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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이야기꾼이 될 수 있다.
두서없는 설명이나 너무 건조한 이야기는 듣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의미 전달이라는 목적 달성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이야기를 구성한다면, 그리고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주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게 되면, 당신에게 멋진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바로 당신이 최고의 스토리텔러로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인지심리학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박사는 “모든 지도자들은 위대한 이야기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한마디는 스토리텔링(이야기하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정보와 이야기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당신이 접해 온 수많은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그리고 당신이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 중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공감을 준 것은 어떤 이야기였는가? 이렇게 되짚어 보면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스포츠가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 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그중에서도 우리 국민에게 가장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던 경기는 야구 결승전일 것이다. 그 속에 ‘스토리텔링'의 진수가 있으니 그날의 경기를 돌아보면서 스토리텔링의 정수를 찾아보자.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도 이제 좀 진정된 듯하다. 가장 감동적인 경기를 꼽아 보자면 아마도 폐막 하루 전에 있었던 한국과 쿠바의 야구 결승전이 아닐까? 눈물겨운 여자 핸드볼의 투혼도 감동적이었지만 극적인 반전으로 대미를 장식한 야구 결승전은 베이징 올림픽의 백미였다.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는 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의 순간 그리고 변화다.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 이 다섯 가지 요소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 마지막 경기 장면 하나 하나가 떠오를 것이다. 이승엽의 선제 홈런, 류현진의 호투, 심판의 편파 판정과 마지막 더블아웃에 이어 선수들이 운동장으로 뛰쳐나와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까지……. 장면 하나하나가 눈에 선하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다니! 당신의 또렷한 기억들은 이 경기가 바로 최고의 이야기였다는 증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자, 그 가슴 뛰던 이야기 속으로 다시 돌아가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를 적용해 보자.
하나. 이야기에 녹아 있는 열정
국민타자 이승엽은 다시 한 번 국가대표팀 맏형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는 경기에 앞두고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후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어디 이승엽 선수뿐인가? 시원한 장타를 선보인 타자들과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능가하는 투수들의 호투, 그리고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서 엿볼 수 있었던 우승에 대한 강력한 의지. 국민들은 차츰 선수들이 보여 주는 ‘열정'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모든 구기종목이 아쉬운 마무리를 한 상황에서 매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원동력인 야구대표팀의 열정은 국민들을 한자리에 모여 응원하게 만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둘. 이야기를 이끄는 영웅
명장 김경문 감독.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최고의 감독이라는 계보를 잇는 또 한 명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순간에 휘둘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과 선수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는 이번 대회를 통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약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겁없이 공을 뿌려 대는 류현진 투수의 패기는 단연 으뜸이었다. 그리고 이승엽, 김동주, 이대호 등의 거포를 중심으로 대회 내내 멋진 타격을 보여 준 여러 타자들까지……. 한마디로 이번 야구팀의 멤버들은 ‘영웅 종합 선물 세트'였다. 사람들은 이들의 활약으로 경기 중계가 있을 때마다 TV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영웅들은 드라마틱한 야구 금메달 이야기를 하나씩 써 나갔다.
셋. 극복해야 할 장애 요인, 악당
결승 직전까지 일본의 호시노 감독은 공공의 적이었다. 하지만 호시노, 아니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능가하는 ‘악당'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결승전의 주심이었다. 그의 어이없는 편파판정은 선수는 물론 뜨겁게 응원하던 국민들마저 분노하게 했다. 조금씩 쿠바의 손을 들어주던 그가 9회말이 되자 노골적으로 쿠바의 손을 들어줬다. 실력부족이 아니라 편파 판정때문에 졌다면 이런 차별을 누가 용인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이런 국제적인 대회에서! 하지만 그런 요소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 이야기에 더욱 빠져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결국에는 장애물을 넘고 악당을 물리쳤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게 된 것이다.
넷. 깨달음의 순간
강민호 포수의 퇴장과 진갑용 포수, 정대현 투수의 등장. 사기가 꺾일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다했다. 이제 이 난관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그들을 제압할 수밖에 없다! 잠시 흔들렸던 선수들은 마음을 다잡는다. 정대현 선수의 연속 스트라이크! 혹시나 하는 우려를 했던 우리 모두는 그들이 해낼 것임을 믿는다. 바로 이 순간,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있음을 알게 되고 그 힘을 발휘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깨달음의 순간'은 우리 뇌리에 깊은 자극을 남겼다.
