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적인 해장음식 중의 하나가 전주 콩나물국밥 이다. 이제는 워낙 보편화되어, 길거리의 식당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메뉴지만, 콩나물국밥의 고장인 전주에서 그것도 콩나물국밥의 원조인 ‘삼백집’의 콩나물국밥은 무엇이 다르고 독특하기에 50년이란 세월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왔을까 궁금해진다. 이 집의 메뉴는 세 가지 뿐이다. 콩나물국밥과 선지국밥, 그리고 돌솥밥 이다. 50년 전에 가난한 사람들의 아침 해장을 위해 개발한 것이 바로 ‘콩나물국밥’이며 이제는 전주의 3대 대표음식을 뛰어넘어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해장음식이 되었다.
삼백집의 간판에 ‘욕쟁이할머니집’이란 글귀가 보인다. 삼백집을 창업한 (故)이봉순 할머니는 ‘욕쟁이할머니’로 더 유명한 분이다. 지금은 故인이 되신지 10년이 되었다. 그 동안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는데, 지금은 김분임, 조정래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故)이봉순 할머니의 가족은 아니라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인연이 닿아 삼백집을 인수하였다고 한다. 삼백집은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에 (故)이봉순 할머니가 지금의 자리에 식당을 시작하였고,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숯불에 콩나물국밥을 끓여 300그릇을 팔고 나면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자주 들르던 시인들이 삼백집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모주‘ 또한 그 시인이 ’어머니의 술‘ 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故)이봉순 할머니는 ‘옛다 많이 처 묵어라’ 하며 뚝배기 가득 밥을 말아 내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욕이 아니라 자애로운 어머니의 목소리였다고 한다. 할머니의 입에서 욕이 안 나오는 날은 오히려 섭섭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일화로는 박정희 대통령이 생전에 남몰래 이집을 찾았을 때 할머니는 미처 대통령인줄 모르고 ‘계란이나 하나 더 쳐 묵어라’ 하며 계란을 내왔다고 한다. 이 사건 후 할머니는 욕쟁이 할머니로 통했다고 한다.
전주의 콩나물국밥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모주’이다. 모주는 막걸리와 숙취 해소에 효능이 있는 각종 한약재를 넣고 끓인 술로써 매우 낮은 알콜도수를 자랑한다. 콩나물국밥과 함께 마시면 음주 후 속풀이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모주는 전주의 콩나물국밥 이외에도 전주비빔밥집 등에서도 맛 볼 수 있다. 삼백집의 모주는 1,500원으로 식사와 함께 마시기엔 딱 알맞은 정도이다.
과음을 한 다음날 콩나물국밥을 찾는 이유가 콩나물 국밥이 (故)이봉순 할머니의 마음처럼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라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