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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 너때문이야.!!!! 너때문이야. 이작식아! 너때문이야!!!"
"미안. 미안하다."
"나 어떻게해?!!!!! 나 어떻게?? 이나이에.......이나이에 애기낳고..대학 포기하고 그래?? 응???
그럴까? 그래야되니??"
목이메어왔다.
아니, 이미 목은 메일대로 메이고 눈에서 흐르는 눈물들은 내 얼굴을 더럽히고
내 교복을 더럽히고..... .....더럽히고 더럽히고.
내 맘을 그렇게 더럽혔다.
"미안해....미안해...소녀야 미안해. 미안해....우리애기 낳자. 잘 기르자..응?"
"듣기싫어! 소녀라고...그렇게 부르지마!"
"소녀야...소녀야...."
"흐으읍...부르지마! ! 내이름은 이하늘이야..."
윤맑음.
제발 그렇게 부르지 말아줘.
나 너랑 정떼야되. 매일 그렇게 부르던것처럼 소녀라고 부르지마.
나 , 애지울꺼야.......
미안해.....지울게....지우자 우리 애.
"어떻게 해야겠어. 내가 어떻게 하면 용서할래?"
"애 지울꺼야."
눈물이 나도 꿋꿋하게 목소리를 가다듬고 매정히 말했다.
'애 지울꺼야' 라고 말하는 순간 내 얼굴엔 눈물은 제일 심하게 흘렀다.
"하....하.... 웃기다. 애를 어떻게 죽여. 우리애야. 어떻게 지우자고...."
"할수있어. 내뱃속에 있어. 내 애야. 애 지우는 고통! 받는거 그런건 내가 해. "
"하.......소녀야....너.....너....아프다. 그만해....우리 애기 듣는데... 우리애기 다 들어."
"산부인과 가서 애기 지워내는 것도 다 내가 가서하는거잖아. 넌 그냥 동의나 해줘.
내가 나머진 알아서 다 알아서 할게."
나는 모질게 말을 마저 내 뱉었다.
우리가 서있는 학교 옥상에선 시원한 가을 바람이 윤맑음의 머리를 흩으러 뜨린다.
그애는 이제 절망스런 몸짓으로 고개를 떨군다.
맑음아.....
미안해.....
나 이래서 이렇게 밖에 못하는거 미안해.
근데 나, 내 꿈들. 내 이상들. 포기할수없어...
무서워. 애기가 내 몸속에서 자라고 있단것두. 내가 엄마가 된단것두.
무서워. 난 아직 어린데.....어린데..... 18살인데...
지금도 이렇게 교복을 입고 있잖아.....난 학생이잖아....우린 어리잖아. 겁나잖아.
사실 너도 겁나잖아.....맑음아....
나의 치맛자락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어떻게.....할꺼야. 동의....해줄거지?"
"난.....난...."
"..............."
"애기야.....애기야...아.....아..아빠가 미안해.... 그래...아빠가 미안 애기야...
그런데....이 아....빠는 우리 애기보다.... 소녀가 더 소중해.
미안해........미안.....미안해 아가야......."
"......흡..."
맑음이는 고개를 살짝 수그리고 눈을 감은채 멍한 목소리로 나근히 말하곤
눈을 다시 떠 내 눈을 바라본다.
....왜, 그렇게 낯설게 쳐다봐..
약간은 차가워진 눈빛이다..
"그래. 지워. 넌 니꿈 포기못하는애니까. 지워 이하늘.
어차피....넌....내가 결...혼 해서 아기 낳고 잘키우자고 해도 내 말 안들어줄거니까.
니뜻대로 해."
"그래. 알았어. 고마워. 고마워....고마워...맑음아."
"애기한테......미안해해..."
맑음이가 날 등지고 옥상문 쪽으로 걸어간다.
난 멍하니 뒷모습을 쫒는다.
"윤맑음.....!"
나는 문손잡이를 돌리려는 맑음이를 불러세웠다.
날 돌아본다.
눈이 충혈되어있다. 우나보다.....
우리 맑음이 나때문에 우나보다.......
하하..... 우나봐.
"맑음아....울지마....."
"안울어...."
"울잖아. 다 보여....울지마"
"너도..울잖아. 너도 그쳐."
".........
.........맑음아....
너 나한테 정떨어졌어?
나......나...이제 안사랑해?"
.
.
맑음아.....
나 사랑한다고 말해줘.
"아니.....사랑해."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애기야....미안해. 못난 나라 미안해....