다섯. 감동적인 우승과 세상의 변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마지막의 더블아웃으로 우승을 향한 험난한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올림픽 야구 금메달 획득!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서로 얼싸안고 태극기를 흔든다. 외신들은 “한국 야구가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며 세계 최고임을 인정하는 뉴스를 쏟아 낸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뜨거운 열정이 다시 깨어남을 느낀다. 그런 모든 ‘변화'는 바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영웅들이 우리에게 선사한 것이었고, 동시에 우리 역시 꾸준히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주역임을 알게 되었다.
자, 이제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가 이해되었는가?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주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보라. 이야기의 영웅은 당신 자신일 수도 있고, 당신이 판매하는 상품이 될 수도 있다.
당신(영웅)이 열정적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이 평탄하기만 하다면 흥미는 반감된다. 결국 악당이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해 주는 요소이다. 당신의 이야기에서 악당이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사회제도나 기후 등 다양한 상황일 수도 있다. 그 악당, 즉 장애 상황을 돌파할 방법을 찾는 그 깨달음의 순간에 이르면 당신은 이야기를 마무리할 해결책을 찾고, 당신이 바라던 변화된 결과, 즉 해피엔딩으로 이야기의 막을 내리게 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두서없는 설명이나 너무 건조한 이야기는 내용을 떠나서 듣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의미 전달이라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게 한다. 이제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요소를 찾아 재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당신이 만든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그에 맞춰 흥미진진하게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가진 ‘열정'만큼 멋진 ‘변화'가 찾아 온다는 것이다.
당신이 사내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날을 꿈꾸며 도전해 보자!
디지털 시대 전략은 스토리텔링으로.
1. 호모나랜스(Homonarrans. 이야기하는 사람)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말하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즉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인 호모사피엔스'와 ‘이야기하는' 사람인 '호모나랜스'의 두 모습을 띄고 있다.
대한민국의 2008년 新디지털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왕성하게 생산하고 공유하는 '디지털 호모나랜스'로 거듭나고 있으며, 디지털 공간은 무한한 스토리텔링 공간이 되고 있다.
2. '디지털 호모나랜스' 의 특징
1) 적극적 탐험자
디지털 호모나랜스는 이미 알려져 있는 파리의 에펠탑, 로마의 콜로세움보다는 골목골목 숨겨진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어한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관심있게 보며, 새로운 정보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배낭족'에 비유할 수 있다.
2) We Media 선호
디지털 호모나랜스는 해당 상품의 홈페이지보다 소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인 'We Media' 즉, 제품리뷰사이트의 소비자상품평을 더 신뢰한다. We Media는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면서 문화를 공유하는 하나의 공동체로 발전해 나간다.
3)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구성
디지털 호모나랜스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들은 디지털공간에서 만난 이야기를 재조합해 자신의 이야기로 재창조해가는 '재가공자' 라고 할 수 있다.
4) '나'를 이야기 중심으로 해 적극적으로 자신 표현
디지털 호모나랜스가 만드는 이야기에는 늘 '자신'이 중심에 있다. 이들은 인터넷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온라인에서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표현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3. 디지털 호모나랜스와의 소통 전략 '디지털 스토리텔링'
1) 디지털 호모나랜스가 선호하는 브랜드와 스토리텔링
아날로그 시대 소비자들은 완벽한 모습의 브랜드를 선호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구사하는 완벽한 기승전결 구조의 스토리에는 소비자가 관여할 수 없는 틈이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공간에서 소비자들은 텍스트, 사진, 애니메이션, 동영상, 3차원 그래픽 등 무한한 형식으로 시시각각 패러디하고 변형시킨다. 이들은 완벽한 브랜드보다 일상에 와 닿는 친숙한 모습의 브랜드를 선호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
2) 디지털 스토리텔링 마케팅 고려사항
① 화두: 소비자들 스스로의 이야기
디지털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 맥락부터 파악해 소비자의 일상 속에서 브랜드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 나가야 한다.
미국의 7분 짜리 온라인코미디 시리즈인 'In the Motherhood'는 엄마들의 경험담을 공모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해 미국 전역엄마들의 높은 인기를 얻었다. 제작을 지원한 유니레버와 스프린트 등은 간접적으로 프로그램 내에 브랜드이야기를 녹여 내 브랜드선호도가 올라갔다.
