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23구간★
1.산행구간 :백봉령∼석병산(1055m)∼삽당령
(지도보기)
2.산행거리: 17km
3.산행시간: 8시간50분(알바1시간 및 식사1끼, 휴식시간포함)
4.참가자 : 최중교, 권경연(=돼지처남)
5.산행일자 : 2002. 9/22(일요일)
6.날씨 : 지독한 안개와 안개비, 석병산직전부터 쾌청한 가을날씨.
7.산행코스별 고도
백봉령(780m)-생계령(640m)-석병산(1055m)-
두리봉(1033m)-삽당령(670m)
8.코스별 거리 및 시간
백봉령(42번국도)-(4.7km/2시간40분)-생계령-
(6.5km/3시간10분)-석병산-(1.5km/40분)-두리봉(斗里峰)
-(4.3km/1시간35분)-삽당령(35번 국도)
※백봉령-생계령 구간은 1시간 정도 지체됨(길찾기)
☞산행거리: 17km
☞산행시간:8시간50분
9.세부구간별 산행시각
백봉령(04:15)-42번철탑(04:25)/5분지체-자병산,석병산,두타산 안내판(04:30)-
석회석 채광도로(04:40)-야생식물 보호현황판(04:45)/(15분지체)-
자병산,석병산,두타산 안내판(05:10)-45(?)번철탑(05:18)-알바-
796봉/헬기장(06:15)-762봉/무덤1기(06:30)-생계령(06:55)/안내판/
휴식(07:05)-829봉(07:30)-노송/고사목(07:37)-전망대(07:40)/휴식(07:45)-
922봉(08:20)-931봉(08:32)-아침식사(08:35-08:50)-900.2봉/삼각점(09:08)-
고병이재/이정표(09:25)-908봉/헬기장/이정표(09:40)/휴식(09:45)-
무덤1기(10:15)-상황지미골 갈림길/이정표(10:20)-무덤2기-헬기장(10:26)-
수리봉,석병산 갈림길/이정표(10:28)-석병산/삼각점(10:30)-
상황지미골 갈림길/이정표-석병산/정상석(10:31)/휴식(10:50)-
수리봉,석병산 갈림길(10:52)-산림청 안내판/두리봉/헬기장(11:08)-
두리봉/상수리 고목나무(11:30)-866.4봉/삼각점(12:25)/휴식(12:35)-
공터/헬기장(12:43)-갈림길(12:55)-비포장도로(13:00)-삽당령(13:05)
10.산행기
42번 철탑부터 헷갈린다
새벽 3시30분 삼척시 하장면 동서 형님의 차로 임계사거리에서 42번 국도로
접어들고 백봉령 고갯마루에 도착한다(04:15).
자병산을 향한 들머리는 "어서 오십시오 아리랑의 고장 정선입니다"라고 새긴
대형 표석과 백봉령정상부의 간이 휴게소 사이 통나무 울타리 안으로 들어선다.
(표지석 우측 통나무 울타리 안으로 자병산 들머리가 있다)
공터 잡풀사이 조그만 소로길로 들어서니 이동통신 중계탑이라는 커다란
철탑이 있고 철탑 울타리 좌측으로 산길 오름이 시작된다.
빗물이 주렁주렁 달린 숲길로 들어서자 마자 "위험/수시발파"란 안내판이
나타나고 완만한 오름길 우측으로 무덤1기를 지나 오른다(04:20).
곧이어 능선마루로 올라서고 능선따라 우측으로 5분 정도 올라가니
아주 큰 42번 철탑밑에 도착한다(04:25).
짙은 안개로 번호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선답자들의 산행기로 판단한다.
철탑밑에서 곧바로 좌측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따라갔더니
금방 길이 없어진다. 아니? 길이 어디로 갔지????
다시 철탑밑으로 올라와서 윗쪽(진행방향 오른쪽)능선 잡목속으로 보이는
희미한 길을 따라 숲길로 들어가서 몇 미터 쯤 올라가니
"←석병산/자병산↑/두타산↓"라는 안내판과
"여기는 석회석 광산 구역입니다.--발파--위험 --직원의 안내---"등의
협박성 문구의 안내글도 있다(04:30).
(((주의)))
42번 철탑밑에서 곧바로 좌측 길로 내려갈 것이 아니라
42번 철탑밑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몇 미터쯤 더 올라가 자병산 안내판에
도착하고 이 안내판에서 곧바로 좌측 급비탈길로 내려가야 한다.