맑음아 고마워....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너 무서워. 처음봤어. 너이러는거 처음봐서 무섭다 나.... 미안하다. 이런놈이라."
"......하.....하...하하..."
맑음이는
나갔다.
가버렸다.
-
몇주일째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었다.
엄마한테 말을 했다. 애가 생겼다고....
그아이의 아빠가 맑음이란 이야긴 절대 하지 않았다.
우리 맑음이 곤란해질까봐.
나는 힘들어도 맑음인 안그러길 바란다.
"아가야 다음번엔 좋은 엄마 만나. 미안...."
아직은 홀쭉한 배를 들여다 보며 말했다.
정말 진심으로 미안해 아가야. ... 미안.
차마 내 배를 어루만질순 없었다.
그럼 정말 내 뱃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다는걸 인정하게 되는거 같아서.
사실...
징그럽다.
현실이 징그럽다.
나의 이 배속에 한 생명이 자라고있단게.
그냥 내 속에 누가 자라는게.
우리 엄마도 나 가졌을때 이랬을까?
엄마, 그랬어요? 나 가졌을때 징그러웠어요?....
안그랬죠....?
언젠가 엄마가 했던 말이생각난다.
'이엄마는 널 가졌을때 가장 행복했어.'
'왜?'
'아...내안에서 나랑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아이가 자라고 있구나...이런 생각도 들고.
그냥 좋더라니. 그리고 느이 아빠도 엄청 행복해하고.'
'그랬어?? 이야. 나 완전 소중하게 자랐네? 엄마 뱃속에서'
'으이구. 그래! 아마 애가진 부부들은..남편이나 아내할것 없이 모두 행복할거야..... 엄마 아빠처럼'
.
.
생각이난다.
생각아 멈춰라. 사고를 정지하고싶어.
엄마.....
........
근데 왜난 불행해?
안행복해? 나랑 맑음이도 사랑해서 애기 갖게된건데....
그런데 슬프다?
엄마말 거짓말인가보다.
"나와봐."
"어?...어..."
엄마가 내 방문을 열고 무서운 표정으로 말한다.
엄마 엄마도 나한테 화많이났구나?
맑음이돈데... 걔도 나한테 화많이 났는데...
"어떻게할거야."
"....지울거야..."
"....그래. 그렇게해. 수술날짜는 3일후로 잡혔다."
"어....알았어. 미안해 엄마...."
"듣기싫어. 그만 들어가."
엄마....
엄마의 목소리가 엄청 차갑다.
표정도.
엄마......엄마마저 이럼 어떻게.
나 지금 힘들어 죽겠는데.....
엄마.........
...............
'드르르르'
한참 울고있는데 전화가 왔다.
누구지....
"누구야..."
[..나야....선영이.]
"응...오랜만이네."
선영아.
오랜만이구나...
내 임신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있는 학교친구.
나의 베스트프렌드. 나의 임신사실을 알고 나에게 전화하고 만나길 꺼렸했었다.
하긴...
그럴만해. 미혼모 친구 반가울리 없잖아..
[뭘 그리 축처져있어? 힘내야지.]
"응. 힘내. 고맙다.."
[아냐. 그런데 너.. 윤맑음이랑은 어떻게 할꺼야.]
"맑음이....나 이제 무서워해. 안좋아해."
[3년동안 알고 사랑하며 지냈는데 어떻게 안좋아해. 아직도 너 사랑하고 있어. 기지배야.]
"그럴까?.......그럴까.... 선영아."
임신을 하면 맘이 약해지고 눈물이 잘나나보다.
선영이의 말에 헛기대를 꾸며 또다시 눈물이 난다.
에씨 , 울면...안되는데 . 침대포 다 젖으면 엄마한테 혼나는데.....
어쩌지. 눈물이 계속나..
"요즘...맑음이 어때? 뭐하고 지내..."
[걔...요즘 말도 아냐. ....사실대로 말하는게 나을거같으니깐 말할게. 걔요즘 술만 마셔.
한동안 마음잡고 공부하나 했는데 .... . 다시 지 옛날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다니면서
술집 다니고 여자끼고 다니고.... 니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양아치 다 됬다.
다시 돌아갔다고. 예전으로. 니가 곁에 없을때 막나가던 윤맑음으로 되돌아갔다고.]
"그럼 안되..... 맑음이 다시 그럼 안되. 니가 잡아주라..."
[내가 무슨 권리로?]
"너......너...맑음이 친구잖아..."