② 공간: We Media
디지털 호모나랜스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곳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소중한 것들을 모아둘 수있는 나와 우리만의 공간인 'We Media'이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이야기할 수있도록 다양한 포맷의 이야기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③ 방법: 소비자 이야기 경청과 활용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비자 참여이벤트들의 효과를 클릭 수, 다운로드 수, 이벤트 참여자수로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과 대화를 시도한다고 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이야기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존슨 소다'는 'Cool'을 브랜드 아이덴터티로 정하며 소비자들의 'cool' 한 이야기가 담긴 이미지를 공모했다. 소비들은 자신이 보낸 이미지가 제품라벨에 사용되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의 'Cool'한 이야기를 브랜드 아이덴터티로 연결시킨다는 명확한 청사진을 정한 존슨 소다는 소비자의 이야기를 향후 브랜드아이덴터티에 적극 활용했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 성공 사례
1) 지펠 '샐러드 송'
지펠의 모델 윤은혜가 녹음한 뮤직비디오 '샐러드송'이 가수컴백 논란을 일으키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동영상은 입소문이 퍼지면서 노출된 지 이틀만에 각종 사이트에서 인기 검색 1위를 차지했고, 디지털 소비자들은 윤은혜의 샐러드송 파트너가 이동건이라는 사실까지 적극적으로 검색해서 찾아냈다.
2) 폰 카메라 'Troika'
삼성전자의 폰 카메라 'Troika' 홍보용 동영상에는 혁신, 품질 등의 전문 용어가 단 1초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제품을 가지고 노는 방법 등을 소개하며 놀이 도구로서의 폰 카메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3) 롯데삼강 빠삐코 '빠삐놈'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OST를 합성해서 만든 롯데삼강 빠삐코 CM송 '빠삐놈'은 다양한 소재로 끝없이 변형되고 재생산됐다. 1988년에 등장한 빠삐코 CM송은 이야기 재료를 모아서 재구성하는 디지털 소비자들에 의해 기업의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40% 매출 증대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4) 영국 캐드버리 초콜릿 'Drumming Gorilla'
2008 칸 광고제 필름부문 대상을 수상한 영국 캐드버리 초콜릿 광고에는 제품에 대한 언급 없이 드럼을 연주하는 고릴라만 등장한다. 이 엉뚱한 광고는 방송을 타자마자 화제가 되었고, 은연중에 제품을 스토리에 노출시킨 전략은 적중해 브랜드 호감도가 크게 높아졌다. 디지털 공간에서는 브랜드가 아닌 이야기의 맥락이 우선시 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사례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무조건 이야기 거리만 제공하고 만들어 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브랜드마케팅연구소 홍지영 박사는 "브렌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소비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브랜드와 연결할 수 있는 '핵심 이야기(Umbrella Story)'가 있을 때 디지털 소비자들은 이것을 중심으로 더욱 활발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정보사회 이후를 준비하라”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 박사가 10년 전에 던진 충격적 발언이다. 그는 정보사회 이후의 세계를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정의했으며, 이 ‘꿈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꿈을 만들고 구현하고 체험하는 것이 산업의 중심이요, 부가가치를 낳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롤프 옌센 박사는 꿈이란 곧 이야기이고,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다니엘 핑크는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여섯 가지 능력을 주목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그는 미래사회의 최고 리더는 스토리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스토리텔링은 우리 사회의 중요 화두가 되었다.
스토리텔링 왜 중요한가?
출판,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스토리텔링 자체가 주 업무인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 경영이나 신제품 개발, 마케팅, 광고, 홍보 등의 분야에서도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미 드림 소사이어티가 도래했고, 스토리텔링 능력이 핵심가치인 사회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자칫 ‘현상(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현상)'을 가지고 ‘근거(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생각을 다듬어야 한다. 스토리텔링, 정말 왜 중요한가?
