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께서 주말 간에도 식사를 집에서 하셨다. 그렇기에 월요일에도 아저씨께 여쭸다.
“아저씨 오늘은 어디서 식사하실 예정이세요?”
“여기(식당)서 먹을겨”
“네 알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아저씨께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시겠다고 하셨다. 집이 아닌 식당에서 식사를 하시고 싶으셨던 것 같다.
한 끼 정도 그렇게 하고 싶으셨던 건 줄 알았지만, 그 뒤로 화요일인 오늘 점심까지 식사를 식당에서 하셨다.
“아저씨 요즘은 왜 집에서 식사 안하시고 식당에서 하세요?”
“몰라 말하지 마 식당에서 먹을겨”
우선 아저씨께 알겠다고 말씀 드린 뒤에 다른 걸 여쭸다.
“아저씨 식사하셨는데 양치하시는 게 어떠세요?”
“싫어 말하지 마 이따 할겨”
마찬가지로 알겠다고 말씀 드린 뒤에 자리를 옮겼다.
사회사업가로서 아저씨의 일상을 주인 노릇하시거나 주인 되실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특히나 일상 속 양치, 식사, 목욕 등 필수적인 요소들은 꼭 필요한 부분이기에 더더욱 그렇게 도와야한다.
아저씨께서 직접 밥과 반찬을 담아 방에서 식사하시도록 돕는 방법을 바꾸려는 이유는 아저씨께서 방에서 식사하시는 게 더더욱 주인 노릇하실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아저씨께서 누구의 참견도 받지 않고 아저씨만의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아저씨가 식사 후에 양치를 하실 수 있도록 도우려는 이유는 아저씨의 위생과 건강을 위함이다.
이런 직원의 부탁을 아저씨께서 거부하신다면 어찌 도와야 할지 고민이 됐다.
“명분과 진정성은 관계의 때를 초월하기도 합니다. 뜻을 잘 설명하고 성의정심으로 부탁하면 바로 잘될 수 있습니다.”
돕는 방법을 바꾸려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중략
‘이런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 보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바꾸려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예를 갖추어 진정으로 양해, 협조를 구하면 바로 잘될 수 있습니다. 새롭게 잘해보겠다고 뜻을 밝혀 진정으로 이야기하는데 어찌 양해 협력하지 않겠습니까?‘
- 복지요결 中
아저씨께 찾아간 뒤에 말씀드렸다. 잠깐 시간이 되시는지, 이야기 좀 나눠주실 수 있으신지
“여기로 와봐 뭔 얘기”
“아저씨, 제가 아저씨께 집에서 식사를 하시도록 부탁드리는 이유는 아저씨가 집에서 식사하실 때 아저씨께서 혼자 하실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고, 또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아저씨가 조용히 식사하실 수 있지 않으실까? 해서 부탁드리는 거예요. 그럼 아저씨께서 화나실 이유도 좀 적어지지 않으실까 해서요. 혹시 저녁 식사 때부터는 방에서 드시는 걸 부탁드려도 될까요?”
“식당에서 먹을겨”
몇 번 더 부탁드려 봤지만 아저씨께선 식당에서 드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아저씨의 뜻이니 알겠다고 말씀 드렸다. 다만 식당에서 드시더라도 주인 노릇하실 수 있는 부분은 다 그렇게 하실 수 있도록 도와야지, 또한 매일 식당에서만 드시는 게 아닌, 때때로는 방에서 드실 수 있도록 자주 여쭙고 부탁드려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제가 아저씨께 양치를 부탁드리는 것도 아저씨가 깨끗하게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에 그러는 거예요. 그래야 아저씨께서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을 거 같아서요. 그렇게 지내셔야 나중에 노래교실 회원 분들이나 가족 분들이랑 식사하실 때에도 아프지 않고 식사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저씨께서는 잠깐 생각하시더니 내일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우선은 알겠다고 말씀 드렸다. 생각하시다가 나온 답이니 이따가 다시 말씀 나누자고 부탁드렸다.
잠시 뒤에 아저씨께서 오신 뒤에 직원에게 말씀하셨다.
“밥 먹고 할게! 양치, 밥 먹고”
“아 그러실래요 아저씨? 감사합니다!”
“식당에서 먹을겨”
“알겠습니다. 식당에서 식사 맛있게 하세요 아저씨”
직원의 부탁을 고민해 보신 아저씨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저녁시간이 되고, 아저씨께서 식당에서 식사를 시작하셨다. 반찬에는 손대지 않으셨지만 다 드셨다.
“아저씨! 아까 이야기 해주신 것처럼 양치 지금 하시겠어요?”
“약 먹고 할겨 약”
아저씨께서 요즘 드시는 보약을 드신 뒤에 하시겠다고 하셨다. 아저씨께서 생각하신 때가 있으셨던 것 같다.
보약을 드신 뒤에 잠깐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여쭸다. 이제 양치하실 수 있으신지
아저씨께선 대답해 주시지 않으셨다. 그러기에 다시 한 번 아까처럼 부탁드리는 이유를 전했다. 그러니 아저씨께선 방으로 와보라고 하셨다. 양치하시겠다고 하셨다.
“와봐! 치약 매워! 못해”
저번에 아저씨께서 치약이 맵다고 하셨기에 마트 가서 사온 덜 매운 치약으로 다시 부탁드렸다.
“매우면 어떡해!”
아저씨께선 걱정 섞인 목소리로 치약을 칫솔에 짜셨다. 그리곤 양치 하셨다. 입을 헹구시지 않고 다 했다고 하셨기에 입 헹구시는 걸 부탁드리니 세면대로 가서 헹구셨다.
“보약 먹고 양치질 했어!”
아저씨께서 입 속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셨다.
“아저씨 제가 부탁드린 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상황에 있어서도 이렇게 이유에 대해 설명 드리고 부탁드리며 도와야겠다. 아마 알고 있었으면서 여러 핑계로 못 도운 건 아닐까 생각하며 반성했다. 오늘 식사와 양치를 이렇게 도왔다고 끝이 아닌, 내일 식사 때도, 내일 양치 때도, 다른 모든 순간에서도 이렇게 도와야겠다고 다짐한다.
단순 지나가듯 제안 하는 것이 아닌, 거절하신다고 넘기는 것도 아닌 매 순간 성의정심으로 부탁한다. 이유를 잘 설명하고 예를 갖추어 진정으로 양해, 협조를 구한다. 그게 내 역할이다.
2024년 8월 27일 화요일 최승호
전담 직원의 귀한 마음이 고맙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