[이제아냐. 나 아는체도 안해. 싹무시해.]
"........ ......"
[아마 지금 윤맑음 그새끼 투유에 있을거다.]
"왜 말해주는데....그런건 내가 알아도 소용없잖아..."
[그냥. 알아두면 나쁠거없으니깐....]
"...... ...."
[하늘아......이하늘..]
"응. 왜..."
[..힘내라고...기운차려. 내가 이런말하는거 아무 도움 안되겠지만 너 다시 힘 찾으라고. ....
난 내친구 축처져서 매일 우는거.... 싫다.]
이씨....
우선영......너 , 왜이렇게 사람 감동 시켜....
"..흡....응.....알았어! ! 나 힘낼게! 지금도 힘넘치는데???!! 그래도 더 낼게!"
[미친년...괜히 억지로 웃고 강한척 하지말고...]
"응...응...알았어...흡"
[난.....윤맑음 그새끼도 이해되지만 언제나 너편이다. 니편에서서 생각하니깐 너무 외로워말라고.
힘들때마다 전화하고.]
"흡 ...끄윽....아..알았어. 고맙다. 야...... 힘들때마다 너 한테 전화할게....고마워.."
[끊는다. 푹쉬어.알았지.]
"으응..."
꺼이꺼이 울어댔다. 근 1시간 동안.
선영아 고마워...
그리고 윤맑음. 너 다시 양아치 되면 어떻게?
너, 그런거 싫어하잖아.....저번에 그 집단에서 나올때도 엄청 힘들게 나온건데...
새롭게 인생살꺼라고 다짐했잖아. 공부해서 대학가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
왜또 , 나쁜애들이랑 노는거야....
왜 또 술마시고 오토바이 타고 여자끼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거야.
안되!
나는 펑펑 우는 와중에 벌떡 일어나 의자에 걸려있는 가디건을 들고 현관밖으로 나갔다.
현관에 메모를 붙이고...
-엄마, 나 잠깐 어디나가. 헛튼짓 하는거 아니니까 걱정하지말고.... 금방올게요. 하늘-
.
.
.
"여기요....아저씨. 잔돈은 됬어요!"
택시에서 급하게 내린곳은 네온사인이 화려한 시내였다.
투유 앞에 다다른나는 옛생각에 또 눈물이 나는거 같았다.
내가 처음 만난 곳. 우리 윤맑음이 처음 만난곳.
그때 나는 잘못내린 시내에서 한참 길을 헤메고 있었고
바로 이곳 거리에서 담배를 피면서 거칠게 통화를 하다가 담배를 버리고
갑자기 날 쳐다보던 맑음이. 그리곤 학교를 물어보던.... 우리 맑음이.
그때의 맑음이처럼......다시 슬픈 맑음이 되면 안되는데.....나쁜 생활로 돌아가면 맑음이 슬픈데.....
또 매일 괴로워서 우는데.......
투유입구로 서서히 걸어나갔다.
맑음이 여기서 꺼내올거야.
내가 다시 밖으로 데려올거야.
아가야.....
너도 너 어빠가 슬픈 길로 들어서는거 바라지 않지?
.......... ......
.................
아가야. 미안해 정말 미안.
지금 이술집안에 들어가면 담배냄새 엄청 날거야.
조금만 참아줘...
숨쉬기 괴로워도 조금만 참아줘...
아빠 구해야되니까, 조금만 참아줘.
내손은 나도 모르게 내 배에 갖다대어져 있었다....
난 내 배에 있는 내손을 보고 또한번 피식 웃었다.
꼴에 엄마라는거야? 이하늘. 너 웃긴다. 잔인하고 어이없어...
"어? 하늘아! 여긴 왠일이야?"
입구앞에 다다르자 날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옆으로 트니,
한때 술마시는 맑음이를 잡으러 이 술집에 올때 얼굴을 터서 서로 알고있는 희윤오빠가 보였다.
오빠는 놀란 표정이지만 웃고있었다.
"아오빠...오랜만이에요"
왜이리 요즘엔 '오랜만' 이란 말을 자주 하는거지?
"그래. 이뻐졌네? 맑음이 잡으러 온거야?"
"아....네.. 맑음이 여기있죠?"
"응. 나도 맑음이 오랜만에 술마시러 온거 보고 깜짝 놀랐다!
요즘엔 걔가 술끊고 바르게 살았잖아. 왠일로 술집엘 온거냐 걔가."
"..속....상한일 있나봐요. 오빠. 맑음이 자리 알려줄수 있죠."