무릇 인간의 삶은 문제해결 과정의 연속이고, 인간이 일을 한다는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만드는 재화는 소비자의 욕구와 니즈라는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존재의의를 갖는다. 그런 차원에서 모든 기업경영 활동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수적이며 핵심적 요소인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텔링의 문제발견력 - 심층에서 소통한다
기업의 활동은 소비자들의 문제의식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적지 않은 비용으로 전문가를 동원하여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려 애쓰는 이유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출시 후 6개월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는 신제품의 비율이 무려 80%에 이른다고 한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기업은 문제 해결 프로세스의 첫 단계부터 좌절을 겪는다. 왜 그럴까?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나 구매행동은 의식적 차원보다는 무의식적 차원의 사고와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마케팅 도구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경영자들이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조사를 하고 제품을 개발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내면에 숨겨져 있는 소비자의 사고와 감정을 파헤치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는 무의식 세계의 소통 채널인 은유적 표현 방식이다.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및 공급과 같은 마케팅 활동은 가장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의미있는 기억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면 소비자들의 심층의식과 소통할 수 있고, 그들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문제정의력 - 딜레마를 다룬다
문제의식을 발견했으면 그 다음으로는 문제를 정의해야 한다.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문제정의가 잘못되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식을 문제정의로 전환하는 데는 기존 관념과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깨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소비자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제품의 가치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차별화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가격도 낮추어야 하지만, 제품의 가치를 높이려면 그만큼 비용이 상승할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와 전문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좋은 상품이란 고객이 가치와 가격, 두 가지 모두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며, 성공한 기업이란 가치창조 능력(창조성)과 원가절감 능력(생산성)을 함께 겸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딜레마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뛰어난 경영적 사고와 스토리텔링의 사고에는 공통점이 있다. 딜레마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의하고, 똑바로 대면하여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기업 창업과 발전의 역사,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는 모두 딜레마의 극복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은 그러한 딜레마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는 최적의 방식이자 매체일 수밖에 없다.
스토리텔링의 문제해결력 – 반전은 쾌감의 핵심이다
이제 품질이나 기술,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 경영환경은 마치 해답이 보이지 않는 카오스 상황과 같다. 그러나 인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고, 기업이 기술이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모두 이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기업경영의 카오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두뇌과학에서는 인간이 카오스 상황에서 패턴(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때 체내에서 엔도르핀이 발생하면서 화학적 변화가 발생한다고 한다. 즉 문제해결책을 발견하면 생물학적인 행복감과 만족감이 채워지는 것이다. 고객의 무의식을 파고 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이러한 쾌감 원리를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쾌감 원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극을 보는 관객이 느끼는 쾌감의 원리를 반전-발견으로 설명했다. 기-승-전을 통해 쌓인 긴장이 결론의 반전을 통해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 쾌감의 원리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고 깨달음을 준다. 스토리텔링에서도 마찬가지로 고객은 ‘반전'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된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토리텔링의 바이블격인 <시학>에서 세상이 움직이는 보편적인 원리와 인간의 삶과 일에 대해 무지하고 단순하게 사건을 연결하여 삽화적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반드시 피해야 할 악덕으로 지적했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인간은 문제해결을 통해 쾌감을 느끼게 되며 그 쾌감을 안겨 줄 수 있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이 주목받는 진정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이 디지털로 옮겨가면서 최근에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이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 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일방적인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호모 나랜스와 스토리텔링 마케팅
미국 영문학자 존 닐(John Niels)은 그의 저서 <호모 나랜스(Homo Narrans)>(1996)에서 인류는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는 ‘호모 나랜스(이야기하는 사람)'로서 이야기를 통해 환경을 이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시초부터 세계를 인식하는 근본 방법 중 하나였던 이야기는 마케팅 도구로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서 총알을 막아준 ‘지포(Zippo) 라이터 이야기', 한 귀족이 알프스 작은 마을 에비앙에 요양하면서 지하수를 마시고 병을 고쳤다는 ‘에비앙 이야기', 가난한 고학생과 지방유지의 딸 사이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말보로 이야기'가 그 고전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말보로가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라는 말의 앞 글자를 따서 말보로(Marlboro)라고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코카콜라가 만든 ‘Happiness Factory' 캠페인이 관심을 모았다. 이 광고는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을 때부터 코카콜라가 나올 때까지 몇 초 안 되는 시간에 자판기 안에서 코카콜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콜라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는 펭귄 과학자들과 콜라 거품을 연구하는 폭발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 캠페인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 기법을 써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꿈 같은 동화에 빠져 들게 한다.
여러 제품의 품질과 기능이 서로 비슷해면서 고객들은 더 이상 제품이 지닌 유형의 상품가치에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이럴 때는 기업의 이미지나 제품과의 연관성,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담은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어 이성적 방어기제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고객의 머릿속에 머물고 꾸준하게 맴돈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고 감성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온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과 스토리텔링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
스토리텔링 공간도 시대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해 왔다. 스토리텔링 공간의 이동은 이야기 형태뿐 아니라 마케팅 도구로서 스토리텔링 패러다임 또한 변화시켰다. 디지털 공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다니고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것은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 줄 작은 이야기들 그 자체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용대 선수의 수훈을 기리는 ‘용대찬가', 비슷한 나이 또래의 박태환 선수를 라이벌로 대비시킨 ‘태환비가'가 작은 이야기들로 재구성된 소비자 이야기의 좋은 예다.