이것 땜시 42번 철탑밑에서 5분동안 우왕자왕했다.
가파른 흘 비탈길을 따라 내려간다.
어제 내린비로 상당히 미끄럽다.
잡목구간을 지나면서 새벽부터 찬물로 목욕을 한다.
대간길 좌측으로 물 소리가 들리고 짙은 안개로 인하여 지금 우리가
어떤곳을 통과하고 있는지도 구분이 안된다.
안부를 지나 조그만 언덕을 올라서니 자병산 채광지 비포장 도로가
나타나고 삼거리다(04:40).
채광지 도로 삼거리에서 대간길은 어디갔노?
아니? 43번 철탑은 어디갔노??
"저기 지나 왔잖아요!"
어??? 언제 지나왔지?(짙은 안개속이라 보지 못한 모양이다)
채광지 비포장 도로가 좌에서 우로 지나가고 도로 건너편으로 역시 비포장 도로가
갈라져 나가는 삼거리다.
채광지 도로에서 갈라져 나간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내려서니
임도는 물이 질퍽거리고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된다.
잠시후 임도 우측에 희미한 간판(?)이 하나 보이길래 다가가 보니
"야생식물보호현황"판이라고 해서 그림들까지 그려져 있다.
임도는 현황판 좌측으로 이어지고 완전 풀밭이고
현황판 우측 뒤로 뚜렷한 숲길이 보인다(두곳다 리본은 안보임).
일단 우측 숲길로 올라간다.
한참 앞서가던 돼지처남 왈, "어? 무덤이다!"한다.
아! 이길은 이 묘지로 올라오는 길이구나!
다시 빠구해서 야생식물 보호현황판으로 되돌아 내려온다(04:45).
오늘 산행거리 짧다고 포항에 동생들하고 하산주 하기로 했는데
초반부터 자꾸 늦어지내.
야생식물 보호현황판 좌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잡풀구간을 리본이 있나 하고 눈 여겨 보며 올라가지만 안 보인다.
그래! 43번 철탑에서 이어지는 전선줄이 희미하게 보이니 저 줄만
따라가면 44번 철탑으로 가는 것이 맞겠지!
임도는 점점 가파른 오름길로 바뀌고 호흡이 거칠어 질 무렵
앞서가던 돼지처남 "표지기도 있고, 안내판도 있내요!"한다.
44번 45번 철탑은 어디에?
백두대간 리본들이 줄줄이 달렸고 42번 철탑에서 본것과 같은
"←자병산/↑두타산/석병산→"라는 안내판이 세워진 지점이다(05:10).
이 지점 근처 어딘가에 44번 철탑이 있을 것 같은데
안개가 너무 짙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아예 전선도 보이질 않는다.
안내판 지점을 지나자 곧바로 대간리본들이 우측 숲길로 유도한다.
임도와 숲 길에 교대로 붙은 리본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능선마루에 큰 소나무가 있는 쉼터(?)를 지나고(05:15)
완만한 내림길에 철탑(45번?) 밑을 지나게 된다(05:18).
철탑 중간쯤에 번호판은 보이지만 안개 때문에 숫자를 볼수가 없다.
또 다시 임도와 숲 길이 교대로 나타나니
선답자들의 리본이 없으면 진행할 엄두를 못 내겠다.
아니? 오늘 정말 왜 자꾸 이러나!!
언제 부턴가 넓은 임도만 계속 따라가고 있다.
임도 좌우로 골짜기 같은게 보인다.
안개가 조금 걷히는가 싶더니 임도 좌 우으로 높다란 능선이 보인다.
아니? 지금 우리가 가고있는 길이 이상하다?
"야! 경연아! 니 리본 봤나?, 오른쪽에 저 능선을 뭐고??"
한참을 진행하면서 리본을 찾아보지만 눈에 띄지를 않는다.
다시 빠꾸다!
오늘 정말 왜 이러나???.
초반에 한 두번 길 찾기에 시간 쪼금 허비했다고
평지길(?)에 악세레다를 조금 밟다보니 또 길을 잘못 들었다.
10여분을 부지런히 되돌아 오다보니 좌측으로 리본이 한 주먹이나 붙었다.
임도를 벗어나 우측 796봉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의 리본을 보지 못하고
직진으로 임도만 보고 계속 따라 내려간 것이다.
아! 오늘 왜 자꾸 이러나????
임도를 벗어나 우측 796봉 오름길을 시작한다(05:58).