"오빠가 직접 알려주고 싶은데 여기 있는게 내 당번이라 .... 들어가면 코너로 꺾어진 곳에
맑음이 패거리 있을거다. 들어가봐."
"네 오빠 고마워요. 담에 또 봐요"
오빠를 등지고 입구 계단을 내려갔다.
시끌버쩍한 음악소리와 남녀의 부둥켜안는 소리들.
그리고 담배냄새.... 역하고 강한 술냄새.
아가야.
좀 괴로울거야....
나도 이 냄새들 광경들 너무너무 싫어.
빨리 끌고나올게.
우리 아가 안 괴롭게 어서 아빠 데리고 나올게.아가야.
"아이 씨발년이 지금 오빠한테 반항하냐? 어?"
"아니 , 반항은 무슨...오빠는 참.."
"그래 그럼 그렇지. "
"아씨바 이새끼는 왜 전화를 쳐안받고 지랄이야!"
오빠가 일러준 코너 자리로 가자 약간은 낯익은 예전 맑음이의 친구들이 보인다.
상스러운 말들이 난무하고, 술판이 제대로 벌어져있는.
그리고 남녀가 찰싹 붙어있는. 그런 광경이었다.
윤맑음.
너 정말........ ....왜이래.
맑음이는 테이블 정중앙 쇼파에 기대어 앉아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물론 옆에는 야시시한 옷차림에 또래 여자애가 앉아있었다.
그 여자는 많이 달라붙었지만 맑음이는 술만 마시며 간혹가다 지 친구들의 무식한 농담에
억지로 반응을 보일뿐이었다.
맑음아 , 너 이런 애들이 랑 틀려.
엇나가지마. 나때문에 이러면 안되......
"윤맑음....."
나는 테이블 앞으로 걸어가 섰다. 그리고 나즈막히 불렀다.
"뭐야....소녀네? 쿡.."
맑음이가 천천히 고개를 올려 날 바라보며 말한다.
입에는 비릿한 웃음이 걸려있었다.
"이런데서 뭐하는거야? 이런 애들이랑?"
"뭐??! 이런애들? 씨바 이년 누구야? 야 너 뒈질래???"
내말이 끝나자 맑음이 옆에 앉아있던 잘생긴 편인 애가 말한다.
역시 니네는 겉만 번지르르한..... 속물들이야.
나도 하나도 안무서워 니네같은것들.
난 계속하여 말하기로 했다.
"나가자. 그만 술잔 내려놔. 나가자."
"킥....소녀야 난안가. 니가 가."
"뭐?"
"나 안가. 니가 가라고."
"윤맑음...."
맑음이는 여전히 비꼬면서 말한다.
그래도......
..............
여전히 소녀라고 부른다. 나의 애칭..
윤맑음 니가 이렇게 소녀라고 부르는데 내가 ... 내가 널
어떻게 두고 가. 어떻게 이런데다 던져놓고 나가. 너 구할거야.
나 안가. 너랑 같이 나가.
"......왜그래. 나가자."
".........
............귀찮게 하지마."
"하하....뭐...."
그래.
굴하지 않아.
더한것도 겪었었잖아.!
"귀찮다고. 가라고. ...."
"나도 너 이러는거 귀찮아. 그러니까 빨리 끝내고 그만 가자."
"아이 미친년이! 맑음이 말이 말같지 않냐??!! 엉??? 아오 진짜 조그만게.!"
아까부터 날 못마땅하게 보던 맑음 이 옆 남자가 일어서더니 나에게 소리친다.
"넌 빠져. 우리문제야."
"뭐??!! 아오, 지금 이년이 뭐래냐?? 난 여자라고 안봐준다??엉?"
"시끄러. 난 윤맑음 데리고 가기만 하면되. 윤맑음 나가자. 나여기 너무 싫으니까 나가자. 어?"
"아씨바 이년이 누구보고 시끄럽데??!!! 아씨바!"
"닥쳐좀."
어디서 이런 깡이 나왔을까.
"아씨바! 이년이!!"
그남자가 담배 한모금을 내 얼굴로 후- 하고 불더니
상스러운 말과 함께 손을 번쩍 들어 날 때리려 든다.
그래, 차라리 한대 때리고 그만 꺼져줄래.
눈을 질끈 감았다.
한참을 감아도 나에게 느껴지는 고통이란 없었다.
슬며시 눈을 떴다.
"그만..."
맑음이다.
"그만.....전부다 담배꺼."
