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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공(혜원, 서울 평인사 주지)
1) 도인의 평가 - 천안이 열렸다.
“중국에서 오신 고승께서 북한산 영취사에서 법회를 하신답니다.
극락을 다녀오신 대단한 스님이라는데 원장님도 함께 가시겠습니까?"
2001년 당시 나는 신설동에서 기공원(氣功院)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윤성순이라는 회원이 이야기 한 것이다.
나는 마음이 끌려 10월 28일 등산복을 입고 북한산 영취사로 향했다.
꽤 높은 곳에 있는 절이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였다.
중국에서 오신 관정 스님은 법회 전부터 나를 쳐다보셨는데 법회 때 갑자기 말씀하셨다.
“이 자리에 천안통이 열린 분이 와 있는데, 온 우주 법계를 관하고 있으며, 한국의 하이클래스입니다.
이 분은 앞으로 한국에서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이었다. 당시 나는 스님도 아니고, 옷도 등산복을 입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대중 앞에서 나를 지적해서 천안통이 열렸다고 해서 나도 적이 놀랐다.
당시만 해도 나는 침도 잘 놓고, 풍수지리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멀리 있는 사람도 알아보고, 몸 안에 무슨 짐승이 든 것까지 보는 ‘공도사’라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는 치기어린 생각이 떠올랐다.
‘처음 보는 나를 보고 천안이 열렸다니. 역시 도인은 도인을 알아보는구나!’
참석하는 사람이 많아 마정수기는 저녁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저녁에 몇 사람이 관정 스님을 따로 찾아뵈었다.
이때 내 차례가 되어 관정 스님과 마주했는데 먼저 나이부터 물었다.
“몇 살이냐?”
“44살입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혜안도 열리고 법안도 열리고 불안도 열린다.
그렇게 되면 말이 필요 없는 단계가 된다.
정토선염불을 열심히 하여라.”
그리고 특별히 나에게 넓을 굉(宏), 빌 공(空)자를 합친 굉공(宏空)이라는 법명을 내려주셨다
첫 번째 마정수기 (2001년 영취사)
고승을 친견하고 삼배를 하고 내려온 나는 감동을 감출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디 정말 도인이지 한 번 봐보자!’라는 호기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공원에 앉아 깊은 삼매에 들어가 관정 스님을 관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내가 이렇게 관하면 사람들이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문제가 있는지 바로 투시가 되어 짚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이 스님은 아픈 곳이 하나도 없지 않는가? 이 세상에 아픈 곳이 없는 사람은 없는데!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
관정 스님을 보면 구부정하고 엉거주츰한 자세인데 아픈 증상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고 모든 경락이 다 뚫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끈기 있게 밤낮으로 관하기 시작하였다.
‘아마 자시와 축시에 보면 보일 것이다.’
그래서 잠도 자지 않고 한밤중에도 관하였다.
과연 축시가 되니 관정 스님의 몸이 투시되었다.
고관절이 안 좋아 골반이 상했고, 간에 담석이 큰 것이 있었다.
‘이 스님은 이 담석 때문에 돌아가시겠구나.
그런데 이런 상태에 어떻게 활동을 하고 또 내가 관해도 그런 상태가 축시가 아니면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천체의 운행이란 사람의 혈이나 명당의 혈이나 모두 한 밤중에는 잠이 드는 것이 아닌가.
우주 운행이 쉴 때 스님도 쉬시는구나!
그렇다 이 스님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있다.’
아파도 기혈이 돌고 좌우가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룬 스님을 보게 된 것이다.
나는 이제 내가 가진 실력으로 스님을 검증하고 완전한 믿음이 생기자 말할 수 없는 환희심이 생겨나 정말 열심히 하기로 약속하고 또 결심하였다.
2) 정토선의 수행과 기공
얼마 뒤 바로 그 수행법을 실천해보기 위해 등원 스님이 수행처로 만들고 있는 강원도 영월에 있는 높은 산으로 갔다. 그때는 해발 750m나 되는 높은 곳에 작은 집을 하나 지은 상태였다.
나는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 모든 곡기를 끊고 단식을 하면서 정토선 염불을 시작하였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관정 스님이 주신 염불수행법은 사실 아주 간단한 것이었다.
두 번 큰 소리로 염불하고 두 번은 소리 내지 않고 찬찬히 속으로 염불하면서 듣는 것이었다.
이미 기공수련을 통해서 단전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하단전에서 자성염불이 되도록 하였다.