아날로그 공간과 디지털 공간에서 브랜드 이야기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예는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Ray Ban)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레이밴은 무수한 브랜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윌 스미스, 톰 크루즈, 영원한 노병 맥아더, 록의 전설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코 끝에는 레이밴이 걸려 있었다. 또한 레이밴은 1960년대 히피영화의 전설인 <이지 라이더(Easy Rider)>에서 변함없는 저항의 상징이기도 했다.
한편, 작년 레이밴에서 제작해 유튜브(Youtube)에 올린 바이럴 동영상은 4일 만에 6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은 대단한 브랜드 스토리가 아니라 너무나 평범한 남자가 친구들과 레이밴 쓰기 놀이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였다. 즉,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신화적인 브랜드 이야기 대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은연중에 제품을 노출시킨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 이야기가 아니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참여시킬 수 있는 이야기의 맥락이다.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
누구나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게 된 디지털 공간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은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가고 있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라, 브랜드 이야기를 말하라”라고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스스로 이야기하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그 속에 브랜드를 녹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즉, 기업 일방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그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은 이상적 가족상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이야기로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기업광고 ‘사람을 향합니다' 시리즈 또한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 소비자들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푸르덴셜 생명보험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도 UCC 동영상을 활용해 스타가 아닌 평범한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한층 친밀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 더 마더후드(In the Motherhood)'는 2007년 미국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온라인 코미디 시리즈다. 이 코믹 드라마의 성공 비결도 과거와 오늘날의 소비자 태도의 차이를 분석해 적절한 마케팅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데 있다. 캠페인 참여 브랜드가 일차적으로 추구한 것은 타깃, 즉 실제 엄마들이 원하는 것이었다. 가사노동, 아이 양육 및 교육 등으로 나만의 시간이 부족한 엄마들이 다른 엄마들과 다양한 체험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먼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인터넷 공고를 통해 모집된 다양한 엄마들의 체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 투표를 거쳐 선택되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여 일화를 촬영하고, 메이킹 필름이나 촬영후기 같은 영상물을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게 했다.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도록 함으로써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한 전략도 효과적이었다. 즉, 타깃 소비자들이 말하고 반응하고 동의하는 이야기 속에 제품을 노출시켜 그들과의 연대를 형성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소비자 마음속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찾아야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여느 마케팅 캠페인처럼 클릭 횟수, 다운로드 횟수, 이벤트 참여자 수로써 정리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존스 소다(Jones Soda)의 예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객 참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천연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한 대체 음료 제조회사인 존스 소다는 음료병 라벨 이미지 공모 이벤트로 고객이 일상에서 주로 하는 활동이나 ‘쿨'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도록 했다. 이벤트 결과를 고객이 중계·편집·투표할 수 있게 했으며, 고객이 만들어 낸 이미지가 찍힌 음료를 박스 단위로 주문 가능하도록 했다. 존스 소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주로 만들어 내는 동영상과 사진의 이미지들을 키워드로 묶어 분류함으로써 존스 소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가는 데 활용했다.
소비자들이 만든 이야기에 담긴 이미지가 곧 그들 마음속의 브랜드 이미지일 수도 있고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예의 주시하고 현재와 미래의 브랜드 모습을 찾아가는 데 활용돼야 한다.
소비자와 대화하고자 한다면 항상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지에 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요즘처럼 경제 여건이 어렵고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고객의 관심을 유지하려면 기업의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 그중에서도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기업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을 살펴보자.
스토리텔링은 전략이다
먼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며 스토리텔링의 과정에서 특정 대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와 방향성이 담겨 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여부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얼마만큼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작업을 ‘핵심 스토리(core story) 만들기'라고 한다.
핵심 스토리는 기업의 모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엮어 내는 중추신경 혹은 밑바탕이 되는 테마라 할 수 있다. 사실 핵심 스토리를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과정은 기업과 상품의 진정한 영혼과 가치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창조적 다양성'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나이키는 ‘이기고자 하는 의지'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스토리들은 머리와 마음 모두를 향하고 있으며,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핵심 스토리는 기업 내·외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경쟁자들과 구분되는 차별성을 드러낸다.