서둘러 되돌아 오다 보니 다리에 힘이 빠졌고,
힘이 빠진상태에서 796봉 오름길은 상당히 힘이든다.
평시 같으면 20분 정도 오름길은 별 것 아닐텐데----
란탄불빛이 희미해 진다. 날이 밝아 오고 있다.
마침내 796봉 헬기장에 올라선다(06:15).
날은 밝았지만 짙은 안개는 여전하다.
숲 길을 따라 걷는다.
묘터가 제법 넓은 무덤이 1기 있는 762봉을 지나고(06:30)
무명봉을 하나 더 넘어 생계령에 도착한다(06:55).
"석병산←(6.25km)-생계령(해발640m)-(5.6km)→백봉령"란
안내판이 있다.
( 백봉령과 석병산사이에 위치한 생계령 전경)
오늘 처음으로 휴식을 취한다.
알바한 덕택에 시간도 많이 지체되었지만 자꾸만 서둘다보니
휴식도 못하고 몸은 더 지친다.
배 하나를 바위 모퉁이에 쳐서 반으로 나눠 돼지하고 먹는다.
돼지는 벌써 또 일어난다.
지넘이사 가던둥 말든둥 나는 좀 더 쉬어야 겠다.
생계령을 출발(07:10)
다시 힘든 오름길이 시작되고 언제부턴가 허벅지가 쓰리다.
어제 오늘 계속 적은 옷, 젖은 신발을 신고 산행한다.
백두대간 시작하고 참말로 희한한 산행을 다 해본다.
그전에는 비오면 안가고 더우면 안가고 그랬는데----
능선이 왼쪽으로 휘어져 오르며 힘겹게 오르고 또 올라
마침내 지도상의 829봉에 올라선다(07:30).
많은 대간리본들이 붙었고 빈 소주병 한 개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꼽혔다.
829봉에서 방향이 우측으로 꺾어져 내려가더니 능선이 평탄해지고
쓰러진 고사목을 넘어 노송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도상의 노송지대다.
노송지대가 끝나면서 곧이어 우측으로 탁 트이는 전망대에 도착한다(07:40).
전방으로 짙은 안개위로 이름모를 봉우리들이 솟아 있고
좌측(서쪽) 저 만치는 우뚝솟은 922봉이 가파른 언덕위에 앉은 듯 하다.
"그냥은 저 봉우리를 못 올라가겠다.뭐라도 먹고 가자!"
빵과 우유로 영양을 보충하고 출발한다(07:45)
가파른 내림길에 이어 안부에 도착하고(07:55)
922봉 가파른 흙 비탈이 등장하고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르기를 2-3번 한 후에야
바위가 듬성듬성 앉은 922봉 정상에 올라선다(08:20).
잠시 한숨 돌리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말린다.
이내 추워진다.
추워서 밥도 못 먹겠다
922봉 바위턱을 몇 미터 정도 내려오면 곧바로 좌측으로 뚜렷한 갈림길이
보이지만 대간리본은 우측 아래로 주렁주렁 붙어있다.
좌측길은 964봉으로 이어지는 길인가 보다.
922봉부터 931봉사이는 좁은 칼날같은 능선날등을 타고
잡목구간을 비집고 지난다. 나뭇가지들이 가방을 잡는다.
931봉 역시 날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뭔 나문지 몰라도
새까만 콩알만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렸다(08:35).
931봉을 지나면서 능선폭이 점점 넓어진다.
평탄한 내리막길 바람이 없는곳을 찾아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출발한다(08:50).
큰 부담없는 완만한 능선길에 이어
"434재설 77.건설부"등이 새겨진 삼각점이 박힌 900.2봉에 올라선다(09:08).
완만한 내림길에 이어 펑퍼짐한 안부에 도착하니(09:25)
"고병이재/↑헬기장15분, 능선쉼터50분→"라고 새긴 이정표와
"백두개간과 석병산"이란 대형 설명판이 세워져 있는데,
바위가 병풍을 펼친 듯 하여 石屛山이란 내용이 들어있다.
이지점이 지도상의 석회동굴을 거쳐 성황댕이로 내려가는 길 같다.
(고병이재 이정표와 안내판)
언제부턴가 잡목 사이로 햇볕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더워지기 시작한다.
다시 흙 비탈 오름길에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잠시후 잡목 우거진 908봉 헬기장에 올라서니(09:40) 햇볕은 활짝하고
"헬기장(908m)/골뱅이재 10분, 일월봉 1시간15분"라고 새겨진
좀전의 고병이재와 같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근디? 골병이재는 어디고 일월봉은 떠 어딘가?