며칠 가지 않아 하단전에 염불이 들어가면서 얼마 안가 무의식으로 들어가 자연히 기가 트여 막힘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마치 그동안 기공으로 수련한 실력을 구슬로 엮어서 꿰는 것처럼 모든 것이 염불과 하나가 되었다.
나중에는 입으로 염불을 하지 않고 속으로만 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그리고 염불한다는 생각도 잊어버리고 마음만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쉽게 말해 공한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기공이란 12경락 소주천 대주천 우주의 기운을 수련하는 훈련이다.
인체의 기는 몸의 좌우가 만나는 한 가운데 선인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을 따라 도는데 이러한 기의 흐름이 바로 소주천(小周天)이다. 소주천의 흐름을 자유롭게 하면 이어서 대주천(大周天)의 기순환 수련을 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염불로 경락이 자연히 열리고 탁한 기운이 정화되고 일체가 공한 상태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염불 기공 합일이 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경지를 보게 되고 그 동안 수행한 기공은 부가적인 것이 되고 정토선이 주가 되었다.
나는 서울로 돌아온 뒤 다시 여래선원을 찾아가서 관정 스님을 뵈었다.
“정토선 수행으로 기공을 터득하였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보시더니 말씀하셨다.
“아주 좋은 것이니 만인에게 가르쳐라.”
정토선 기공을 만인에게 가르쳐라
짧은 기간에 완전히 새로운 수행법을 체험한 나는 그때부터 전혀 새로운 기공법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기공을 주업으로 하던 내가 이제는 염불을 통해서 기공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보기를 들어 기공에서 소주천이란 임맥과 독맥을 통해 기를 돌리는 것이다. 그런데 임독맥의 각 혈에 ‘나’ ‘무’ ‘아’ ‘미’ ‘타’ ‘불’을 한 글자씩 배당하여 그 글자를 따라 가며 염불을 하게 된다.
이전 기공 때는 숨을 마시고 내쉬면서 기를 올리고 내리고 했는데, 이번에는 나무아미타불 글자를 따라서 마음이 따라가니 자연히 기가 따라가서 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연습을 오래 하게 되면 염불만 해도 자연히 기가 돌게 된다.
두번째 마정수기 (2002년 여래선원)
단전 수련도 마찬가지다.
하단전 수련할 때 배꼽에서 항문까지 일직선을 긋고 그것을 세 토막으로 나누어 가운데 토막에다 염을 두고 염불을 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그곳에서 ‘소리가 난다’고 암시를 주라고 한다.
그리고 염불을 계속하다보면 그곳에서 진짜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것도 곡조가 붙여서 하니까 더 신난다. 그렇게 하면서 12경락(經絡) 임독맥(任督脈) 기경8맥(奇經八脈)의 오링 테스트를 해보면 막힌 것이 다 풀리니까 나쁜 기운도 싹없어진다. 기공만 가르칠 때보다 훨씬 빠르고 경계도 높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이교도들이다. 기공원에는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도 오는데 모두 ‘나무아미타불’을 하라고 하니까 따르기 어려운 사람들이 나왔던 것이다.
나는 수련생들에게 늘 강조하였다.
“아미타불은 더 할 나위가 없는 완성이다.
우리는 거기에 귀의하는 것이다. 최고의 결정이고 더 이상이 없는 부처님에게 귀의하면 그 기운이 어디로 오겠느냐. 그렇기 때문에 정토선을 하게 되면 완전히 부조화가 없어진다.
극락에는 치우치는 것이 없으니 체질이 없어진다.
소음ㆍ태음ㆍ소양ㆍ태양처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없어지고 공의 경지에 가니까 바로 극락인 것이다.”
나중에 서길수 교수가 준 관정 스님의 글 「우주적 깨달음」(정토와 선))에 더욱 정확한 개시가 있었다. “여러분 ‘나모아미따불(南無阿彌陀佛)’을 한 번 보십시오.
그 가운데 ‘아미따(阿彌陀)’는 ‘그지없는 빛(無量光, Amitābha)과 그지없는 목숨(無量壽, Amitāyus)’을 뜻하는데, 바로 끝없는(無限) 시간과 끝없는 공간을 가리키며, 끝없는 시간과 끝없는 공간은 바로 우주입니다. "
오로지 통일체(整體)이면서 동시에 ‘모두지만 몸통이 없는(整而無體)’ 우주만이 끝없는 시간과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끝없는 시간과 끝없는 공간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거기에 끝없는 시간과 끝없는 공간의 통일체인 큰 우주적 깨달음이 더 있어야 하는데, 나모아미따불 가운데 ‘붇다(佛)’가 바로 그 뜻을 가리키는 것이다. 또 ‘나모(namo, 南無)’가 있는데, ‘귀의(歸依)’라는 뜻으로, 만물중생과 대우주가 한 몸으로 모아져 있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사실은 뭉쳐서 이루어진 하나만 존재하기 때문에 뗄 수 없는 것으로, 모두 함께 ‘모두지만 몸통이 없고, 부분이지만 나눌 수 없는’ 통일체인 큰 우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아주 분명해진다.