"아씨, 이새끼 왜이래? 손놔!"
"넌 좀 입다물어. 시끄럽다..."
맑음이는 날때리려던 남자의 손을 제지하여 잡은채로 말하고있었다.
그남자는 이제 한결 조용해진채 자리에 앉았고 맑음이와 나만 일어선채 서로를 쳐다보았다.
"빨리 안끄냐....꺼."
모두들 궁시렁대긴 했지만 담뱃불을 지져끈다.
맑음아. 갑자기 왜그러니...
우리 애기 땜에.....그래?
우리 애기 담배 연기 먹을까봐?
"윤.......윤맑음.....나갈꺼지?"
"너가 가. 여기 공기 안좋으니까 빨리가...."
"싫어. 나 안가. 너랑 같이 가지 않으면."
"그럼 그렇게 서있던가. 난 안갈테니까."
강하게 나오는데..
난 , 이미 너의 약점을 잡아버렸다 윤맑음...
아가야. 미안....조금만 5분만 있으면 쉬원한 바깥 공기 마실수 있으니깐
조금만 참아...
난 어서 빨리 맑음이를 데리고 나와야 하므로 어떤 수를 쓰기로 했다.
"윤.....윤....맑음....나, 어지러....나가....자......"
'풀썩'
최대한으로 말끝을 흐리며 맑음이게 말하고 바닥으로 쓰려졌다.
연기였지만......정말 어지러웠다.
맑음아..
어서 나 안고 밖으로 나가.
우리 나가자. 너 여기 있으면 안되.
절대로.
"........"
"............."
한동안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의외의 상황에 모두 놀랐을것이다.
맑음아...
너 나 안 데리고 나가?
원래같았음 놀라서 얼른 나 안고 나갔잖아......
왜 안그래?
.........
내가 그렇게 미워?
나 그렇게 무서워?
나 치떨려?
나 이제....
........
안사랑해?
"야......소녀야....야...이....하늘..죽지마....."
맑음이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맑음이가 날 엎는다.
맑음이의 몸이 떨린다. 심하게.
그래....나 믿어도 되지?
아직 너 나 사랑한다고..
"죽지마.....죽으면....나도 죽는다.....나도 죽을거다....이소녀....."
작게 중얼이던 맑음이의 등에서 나도 펑펑 울어댔다.
그러다가 폐 깊숙히 스며드는 차가운 공기에 드디어 숨통이 틔었다 생각하며 아가에게 말한다.
아가야............만약에.....만약에 우리 아가 태어난다면.....
나랑 아가랑 얘랑 엄청 .......멋진 가족되겠다....그지? 아가야....아빠 멋지지?
"어어? 윤맑음이. 가냐??"
여전히 등에 엎힌 채로 쓰러진 척을 하고 있는데 희윤 오빠의 목소리가 들리고.
맑음이는 그냥 대답없이 지나쳐 가버린다.
맑음아.
그만 떨어.
나 멀쩡하단 말야...
어느순간 나는 계속 울어서 맑음이의 얇은 긴팔이 다 적셔 놓았고.
맑음이의 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집으로 가는 어두운 골목에 다다랐다.
.........떨어지기 싫은데....
차라리 집에 도착하지 않았음 싶다.
"소녀야......"
"............"
"안 쓰러진거 다 알아. 대답....해..봐."
"응...... 어떻게...알았어?"
"너.....우는거 땜에. 옷젖은거 느껴져서 알았어."
".........그랬어?...옷...다 젖어서 미안..."
우리사이 원래 그런거 가지고 미안해하는 사이 아닌데....
정말 아닌데.. 오늘은 미안.
모두 다 미안...
".....몸은......괜찮은거야?"
여전히 날 엎고 걷던 맑음이가 묻는다.
"응....똑같아..."
"다행...이네."
"응. ....맑음아."
"..........."
"맑음아. 너 다시는 그친구들이랑 어울리지마. 다시 옛날처럼 막살면 안되."
"............"
"너 아버지 회사 경영 수업 받기로 했었잖아? 그거 계속해...응?
나땜에....... ......애기 땜에 인생 망치면 안되잖아......
너 계속 웃고 살아야지.....응?? 웃어...."
우뚝.
멈춰선 맑음이.
난 계속 우는 채로 의아한 맘에 애써서 맑음이의 등에서 내려섰다.
그리고 맑음이 뒤에 섰다.
맑음이가 말이없다.
웃어.
웃으라고 이자식아......
우는거.......아니지?
"웃으라니깐....."
"......