골병이재는 고병이재를 말하는 것 같은디?
석병산 봉우리가 두 개라더니 일월봉과 이월봉이 있는가?
지도를 펼쳐보니 1시간 거리에 석병산이 있구나!
헬기장을 지나 곧바로 석병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진짜(?)908봉 정상이다.
바위가 병풍을 펼친 듯 하다더니??
(908봉에서 바라본 석병산-앞은 육산처럼 보이나 뒷쪽은 암벽과 암봉임)
아~! 석병산에서---
908봉을 지나 완만한 비탈을 내려 안부로 떨어져 내리고
다시 석병산 오름길이 시작된다.
오름길이 완만해 지는가 싶더니 무덤1기를 지나고(10:15)
곧이어 "상황지미골→2시간30분/↑일월봉(석봉산정상)15분/헬기장↓1시간"란
이정표가 세워진 상황지미골 갈림길이다(10:20).
지도상으론 성황댕이로 내려가는길 같은데?
잠시 후 다시 무덤2기가 있는 묘지를 지나고 헬기장도 지난다(10:26).
곧이어 두리봉-석병산 갈림길에 도착하니(10:28)
"←두리봉/↑일월봉 5분/↓헬기장 1시간10분"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몇 분 후 삼각점(77.건설부)이 있는 석병산에 올라선다(10:30).
북쪽 건너편에 "석병산1055m" 정상석이 세워진 암봉이 또 하나 있고
두 암봉 사이 안부엔 "상황지미골 2시간30분/석병산↑(정상석 有)"
이정표가 있고 오른쪽 아래로 뚜렷한 갈림길이 있으며
좌측으론 조그만 돌탑도 하나 보인다.
(석병산 정상에서)
석병산 북쪽 발 아래로는 바위 절벽에다 암괴들이 불쑥 솟았고
눈을 조금만 들면 북서쪽으로 두리봉이 지척이고
멀리 남쪽으로 두타 청옥 고적대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동해바다의 물결이 보이고 파도소리까지 들릴 듯 하다.
이틀동안 빗속에, 안개속에 파묻혀 지나온 고행(?)을 한 순간에 날려 보낸다.
젖은양말과 젖은--까지 다 벗어 버리니 원시인이 따로없고
거풍보다 더 좋다(=따라하지 마슈??).
아! 진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신발과 양말만 빼고 나머지는 다 말랐다.
20여분이 후딱 지나간다.
진짜 두리봉은 어디에??
(가운데 둥그스럼한 봉우리가 두리봉이죠?)
배낭을 짊어지고 두리봉갈림길로 다시 되돌아 나온다(10:50).
이정표를 보면서 오른쪽(서쪽) 갈림길로 접어드니 완만한 내림길로 변하고
능선을 잠시 이탈해 좌측 사면으로 내려서더니 잠시후 다시 능선으로 올라선다.
완만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잡초 무성한 헬기장이 있고,
"삽당령←(북쪽/3.9km)-두리봉(해발1033m)-(1.5km)석병산→"라고 새겨진
산림청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다(11:08).
산림청 두리봉(?) 즉 지도상의 무명봉에서 다시 방향은 오른쪽으로 꺽여
꿀밤들이 툭툭하고 떨어지는 완만한 능선 내림길이 펼쳐진다.
다시 완만한 오름길에
두리봉 같다는 봉우리를 하나 지나며(11:20) 방향이 좌측으로 휘어지고
평탄한 능선길에 또 다시 좀더 높은 완만한 봉우리에 올라서니(11:30)
아름드리 상수리나무(=꿀밤)가 많이 있고 이번엔 능선이 우측으로 휘어지며
고목처럼 생긴 도토리나무가 아주 많아진다.
지도 시간상 이 도토리 천국인 지금 이곳이 두리봉 정상이다.
구슬만한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리고
배낭위에 까지도 몇 개 떨어진다.
또 다시 봉우리를 하나더 지난다.
석병산의 병풍 같다는 암벽을 카메라에 담아 보려고 석병산 출발이후
수시로 뒤돌아보곤 했으나 나무 숲에 가려 끝내는 담지를 못한다.
비록 석병산 병풍바위는 못 담아도,
달려도 좋을 정도의 두리봉 내림길을 아주 편하게 걷는다.
여기저기서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를 반주삼아 너무나 낭만적인(?)길을 걷는다.