여기서 나오는 부처님(佛)은 바로 ‘부처님이 바로 우주이고 우주가 바로 부처님’이라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나모아미따불’은 바로 우주적 깨달음임과 동시에 또한 우주를 깨달은이를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가장 참되고 틀림없는 진리이다.”
결국 기공에서 시작한 정토선의 완성은 아미타불로 시작해서 아미타불로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아미타불을 떠날 수가 없었고, 결국 나도 출가해서 아미타불 수행에 전념하는 사찰로 바뀌었다.
당연히 이교도들이 발을 끊으니 전에 비해 인원은 줄었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기공에서 이제는 생사문제를 해결하는 도량으로 바뀐 것이다.
3) 몸으로 깨닫는다 - 간배(艮背)는 8번째 혈
나는 관정 스님이 한국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기만 하면 찾아가 뵈었다. 그리고 마정수기만 해도 영취사, 여래선원, 망경산사 등에서 5번이나 받았다.
마정수기 하실 때 뭘 하시는지 모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선승들이 정신만 강조하고 육체를 중하게 여기지 않는 데 반해 관정 스님께서 몸으로 깨달아야 한다(身覺)는 주장이 크게 와 닿았고, 관정 스님은 성명쌍수(性命雙修)를 하셨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런 점이 기공을 하고 있던 나에게는 깊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영월 망경산사에서 법문하실 때 “근기가 높지 않아 바로 자성염불이 되지 않는 사람은 간배(艮背)에 염을 두고 염불해라”고 하셨다.
관정 스님이 나누어준 자료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다.
간배(艮背): 등 뒤쪽(背後)에 밥통(胃)과 바로 잇닿아 있는 7번째 골혈(骨穴): 수(水)와 화(火)를 알맞게 하여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하고(相齊), 원숭이처럼 뛰는 정신(神猿)과 말처럼 달리는 생각(意)의 활동을 억제한다.
그런데 나는 법회에서 분명히 8번째 혈이라고 들었다.
나는 이 부분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소홀히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배운 바에 따르면 일곱 번째 혈(穴)은 혈회(血會)라고 해서 피를 주관하는 혈이다.
그러나 8번째는 혈(穴)의 한의
서에 그 이름이 없으나 관정 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번민과 고통이 심하고 잡념이 많을 때 그곳에 의념을 두면 잡념이 없어진다.
한의서에 없는 혈을 짚으셨는데 바로 이곳은 오행으로 토(土)이고 췌장을 주관하며 사유(思)를 주관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8번째 혈에 염을 두면 잡념이 줄어들어 근기가 약한 분들도 쉽게 일심염불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세에는 근기가 높은 사람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와 같은 성명쌍수법은 아주 좋은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쉽게 간배를 찾을 수 있을까?
아주 쉽게 등 뒤에 있는 양쪽 어깨뼈(肩胛骨) 맨 아래쪽을 선으로 연결하여 등뼈(胸椎)와 맞닿는 곳이 바로 7번째 골혈이다.
그리고 8번째 혈이란 바로 그 아래인 것이다. 등뼈(胸樞) 1번이 대추혈(大樞穴)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 더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4) 계를 지키고 채식하여라.
출가해서 부처님을 모시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관정 스님이 법문하실 때마다 강조하셨던 말이다.
“계를 지키고 채식을 하여라.”
출가하기 전 나는 막행막식(莫行莫食)으로 고기도 먹고 술도 먹었다.
그러나 출가하면서 많은 것을 정리하고 새롭게 태어났다.
그런데 고기를 먹을 때마다 관정 스님의 말씀이 송곳처럼 내 마음을 찔렀다.
극락세계 유람기에서 관세음보살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관세음보살께서는 대답하셨다
“연꽃 하나하나가 시들거나 생기를 잃는 까닭은, 어떤 사람이 붇다를 처음 믿을 때 아주 경건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온힘을 다해 염불에 정진하면서 붇다가 될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은 연꽃못에서 싱싱하게 자라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게 된다.
