4군단 소속 122㎜ 방사포 1개대대(18문)를 황해도 강령군 개머리 진지에 배치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사전에 이번 도발을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비인도적 살상무기인 방사포와 열압력탄을 민간인을 대상으로 사용한 데 대해 국제적인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그러나 적반하장으로 이날 "남조선이 또 군사적 도발을 하면 주저 없이 2차, 3차로 물리적 보복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이날 연평도 포격과 관련, 유엔사의 장성급회담 제의를 거부하는 내용의 통지문에서 "조선 서해가 분쟁 수역으로 된 것은 미국이 우리(북) 영해에 제멋대로 그은 '북방한계선(NLL)'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군이 조선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란다면 남조선이 '북방한계선' 고수를 위해 해상 침범과 포사격 같은 군사적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방사포
여러 개의 로켓 발사관을 한 다발로 묶어 한꺼번에 여러 발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한 다연장 로켓을 말한다. 방사포 1문은 여러 문의 곡사포가 한꺼번에 사격하는 것과 같은 위력을 가진다.
☞열압력탄(Thermobaric Bomb)
갱도나 동굴, 건물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폭탄. 탄두가 표적을 뚫고 들어가서 1차 폭발 후 액체나 고체분말이 확산돼 2차 폭발을 일으킨다. 매우 큰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어 민간인에게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