맑은 가을날 나무숲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햇볕을 받으며---
그러다 혹시나 머리에 꿀밤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다 피식 웃는다.
꿀밤에 대가리 맞아 혹 날까봐??(~~~ㅎㅎㅎ).
"야! 돼지야!, 헬기장에서 뭐 좀 먹고 가재이?"
뭔가를 생각하며 걸어야 할 그런 분위기에 빠져 한참을 가고 있는데
부지런히 달려가던 돼지 처남이 앉아서 기다린다.
대간길에서 우측으로 약간 비켜난 봉우리 공터에 앉아있다.
"와?"
"여가 시원하이 존내요!, 아까 뭐 좀 무꼬 가자매요?"
"그래! 뭐 좀 묵고가자! 이제 다 왔는기나 마찬기지다"
"어?, 이게 뭐꼬? 삼각점아이가? 그라마 이기 팔머선봉이구나!"
"438 재설"이란 삼각점이 박힌 866.4봉이다(12:25).
부담없는 발걸음에 헬기장이 지척이구나(12:43).
그런데 헬기장 좌측이 태풍 루사가 훔쳐 갔는지 확 쓸려 내려갔다.
까닥하면 산사태가 난 절벽으로 떨어지겠다.
헬기장에서 좌측(=서쪽)으로 이어지는 내림길을 따라간다.
한참을 이어가던 능선마루에 우측90도 방향으로 갈림길이 보인다(12:55).
직진 방향으로 길은 뚜렷하나 리본이 하나도 없고 나무막대로 막아두었고
우측 급 비탈 내림 길로는 리본이 주렁주렁 달렸다.
(누구누군 여기서 직진 했지아마????(~~~ㅎㅎㅎ)
능선을 버리고 리본을 따라 우측 급비탈 흙 길을 조심조심 내려간다.
상당히 가파르다.
앗차 하면 미끄러져 넘어 지겠다.
로프라도 걸어 두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가파르다.
곧이어 비탈이 완만해지고 개울물이 우측에 지척이다.
비포장 도로에 내려서고(13:00)
리본을 보며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따라 내려간다.
차 소리가 지척이다.
다리(?)를 지나자 마자 우측 숲으로 리본을 따라 들어가고
곧바로 임도로 내려서며,
삽당령 간이 휴게소 옆 임도에 쳐진 바리케이트를 통과한다(13:05).
"여기는 삽당령 정상입니다/해발680m"라는 대형 안내판을 지나
35번 도로를 횡단하여
닭목령 입구에 주차해둔 갤로퍼에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삽당령 간이 휴게소로 간다(13:15).
(닭목령 들머리에서 바라본 삽당령 간이 휴게소)
"백봉령서 여덟시 십분에 출발 했심더! 볼일도 걸어 오면서 해결 했지예!"
"내일은 삽당령서 진고개까지 도전합니다!"
돼지처남은 넋을 놓고 쳐다보고만 있다.
무슨 얘긴가 하면,
오대산 노인봉대피소 성량수씨 18일 연속종주를 지원했던 정주교라는
사람의 목소리다.
이 사람이 어떤 사연 끝에 처음으로 백두대간 일시종주를 시작해서
오늘이 23일째 란다.
몇 년전에 이미 대간을 마친 "분실물/김종길"이란 서울의 모 체육관 관장이
중간지원을 하고있고----
이 정주교라는 사람이 오늘 우리가 8시간 45분이나 걸려 지나온 거리를
5시간만에 왔단다.
그리고 내일은 무려 당일 50km구간에 도전한단다.
삽당령 전속주라는 동동주 잔이 오고간다.
대간의 얘기가 오간다.
"그래! 당신도 23일째고 우리도 똑같이 오늘 이 구간이 23일째다, 똑 같네 뭐?"
돼지처남이 전병 한사라에 동동주 한병을 다시 가져온다.
혼자서 23일 살다보니 대간사람 만나니 너무너무 반갑단다. 좀 놀다 가란다.
주문진에 올라오면 꼭 전화 하란다.
오대산 노인봉산장 가거던 전화하란다.
기념사진 한판 찍잔다.
(좌측부터 최중교,김종길,정주교,권경연)
야! 돼지야 일어서라!
3시다!
진을 친지 2시간이 다 되어간다.
미련을 뒤로하고, 삽당령을 출발한다.
임계를 거쳐 하장면 동서집을 거쳐 태백-현동-영양을 거쳐
갤로퍼는 힘차게 포항으로 달리는데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진다.
2002년 10월 1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