그러나 한동안 부지런히 닦다가 마음이 게을러지고 믿는 마음이 흔들리면 염불만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는 10가지 나쁜 짓(十惡)이라는 나쁜 일까지 저지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의 연꽃은 조금씩 시들어 가는 것이다.
저기 꺾어져 시든 연꽃을 보아라.
바로 강서성(江西省)에 살았던 ○○○의 것인데, 그 사람은 처음에는 (불법에) 귀의하고 염불하였는데, 나중에 벼슬아치가 되더니 염불을 하지 않고, 도리어 5가지 냄새나는 채소(五辛菜 : 부추ㆍ파ㆍ마늘ㆍ달래ㆍ무릇)를 먹고 10가지 나쁜 짓을 저지르니 나라에서 사형에 처했기 때문에 연꽃이 말라 죽은 것이다.”
또한 관정 스님이 나누어주신 「수행법 안내(修行指路)」에는 더욱 자세하게 지도하고 계셨다.
수행은 계(戒)를 바탕으로 한다.
계를 밝은 구슬 같이 맑게 지켜야 하고, 계를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
어떤 한 가지 법문을 닦을 때 계율을 굳게 지켜야지 수행하여 빨리 도를 이룰 수 있다.
(1) 산 것을 죽이지 마라.
간ㆍ눈ㆍ혼(魂) 혼(魂)은 하늘의 기운을 타고 난 넋이다.
이 맑아지고, 지대(地大)가 공해진다.
(2) 도둑질 하지 마라.
허파(肺)ㆍ코ㆍ백(魄) 백(魄)은 땅기운을 타고 난 넋이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에 흩어진다(魂飛魄散)’이라는 말이 있다.
이 편안해지고, 풍대(風大)가 공해진다.
(3) 삿되고 음탕한 짓 하지 마라.
염통(心)ㆍ입ㆍ신(神)이 고요해지고, 화대(火大)가 공해진다.
(4) 거짓말 하지 마라.
지라(脾)ㆍ뜻(意)ㆍ식(識)이 집중되고(定), 법(法)이 공해진다.
(5) 5가지 냄새나는 채소와 술을 먹지 마라.
콩팥(腎)ㆍ귀ㆍ정(精)이 모이고, 수대(水大)가 공해진다.
나를 이루는 5가지 요소(色ㆍ受ㆍ想ㆍ行ㆍ識), 나에 대한 집착(我執)과 대상에 대한 집착(法執), 4가지 큰 요소(地ㆍ水ㆍ火ㆍ風)가 모두 공한 것이니 만 가지 것을 모두 놔버려라. 그리고 참구하라.
이런 관정 스님의 가르침은 늘 나의 마음에 남아 수시로 경책하고 정신을 가다듬게 하였다.
그런데 딱 하나, 고기 먹는 습을 버리지 못하였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기공원과 토굴 둘레에는 채식을 할 수 있는 곳이 단 한군데도 없을 정도로 삭막한 도시 한 가운데다.
그렇기 때문에 나가서 외식만 하면 어쩔 수없이 육식을 하게 되었고,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놀랍게도 출가한 도반들이 채식을 하려고 무진 애를 쓰는 나에게 가장 큰 방해자였다.
드디어 2014년 4월 26일 늦었지만 모든 육식을 끊고 채식을 하게 되었다. 우선 키는 작은데 살이 너무 쪄서 89㎏까지 올라가자 나는 불편해 하지 않은데 남이 불편해 하였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인광대사 가언록(김지수 옮김, 연지해외 서유 펴냄)을 읽다가 「채식은 지계와 자비 수행의 밑바탕」이란 제목에 관정 스님의 말씀과 똑같은 경고가 나와 있어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과 다른 동물은 모두 똑같이 피와 살로 이루어진 몸을 받았으며, 또한 똑같이 지각과 의식 있는 영혼과 심성을 지니고 같은 천지 사이에 살아가고 있소. 다만 숙세의 죄업과 복덕이 서로 달라 지금처럼 각기 다른 형체와 의식수준으로 나뉘었을 뿐이오,
내가 강하고 저들이 약하다는 일이 바로 전생 복덕의 보답이라고 내세울 수 있겠소?
그 복덕이 한번 다하고 나면 죄업의 과보가 눈앞에 닥쳐 다른 동물로 떨어지고 마침내 사람들의 부림을 받다가 살육을 당할 줄 누가 알리오?