..........넌...그게 쉽냐. 웃는게...쉽냐."
........
윤맑음..
"넌...그게 할소리냐? 인생망치지 말라고?"
"........울지마..."
떨리는 목소리.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는 녀석인데.... 벌써 두번쨰 내앞에서 운다....
미안해.....
"내가 너 떠나고....우리 아가 지우라고. ....동의...그....지랄같은 동의 했을때.
이미 나 죽었어. 그래서 인생도 없어졌어. 망칠 인생.....같은거 없어. 그냥......사는거야...
죽지 못해 사는거야........"
"............흡.......
왜그래..........그러지마...그러지마."
나는 뒤에서 맑음이를 안으려다 그만뒀다.
나 이러면 정말 염치없는거니까.
아가 낳아서 예쁘게 잘 키우자는 맑음이 거절 해놓고 이러는거 정말 어이없는거니까.
"그러니까.... 앞으로 내일에 참견마라.....그냥 넌......아가 지우고...원래대로 살아....."
"...........흐읍....."
끊임 없는 눈물.
그리고 눈물이 피워낸 암흑.
나는 암흑속에 갇혀있다.
.
.
'통통'
.......!!!.......
내 배에서....
내배에서....통통 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진다.
하하...
아가니?
우리 아가니?
아가가 지금 엄마 배 찬거야?
그런거야, 아가야?
하아.....아가야....살아있구나....정말 내 몸속에.......내 몸속에서 자라고있구나.
아가야............아가...
"흐읍....하아......흑흑.."
오열.
감히 멈출 수 없는 큰 오열.
"소녀야.....하아...울지말라니까. 왜자꾸 울어. 나 맘아프게....왜계속 울어."
"맑음아.....하아흡...흑.."
맑음이가 뒤돌아 나를 본다.
맑음이의 머리칼이 보이고 눈이 보이고 코가 보이고 입술이 보이고...
내가 주었던 목걸이 가 ...... 보이고...
'통통'
또한번.....
또한번더....
내몸속을 울리는 우리 아기의 발길질....
아가야 못난 엄마가....아가가 느껴진다.
아가야.... 엄마 나쁜데 왜자꾸 이쁜짓해.
왜 그래......엄마 미워해야하는건데. 왜그래 아가야...
내 착한아가야....
"....울지마....안아줄수없잖아. 눈물 닦아줄수 없잖아."
"흐읍.....흑.... 맑음...아. 윤맑음."
"...........응. 소녀야."
"....우리아기.....발길질해. 내 발 찬다? 두번이나 찼다?"
"...하아......."
맑음아 왜 너도 울고 그래?
울지마.....
울지마..
"맑음아. 울지마.....울지마...아아.... 지금도 찬다? 하하하.. 아가가 내 배 찬다.
우리 아가가 살아있나보다. 정말 내 안에서 자라고있나보다...."
"........하아....소녀야........우리.......아기 못낳겠지? 안되지? 안되는거지....?
넌.... 꿈이 중요하니까. 넌 앞날이 밝은데.....우리 아가 낳으면 너 어두운거지....."
"........나........낳고싶어.........나 낳고싶은데.....안되....안되. 낳을수...없.....!!"
........!!!.......
'쿵쿵'
아가가 엄청 세게 내 배를 발로 찼다.
아가야.
나한테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거야?
너 못낳는다고 말하지 말라고?
그래.???
아가야 대답해봐.....
'쿵쿵'
또다시 아가가 찬다....
아.......
우리 아가가 다 들었구나. 엄마 못된 말 다 듣고 아팠겠구나....흡...
아가야...........낳아야겠다.
너, 낳아야겠다...
"........있지...맑음아. 아기가 그러는데....자기 낳으래. 낳아서....잘기르래."
".....이하늘.......하늘아..."
"낳자. 우리 낳자. 나 못지우겠어........도저히 못하겠어....아가가 느껴지는데....어떻게....지워..."
"하아........하늘아......고마워. 힘들텐데....고마워 나같은 못난녀석 아가 낳아주는거 고마워...
우리 아가 낳는거 고마워.........! 소녀야......울지마....사랑해.....울지마...."
".......나, 대학.....못가겠지?"
"........어....."
대학...
그동안 힘들게 공부했는데....
못갈거야 아마...
"그래도, 나 낳아. 우리 아가가 더 소중해. 대학 못가도 아가가 더 소중해."
".........소녀야 자꾸나. . . 감동시킬래?"
