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 爾 反 爾
出 : 날 출
而 : 말이을 이
反 : 돌이킬 반
而 : 말이을 이
(상대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 그와 같은 대접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 로 쓰였지만
지금은 '자기가 한 말 혹은 일을 스스로 부인하는 변덕스러운 행위' 를 이름)
전국 시대의 두 약소국이었던 추(鄒)나라와 노(魯)나라가 전쟁을 하게 되었다.
참전한 병사 수로 보나 군사 위력으로 보나 두 나라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적어도 추나라 목공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추나라는 장수 33명을 잃고 나머지 병사들도 모두 뿔뿔이 도망쳤다.
게다가 홀로 적군과 맞서던 장수마저 노나라 군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 당하면서 결국 참패하고 말았다.
싸움에서 진 추나라 목공은 몹시 분개했다.
자신의 장수가 살해되는 것을 보고도 목숨을 살리고자 도망간 병사들이 괘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목공은 맹자를 찾아가 그 이유를 물었다.
"이번 전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소.
아니… 설령 패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지.
그것도 이렇게 참혹하게 말이오. 전사한 장수만 해도 30 여 명,
더욱 유감인 것은 장수들을 위해 죽은 병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오.
도망간 자들을 모조리 잡아 들여 사형에 처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자니 그 수가 너무 많고
그냥 내버려 두자 하니 앞으로 또다시 이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까 두렵소. 이를 어쩌면 좋소? "
그러자 맹자가 대답했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가 말했습니다.
'삼가고 또 삼가라.
출호이자(出乎爾者), 반호이자야(反乎爾者也).
즉 너에게서 나온 것은 반드시 너에게로 돌아온다.' 고 했습니다.
"선생께서는 지금 과인을 탓하는 것이오?" 목공이 되물었다.
"제가 어찌 감히…"
맹자가 말을 이었다.
"폐하께서는 추 나라에 흉년과 기근이 들었던 그 해를 기억 하시는지요.
천정 부지로 치솟는 쌀 값에 백성은 굶어 죽고
노약자의 시신이 황야에 나 뒹굴어도 묻어주는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건장한 청년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갈 곳을 잃었는데 그 수가 수천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때 폐하께서는 어디서 뭘 하고 계셨습니까?
군주의 곳간에는 곡식이 가득 차고 보고(寶庫)에는 재물이 넘쳤으며
폐하는 그 속에서 호의 호식 하지 않으셨습니까?
탐관오리들이 입을 닫고 혀를 감추고 있었으니 폐하께서는 천하가 태평 하다고 만 여겼을 테지요.
백성의 고통에 무심하셨던 폐하께서 이제 와서 백성더러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키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저 백성은 오늘날에야 복수의 기회를 만난 것이니
화살이 폐하를 겨누지 않음을 다행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들을 탓하지 마십시오. "
"그렇다면 과인이 어찌해야 한단 말이오?"
목공이 묻자 맹자가 말했다.
"어진 정치를 행하고 백성을 보살피면 그들도 자연히 윗사람을 친애할 것이며
전쟁에서도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것입니다."
그제야 깨달은 목공은 그 후 어진 정치를 펼쳐 추 나라를 점차 강성으로 이끌었다.
사자성어 "출이반이"는 원래
"상대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 그와 같은 대접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로 사용되었지만
명나라 말 이후의 백화소설 에서 표현되는 의미는 크게 달라졌다.
오늘날에는 "자기가 한 말 혹은 일을 스스로 부인해 나서는 변덕스러운 행위를 이른다.
즉 "변덕을 부리다", "이랬다 저랬다 하다"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출처 :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 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