그 때 몸으로 대적할 수도 없고 입으로는 말도 못하며, 마음속에 차오르는 근심과 두려움과 고통에 휩싸인 자신을 돌아보면서 고기를 먹은 게 큰 죄악이었고 고기를 먹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나찰임을 알게 될 것이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자기를 잡아먹지 못하도록 막고 싶어도 그 때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니 이는 자살에 비해 만 배나 더 참혹하고 끔찍스러운 짓이 분명하고. 어찌하여 이런 짓으로 그처럼 엄청난 재앙을 스스로 불러들인단 말이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어찌 그리도 어리석고 미혹되었단 말이오.
사람이 설령 만물이 피살 될 때 겪는 고통까지 생각하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독살될 때 원한이 심령 깊숙이 맺혀, 나중에 내가 그에게 피살될 것이라는 보복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이오?
또 하늘(자연)이 낳아 기르는 생명을 잔인하게 해치면 하늘이 장차 내 복과 수명을 빼앗는 것은 두렵지 않단 말이오?
그리고 우리와 만물은 함께 생사고행을 윤회하면서 시작도 없는 때부터 지금까지 때로는 그들이 우리 부모형제나 처자가 되기도 하고, 거꾸로 우리가 그들의 부모형제나 처자가 되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그들이 사람이나 다른 짐승으로 우리에게 살해당하기도 하고, 거꾸로 우리가 그들의 손에 살해되기도 하였을 것이오. 친척이 되기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하며 서로 사랑하고 서로 살해한 은혜와 원한을 차분히 생각해 본다면 부끄러워 살고 싶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둘러 참회하고 고쳐도 오히려 때 늦을 것이오.”
‘그렇다, 지금까지 나는 입으로만 말을 하고 실천이 부족했다.
그래가지고 무슨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는 부끄러움이 온몸에 엄습해왔다.
그래서 그날부터 바로 단식에 들어갔다. 5일 동안은 물도 안 먹고 버티고, 그 다음부터는 물만 마시고 21일간 단식을 마쳤다.
늘 하던 108배를 못할 정도로 어지러웠지만 나중에 가서는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져 내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1일 단식가지고 어찌 그 동안의 업을 다 씻을 수 있으련만 그래도 새로운 시작을 하였다는 자부심에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살아있는 생명을 먹지 않았다.
항시 괴로워했던 것을 빼버리니 기분이 아주 좋았다.
죽더라도 좋았다.
영양부족으로 이빨이 흔들렸지만 새로운 삶에 대한 희열이 더 컸다.
그런데 채식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바로 관정 스님이 오셔서 적어도 2일 동안 나와 함께 하시다 가셨다.
내 곁에 항시 계신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주 좋아하시며 진짜 어려운 일을 했다고 축하를 해 주셨다.
관정 스님은 입적하셨지만 이처럼 이심전심으로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5) 정토선에 대한 본격적인 수행은 이제 시작이다.
관정 스님이 나에게 굉공(宏空)이란 법명을 지어주셨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나는 임제종에 소속되게 되었다.
관정 스님이 나에게 “이 사람은 한국에서 감당할 수 없는 분이 될 것이다.”고 했는데, 믿기지 않았지만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었고, 그 말이 축복인지 괴로움인지 알 수 없었다. 2008년부터는 World Buddhist Summit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면서 ‘혹시 이런 것이 관정 스님이 예언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최근 서길수 교수가 관정 스님의 저작집인 淨土와 禪이란 책을 주어 읽어보니,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관정 스님의 인연은 내가 그 동안 수련한 경계를 한 치도 더 벗어나지 못한 초보수준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크게 놀랐다.
내가 일주일 동안 정토선 수련을 통해 다다른 경계가 마치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침소봉대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상 나는 관정 스님이 개시해 주신 수행의 맛만 보았던 것이다.
자성염불 단계에서 일념단계를 지나 내 영혼과 자성이 우주법계를 자유롭게 노니는 것이 무념단계였는데, 기공으로 쌓은 내공이 정토선 수행 일주일로 전환되면서 생긴 부사의한 현상을 마치 무념단계에 다다른 것처럼 생각하여 그동안 수행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무기(無記)에 빠져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토선 원리와 우주적 깨달음이라는 관정 스님 수행법의 진수는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우주 법계를 노니는 미래를 말씀해주셨는데 그런 큰 무기를 가지고 지구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관정 스님과 맺은 인연의 끈을 놓치지 않고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정토와 선이 배달되었다. 이것은 바로 내가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는 관정 스님의 초대장이었던 것이다.
극락 다녀온 관정스님과 극락 가는 사람들
보정 서길수
관정스님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모아미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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