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여행 중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가고 싶었던 건 성냥공장이었다. 성냥하면 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기억이 아닌 에피소드라고 소개하는 건 너무 어릴적 이야기라 사실 스스로 기억하는 부분이 아니다. 난 어릴적 몇번 미아가 된 적이 있다. 아이의 눈에 동네 골목은 미로공원 같아서 집을 찾지 못해 파출소에서 몇번 신세를 진 적이 있다. 아이를 찾아 애가 탄 부모님은 미아신고를 하기 위해 파출소를 찾았는데 책상 위에 앉아 팔각성냥통에서 쏟아져 나온 성냥으로 탑을 쌓으면서 경찰아저씨들과 까르르 웃고 있던 아이가 나였다. 가슴 졸인 부모와는 달리 파출소에서 성냥 하나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후 훗날 성냥을 볼 때마다 그 이야기를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의성여행 계획 중 성냥공장이 있다는 소식은 당장 그곳을 찾아가도록 만든다. 의성에 남아 있는 성냥공장인 성광성냥은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어 문이 굳게 닫혀있지만 근대산업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장소로 현재 개발진행 중이라고 한다. 정식으로 이곳이 오픈된다면 함께 의성 가볼만한곳 몇 장소들과 함께 성광성냥을 찾아보았다.
성광성냥을 찾아가려면 함께 둘러봐도 좋을 곳이 있다. 바로 의성향교다. 성광성냥과 바로 이웃해있기 때문에 찾기도 쉽다. 의성향교는 의성 8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향교에 들어서면 광풍루가 제일 먼저 반긴다. 처음엔 입구가 어딘지 알지 못해 옆으로 난 한 한옥집에 찾아 들었는데 아마도 그 집에서 이 향교를 관리하는 것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찾았다 뜬금없는 강아지의 반김에 문밖으로 나와 광풍루를 접할 수 있는 다른 문을 찾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찾은 사람은 오롯하게 나뿐이었다.
광풍루를 넘어서면 명륜당이 나오는데 대청마루에 앉아 잠시 쉼의 시간을 가졌다. 얼마전 다녀온 밀양향교에서의 풍류가 떠올랐다. 매일을 그렇다 하더라도 밀양향교처럼 향교를 보존해야 할 오래된 건축물로써가 아닌 사람의 숨이 곁들여진 그런 공간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성향교 옆에는 의성여행을 계획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던 성광성냥이 있다. 현재는 문이 굳게 닫혀있어 내부를 관람할 순 없으며 근대산업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써 개관예정이라고 하니 그때 다시 의성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성냥공장이 처음 한국에 들어온 것은 1885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첫 성냥공장은 서울에 존재했으며 이후 인천에 대규모 성냥공장이 들어섰다. 19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성냥공장은 전국적으로 300여개가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80년대 라이터 보급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해 대부분 폐업의 길을 걸어야 했다.
국내 성냥공장으로써 유일하게 운영되었던 성광성냥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성냥생산의 전체 공정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재탄생된다고 한다. 그 모습에 대한 궁금은 다시 한번 의성을 찾아야 할 이유가 된다.
의성 가볼만한곳 중 하나인 의성향교와 성광성냥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 눈길을 끌었던 두 곳. 진민사유지비와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의성교회. 시가지에 숨은 그림처럼 남겨진 진민사유지비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앞에 쓰여 있는 글을 조목조목 읽으며 쉼의 시간을 주었고 의성교회는 교회 안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의성교회 앞에 있는 금운정이라는 한옥집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밖에도 골목 안에는 일제강점기 때 건물로 추정되는 자그마한 건물도 눈에 띄는데 성광성냥을 찾아 다시 의성을 찾게 되는 날 조금 더 찬찬히 둘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