"난..너 사랑해. 윤맑음 사랑해. 우리 아가도. 우리 가족하자. ...."
"그래. 아씨....눈물자꾸나.....멋진것만 보여줘야 되는데...."
"쿡...멋져....걱정마."
"소녀야 사랑해....사랑하고 우리 결혼하자."
그렇게 1주일후.
나는 정식적으로 프로포즈를 받았고.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되었다.
내가 결혼을 할때 받아낸 약속은
1. 윤맑음 대학가기.
2. 할아버지에게 효도하기. 맑음이는 지나치도록 자신의 할아버지를 싫어한다.
3. 바람 피지 않기. 권태기 잘 극복하기 .
4. 이혼하지 않기.
5. 평생 이하늘 공주처럼 모시기
엄마는 펑펑 우셨다.
잘살라는 말과 함께 .
엄마 잘살게.....요. 나 잘살게. 우리 아기랑 나랑 맑음이랑. 우리 멋지게 살게.
&2년후
"소녀야....! 아가 응가쌌어."
"기저기 갈아"
"아...나 지금 얼른 회사 들어가봐야되는데...할아버지가 얼른와서 회의에 참석하래.
오늘만 소녀가 갈면 안되까요?"
"아....나....졸려..."
나는 아직 12시 인데도 쿨쿨 잠을 자고 있었다.
아우 졸리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일상. 행복하다.
일어나면 맑음이가 가볍게 모닝 키스를 해주고 커피를 끓여온다.
나는 향긋한 커피 몇모금을 마신채 다시 침대로 기어가고 맑음이는 회사에 후계자 학습을 받으러
가거나 학교에 간다. (맑음이 정말 죽도록 공부하여 대학에 붙었다. 장한 놈. 흐흐)
그리고 맑음이는 아가 침대로 걸어가 아가의 기저기를 갈아주고 아가에게 말한다.
'아가야 잘잤어?'
이게 나와 그 그리고우리 아가의 일상이다. 아침일상.
"응. 알았어. 내가 기저기 갈을게 소녀야 . 더 자. 졸린데 "
"으응. 알겠어. 기저기 나가서 갈아....냄새나.."
"피식- 응. 알겠어."
맑음이는 검정 정장을 슬림하게 차려입은채로 아기를 아가침대에서 들어 거실로 나간다.
기저기 하나를 들고.
행복하다.
우리 아가 지웠으면 큰일날뻔했다.
우리 맑음이랑 결혼안했으면 나 죽을뻔했다.
나는 맑음이가 잘하나 싶어 이불을 들추고 거실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보이는 광경은
푸웁- 웃겨..
"아가야 엉덩이좀 들어봐. 에에.. 왜이렇게 어렵지."
"응애응애-"
우리 아가. 쭈니는(이름이 윤준이다.) 울고있었다. 왜 아가를 울려??!
아무리 갈아도 잘 하지 못하는 윤맑음 자식.
아진짜 기저기 갈기 왜이렇게 못하는거야??
(사실 이 여자가 더 못한다. 기저기 채우는 법도 모르는 여자. 꼴에 엄마인.)
"야! 너 왜 애를 울려??!"
나는 급히 맑음이에게 달려가 기저기를 뺏어들고 기저기를 내가 차줬다.
난 엄청 빠른 속도로 편안하게 기저기를 채워줬다.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아가는 더 칭얼 칭얼 울었다.
엉망으로 매어진 기저기가 불편한 모양이다.)
"응애 응애-"
"야! 너 애기 울리면 어떻게?? 윤맑음 진짜 잘좀해!"
"....소녀야....."
갑자기 처량해진 눈으로 날 내려다 보는 남편인 녀석.
"아왜!"
"휴......우리 소녀는.....나보다 아가가 더 사랑하는거지?"
"당연하지! 난 우리 쭈니가 세상에서 젤로 사랑해!"
".....그럴줄...알았어..."
"당연한걸 뭘 물어! 원래 자식을 더 사랑하는 법이야!
대신 널 두번째로 사랑해"
쿡.
이자식 표정 급 시무룩해졌다.
나는 일부러 맑음이에게 모질게 대답했다. 무심하게.
최대한 아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면서.
".......응...알겠어....휴....그럼 너 남편....회사 간다. 갈게 안녕"
어라?
진짜 , 그냥 나가네?
어제까진 안기고 뽀뽀하면서 자길 더 사랑하는거 다 안다며 그랬었는데?
어제 까진 분명그랬는데.