우리만의 차별성 찾기
기업의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기업과 상품의 차별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업이 가진 역동성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맞서 싸우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 존재한다. 이것이 흔히 스토리에서 말하는 갈등이다. 기업의 스토리텔링은 갈등이 분명하고 클수록 더욱 뚜렷한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생각해 보라.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악당 조커가 빠진다면 어떤 스토리가 되겠는가? 스토리에 조화로움만 가득하고 갈등이 없다면, 그 스토리는 생명력을 잃어버린다. 갈등이 행동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업이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표출하게 된다.
애플이 맥킨토시를 출시하면서 사용한 ‘1984' 광고는 획일주의적인 경쟁업체들과 애플의 창조적 다양성 간의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 줌으로써 확실하게 애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우리 기업이나 상품이 만들어 내고 있는 차별성은 어떤 것인가? 짧고 간단하게 답할 수 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 답은 간단명료해야만 한다.
내부와 외부의 목소리 듣기
뛰어난 작가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먼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고통스러운 탐구 과정을 거친다. 기업이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먼저 기업의 비전, 가치, 철학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기업이 걸어온 발자취와 중요한 이정표들, 직원들의 소리를 가감 없이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기업은 숨기거나 미화시키고 싶은 부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 업체 레고의 한 직원이 상품 포장 과정에서 커터 칼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직원들은 제작, 배송 라인을 모두 멈추고 커터 칼이 들어간 상품을 찾아냈다. 레고는 이 과정을 인터뷰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제품 안전을 위한 직원들의 열정을 보여 준 사례로 홍보해 성과를 톡톡히 봤다. 릴케의 시구처럼 우리 내면의 모든 괴물들은 어느 순간 아름다운 공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기업 외부의 목소리 역시 중요하다. 외부 리서치를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고객의 머리와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기업에 관한 스토리와 이미지를 파악함으로써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먼저 고객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흔히 고객을 조사하고 해석, 분석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스토리텔링의 영역에서는 옳지 않은 접근이다. 올바른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식품 브랜드 뱅킷은 집에서 만든 음식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서 가족들의 저녁 식사를 직접 만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하는 단란한 가족'이라는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제품 판매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었다.
핵심 스토리 창출을 위한 동화 모델
핵심 스토리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동화 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의 스토리를 만드는 기준은 10살짜리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동화 모델 속에 기업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여러 역할들을 배정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명확하게 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사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해 가는 과정은 곤경에 처한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잘생긴 왕자에 관한 동화와 유사하다. 왕자 대신 기업이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위해 투쟁해 나가는 것이다.
동화 모델에서 목표(goal)는 기업의 차별화된 가치를 대변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명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적대세력(adversary)은 동화 속에서처럼 공룡이나 괴물이 아니다. 적대세력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정사정없는 경쟁 업체가 적대세력일 수도 있고 기업 내부의 갈등이나 사회나 외부 환경의 변화도 적대세력이 될 수 있다.
조력자(support)는 주인공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협력자나 독특한 노하우, 또는 문화·역량·기술이다. 어떤 방법으로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맞설 것인가? 만약 고객이 주인공이라면 조력자 역할은 고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수혜자(beneficiary)는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혜택을 받게 되는 특정 인물이나 사람들이다. 전형적으로 고객이 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후원자(benefactor)는 주인공과 함께 수혜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로 기업은 주인공 역할뿐만 아니라 후원자 역할도 맡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 속 주인공으로서의 기업과 상품
동화 모델에서 주인공(hero)은 주로 기업이나 상품이다. 주인공은 일반적으로 분명한 개인적 능력과 성격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기업 역시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잘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반항아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버진(Virgin)은 모험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의할 점은 주인공의 모습이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묘사하는 것과 같은 결점이 없는 존재, 자기 도취에 빠진 존재, 스테레오 타입의 존재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남과 다른 독특함을 구비한 존재, 보편성을 가짐과 동시에 고유성을 겸비한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웅이란 개념의 정점에는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굳건한 자기희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가져다 주기 위해 힘겹지만 용기를 내서 투쟁해 나가는 모습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이 가져야 하는 자질이다.
스토리텔링, 잊지 말아야 할 것
스토리텔링을 브랜딩 도구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체론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의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스토리를 기반으로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대외적으로 제품의 질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자랑하는 반면, 제조공정에서는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기업이라면 하나의 기업에 서로 다른 핵심 스토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 간의 충돌은 기업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꾸며낸 스토리에 식상해 하고 그 안에 담긴 거짓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만들어 낸 거짓 스토리는 들통날 경우 아예 이를 전달하지 않은 것만 못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기업과 상품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뜰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진정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진실된 대상에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부여하고 창조해 내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