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곳의 이야기.. 로 생각했는데..
저의 생각이 부족했습니다.
온라인 글로 남아 ..
테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원본 메세지] ---------------------
사륜구동협회재난구조대
이 스티커 본적있으신분??
제차에 이게 달려있거덩요...ㅎㅎ
어제저녁 친구들과 술먹으러 종로를 가는데 현장에서 저나가 왔습니다..
야~~낼아침부터 일해야 되니까 내려와...참고로 강릉서 동해오는데 다섯시간정도 걸리니까 서둘러야 될거야...
그때 전화받은시간이 저녁 7시...말대로라면 열라막히는 서울시내를 통과해 동해(참고로 제직장이 동해망상해수욕장임다..동해고속도로2공구)에 진입하면 아침이라는 얘긴데...어찌나 열받던지..
그래도 우짭니까??돈주는 사람이 오라는데...
서울서 출발한시간이 11시...아무생각없이 새벽이니까 차가 덜밀리겠지 하는 맘으로..가볍게 내려왔습니다...
오는데 본거...고속도로 전광판...강릉 ~~동해 전면통제...
나~참...보수가 가장빠른 고속도로관리공단이 저정도면 국도는?? 하며....강릉시내 진입...
초입부터 서해바다에 들어서는 기분이었습니다...온통 진흙투성이...그때가 새벽3시쯤이었는데...
도시는 잠들어 있었고..거리는 바닷가를 방불케할 정도였습니다...
거리마다 쌓여있는 쓰레기더미...온통 흙투성이가 되어버린 차량들....
강릉을 지나 동해로 가는 7번국도로 들어섰습니다..
강릉시내끝지점....갑자기 눈이 번쩍뜨이며...쿵~~쿵!!
엊그제까지 내가 다니던 길이 아니었습니다...
난 이정도로 복구가 안되었을거라는 생각은 안했는데...
강릉을 지나 안인진리....정동진......산성우리....밤재...옥계에 이르기까지 도로는 그야말로 오프로더라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망가져있었습니다...
차한대 겨우지나갈정도에...그길마저도 진흙...오는동안 승용차몇대가 진흙에 빠져 견인되더군요...
길에 흙이 있는건 보통이고....나무가 도로가운데 심어져(??)있고...어떤곳은 아찔한 낭떠러지...에...
상태가 그런데도 밤새워 복구하는 모습은 전혀 없더군요...오는동안 내내 내일 각홈피에 한마디씩 적는 생각만 했다니까요..청와대 ..건교부...한국도로공사......강원도.....강릉시..동해시...등등...
서론끝...암튼..뉴스에서 보신것 딱 두뱁니다...
오늘 도저히 일이 안된데서...수해현장 견학차 동해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강릉은 도저히 나가질 못하겠더군요....평소 30분 거리가 5시간이 넘으니...내려올땐 새벽이라 그냥 왔는데 낮이 되니까...명절을 능가하더라고요...
동해에 초구라는 동네가 심하대서 돌아 봤는데...다리가 그대로 내려앉고...떠내려온물에 집이 쓸려 통채로 틀어졌고...나무가 떠내려와 집을 들이쳐서 건물이 허물어지고..
어딜 둘러봐도 사람이 해야할일이 없더군요...
점심먹는데 같은현장에 일하는 아저씨가 자기집이 물에 잠겼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오후에 할일이 없는데 도와드릴께요..했더니 갈켜주더라고요...
집에 부인이랑 처남만 있는데 가구를 들어낼 사람이 없다고..자기는 집이 그래도 생업이라...나왔다며...
뉴스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동해시 삼화라는 곳입니다...온동네가 물바다가 되어버린 곳이져~~
강릉이 워낙에 피해가 커서 묻혀버렸지만 그래도 그곳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곳이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외부와 통하는길이 없어 고립되었었답니다..
점심먹고 갔더니....길이 끊겨 냇가옆으로 우회로를 만들었더라고요..
동네들어서는데 머리를 싸~~하게 하는광경...
냇가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있고 그옆으로 이불이며 빨래를 빨아서 말리는 모습.....
초입부터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동네에 들어서니 온통진흙에 이제막 구조대가 도착해서 천막을 치고 있더라고요..
물어물어 알지도 못하는 아줌마를 찾아 아저씨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랬더니 고맙다며...손이 없어 집안에 물건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더라고요...
장롱에 책상, 냉장고,씽크대 물건들 죄다 들어내고....장판걷어내고,진흙청소하고....
그흔한물이 없어 도저히 세간살이들을 씻질 못하더라고요...오디오며...냉장고안 음식들...쇼파....전기밥솥....등등...도저히 셀수없는 물건들이 쓰레기더미로 던져지고...그걸 지켜보는 아주머니의 눈길...도저히 마주칠까 미안해....쳐다도 못보겠더라고요...
물이 귀하니 인심이 박해져...지하수 쓰는집에 얘기해 간신히 씻어내고...
한숨돌리며생각하니 저 방이 언제 말라 장판깔고 도배하고 다시 세간살이들을 들이나~~싶더라고요..
전기도 안들어오고..수도물도 안나오고...
아줌마 오늘 어디서 주무세요??
하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자야지..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세간살이들을 죄다 꺼내 놨으니 그것도 지켜야지...하시는 모습....
에서 말문이 막혀버리더라고요...
저녁이 되어 군인들도 돌아가고...이제 남은건 ....그분들뿐....
대게 이런일 하고오면 봉사를 했다는 맘에 뿌듯한게 정답인데 내내 씁쓸하더라고요...
그어떤 말로도 그어떤 물질로도 그분들을 위로할것은 없다는 생각....
다들 조금씩 아껴씁시다...그분들은 모든걸 다시 사야하는 분들입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조금씩 아껴써서 ....물가라도 올리지 맙시다...
추석이 낼모렌데...그분들은 조상들 모실곳도 없는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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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서 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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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수고 하셨습니다.
험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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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0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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