'난 울 아가 쭈니를 가장 사랑해'
'흥.....나빠 달링...! 날 더 사랑하는거 다 알아!'
'아닌데. 난 울 쭈니가 젤 사랑스러워! 닌 두번째야.'
'아니야! 아니야! 날더 사랑해!'
뭐 대충 이런식?
근데 오늘은 정말 슬퍼보이는 표정으로 현관을 나선다.
아아, 대한의 아빠들은 다 저런 표정으로 출근을 할까?
새삼 우리 아부지가 생각나네. 아부지...!! 오늘 전화나 해야겠다.
"맑음아~"
나는 맑음이를 향해 큰소리로 불렀다.
맑음이는 현관을 열고 나가려다 내 부름에 뒤돈다.
"응..왜?"
"자기야~~"
"...하지마...소녀야..."
"자기야, 쑥스러워? 우리 부분데 자기라고 부르면 안되?"
"...... .......되..!.."
귀여운자슥.
맑음이가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깨물고싶다.
아직도 아가는 옆에서 응애 응애 울어댄다.
아가야 잠깐만, 엄마가 아빠 기운좀 차리게 하고 너 돌봐줄게!
"자기야~ 난 자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알지?"
"소녀야.......몰랐어."
"푸하하! 뭘몰라. 다 알고 있었으면서. 난 자기 밖엔 없어 알지? 난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그러니까 , 자 신랑 어서 출근 해! 기운 내고!! 오케이??"
"헤헤...나도 소녀야 너 0순위로 사랑해! ! "
"알지 당연히."
아, 인간 이하늘.
결혼하고 많이 닭살스러워 졌구나...
푸하하. 그래도 가끔은 이런 닭살을 부려줘야한다.
워낙에 이자식이 내 사랑을 갈구하는터라.
"그럼 소녀야 . 나 너 남편이니깐 출근길에 뽀뽀해줘!"
"......."
요구가 많아지네? 점점?
"뭐.....그래! 자기야!"
'쪽'
난 다가가서 맑음이 입술에 뽀뽀를 했다.
키스 . 죽어도 안한다.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일단 이놈 출근 부터 시켜야하므로.
"헤헤....소녀야 나 갈게. 나 오늘 후계자 수업 잘 받을게!"
"그래! 잘가 맑음아! 조심해."
"응 사랑해사랑해 소녀야 ."
맑음이는 현관을 열어두고 엘레베이터 버튼을 눌러놓고 다시 집에 들어와 아가 옆에 당당히 서며
말한다.
뭐하는거야 얘?
"아. 그리구 아가야. 아빠가 말하는거 잘들어야되? 엄마는 아빠를 더 사랑해. 아까 들었지?
그래도 너무 섭섭해 하진마. 엄마가 아빠 첫째로 사랑하는건 어쩔수 없어. 엄마랑 아빠는
서로 너무 사랑하거든. 헤헤.....아가야 울면안되 알겠지? 아빠 갈게 안녕~"
아......아..
아직 애다. 애야.
"자기야~ 달링~ 나 갈게~ 사랑해. 우리 아가도 안녕."
드디어 기가 살은 맑음이 놈이 나가고 나와 아가만이 거실에 남겨졌다.
나는 웃는다. 행복해서.
그리고 생각한다.
나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한게 아니다.
나의 꿈은 이루어졌다.
내가 사랑하는 맑음이와 우리 아가와 함께 이루어졌다.
맑음이의 약간 긴 갈색 머리칼과 큰 눈이 , 코가 입술이 생각난다.
내 맘이 따뜻해지고 난 조그맣게 말한다.
"윤맑음....진심으로 사랑해. 첫번째로 사랑해."
아가가 울다가 갑자기 웃는다.
그래, 우리 아가에게도 말해야지.
"준아. 너도. 너도 많이 사랑해. "
우리는 완벽한 가족이다.
나는 거실에 걸려있는 우리셋의 가족 사진을 보고 흡족히 웃는다.
그리고 준이의 똥기저귀를 다시 갈아줬다. 삐줄지 않게 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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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아이의 엄마니까.
비록 처음엔 고낙과 역경속에서 아이를 낳았지만 지금은 어느누구보다도 행복한 엄마이자 아내니까.
고난과 역경속에서 만들어진 가족이지만 지금은 어느 가족보다도 행복한 우리는 행복한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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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어떠신지.
요즘에 오랜만에 단편을 써서 왠지 스토리가 ..
그래도 나름 저대로 만족하는 ^^;;
읽으신뒤 코멘 부탁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