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애살수(懸崖撒手)
현애살수는 절벽에서 잡고 있는 손을 놓다, 작은 것에 매달리지 않고 나아가다, 는 뜻이다.
높은 낭떠러지에 매달렸을 때(懸崖)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撒手) 즉 손을 떼면 죽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마지막 순간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이 절벽에서 미끄러져 떨어질 때 나뭇가지를 잡았다.
두 손을 놓으라는 하늘의 말에 신앙심이 깊은 사람은 놓지만 그렇지 않으면 힘이 빠질 때까지 매달린다.
실제 절벽은 그리 높지 않아 손을 놓으면 살 수 있어도 그렇다.
손에 움켜쥔 나뭇가지에 연연하게 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집착에서 헤어날 길이 없어진다는 가르침이다.
이 말은 또한 白凡(백범) 김구 선생이 항상 실천하려 했던 명구로 알려져 있다.
백범은 20세 무렵 안중근의사의 부친 집에서 스승 高能善(고능선)을 만났을 때 결단력이 부족함을
일깨우려 가르쳐준 이 글귀를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했다.
나무에 오를 때 가지를 잡고 오르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으나 낭떠러지에 매달렸을 때 손을 놓는 것이
대장부라며 결단할 때는 과감해야 한다는 가르침이었다.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이 가지고도 더 욕심을 부리는 일은 없을지 뒤돌아봐야 한다는 뜻으로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지금에 만족하고 때로는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아야 할 때도 생긴다.
집착하기만 하고 더 위로 오르려고만 하다가는 가진 것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공을 이루고 물러나는 功成身退(공성신퇴)는 그만큼 어렵다.
[안병화(전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