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역시 모든 것이 시작되는 활기찬 달이다
학교에 근무할 때는 가장 힘든 달이었는데
이젠 활기차게 시작되는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어 3월이 좋아졌다
11시 콘서트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3월엔 피아니스트 안종도 님의 연주회다
한국과 독일을 넘나들며 피아니스트 그리고 하프시코디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또한 칼럼니스트 음악 페스티벌 감독 등 다양한 예술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연세대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되어 음악인을 길러내고 있다
오늘 연주곡은
바흐의 평균율 제1번 다장조로 시작되었는데
콘서트 사회자이자 해설사인 나웅준 님의 소개에 의하면
세상의 모든 음악이 사라져도 이 바흐의 곡 평균율만 있으면 모든 음악을 재생해 낼 수 있을 만큼
음악사에 아주 중요한 곡이라고 한다
그래서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린다는데
음악인의 아버지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래서 안종도 님의 연주를 무척이나 경건한 마음으로 감상하게 되었다
성스러운 소리에 귀 기울이는 종교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슈만의 '어린이 정경' 13 곡은 이어지듯 끊어지듯 마치 꿈꾸는 듯 들린다
어린이의 마음, 어릴 때의 기분을 떠 올리며 감상하니 건반을 두드리는 피아니스트의 손이
가끔씩은 물고기가 되기도 하고 개구리들이 뛰어드는 물속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피아노 연주회에서 내가 선호하는 좌석은 피아니스트의 손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왼쪽 열이다
음악은 귀로 마시는 술이다라고 했다지만
콘서트는 눈으로 즐기는 춤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특히 피아니스트 연주모습은 건반 위의 손가락춤처럼 느껴진다
올해 11시 콘서트 사회를 맡은 나웅준 님은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이다
클래식 인문학 강사로도 인기가 있으며 여러 방송에 게스트로 활동하면서 대중들에게 클래식을 소개하고 있다
연주곡의 해설도 친절하게 해 주었지만
연주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아주 능숙했다
적절한 유머코드가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클래식에 대한 친밀도를 높여주었을 뿐 아니라
연주자의 긴장을 풀어주는데도 한몫했다
올 한 해 좀 재미있는 콘서트가 될 것 같다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가 마지막으로 연주되었다
건반 위에서 춤을 추듯 빠르게 움직이며 자아내는 소리는 무척이나 떠들썩한 축제장에 와 있는 기분이다
모든 곡이 끝나고 끊이지 않는 박수소리에 커튼콜로 화답하는 안종도 피아니스트
어린이 정경 속의 '트로메라이'를 다시 연주해 준다
꿈을 꾸듯 눈을 감고 음미한다
멋진 연주를 해 준 안종도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