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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사가 '웬수'다, 매화꽃의 아름다움이 사진으로 표현되질 않으니...3천여평에 매화꽃 가득한 산외 화죽리 죽동마을의 송원 산매실 농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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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자욱한 가운데서도 하얀색에 가까운 연분홍과 연보라빛 꽃잎은 빛났다. 지나가는 바람이 가지라도 흔들면 '매화우 흩날리제 손잡고 이별한 님' 생각나게 꽃비가 뿌려진다.
매화꽃 하면 일단 광양 홍쌍리 여사의 청매실농원이 떠오를 것이다. 언론의 막강한 위력은 해마다 3월초 전국 각지의 상춘객들이 광양 다압면 섬진강변 홍쌍리 여사의 청매실농원으로 몰려가게 만들고 있다.
막상 가보면 인파에 치이고 차에 치이다 정신 없이 둘러보고 다시 먼 길을 되짚어 와야 한다. 이제부터 매하꽃 찾는 정읍사람들은 멀리 가지 말고 정읍에서도 매화꽃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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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바람에 꽃비 날리는 매화나무들. 이 농장의 매화 나무들은 30년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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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외 매화꽃, '무릉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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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농장을 가려면 이 마을을 앞 산으로 올라가야 한다. 산외 화죽리 죽동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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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외가 끝나면서 정읍땅도 끝나는 지점, 완주 구이가 지척인 산외 화죽리 죽동 마을 앞산 꼭대기 비탈엔 요맘때쯤이면 매화 꽃 만발한 '무릉매원'이 펼쳐진다.
농장에서는 해마다 매화꽃이 만개하면 아는 사람들을 불러 매화꽃을 자랑하곤 했다.
70줄에 들어선 농장주 송재규 옹은 깊은 산속 많은 사람들이 모르게 흐드러졌다가 지는 매화꽃이 아쉬워 작은 꽃잔치를 벌인다. 그것이 올해로 어느덧 8년째 돼버린 '산외 송원 산매실 매화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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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릉도원 복숭화꽃과 견줄 수 있는 매화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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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은 도도하다, 보려면 발품을 팔아라...산길 1km는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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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 좀 보세요. 그냥 못 가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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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 다 그렇듯 매화꽃 역시 도도했다.쉽게 그 아름다움을 허용치 않는다. 약간의 도전과 수고를 댓가로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산외 매화꽃도 콧대가 높았다. 비탈진 산길을 장장 1km를 걸어야 자태를 드러낸다.
한번 걸어보자며 나섰던 산길, 가다보면 또 다른 '유혹의 덫'에 걸린다. 아름다움에 열린 가슴은 항상 다가오는 아름다움에도 여린 법이다. '정조가 없이' 투항하는 법이다. 매화 보러 가는 산길은 매화꽃에게로 가는 발목을 잡는다.
봄의 산길이 보여주는 '버라이어티쇼'에 홀려 상춘객은 매화를 잊는다.
산길따라 개울물길 이어지니 변화무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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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이한 바위를 발견하고 올라간 개구장이. 그 아래 개울물은 '언니'들의 관심을 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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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산길이 숨어있었던가...xx와 함께 와야지..' 숲은 호젓하지만 여유롭게 굽어진 편안한 산길이었다.
길은 왼편엔 산을 끼고 오른편엔 아담한 바위사이로 지나는 시냇물을 두었다. 비탈길따라 시냇물길도 평탄했다 급해졌다를 반복하며 때론 폭포같이, 때론 동네 개울물처럼 지즐댄다.
개울물 가운데서 우뚝우뚝 만나는 바위도 그 색깔하며 모양하며 재질까지 변화무쌍하니 숲길의 단조로움이 깨진다.
봄꽃 가득한 들꽃길, 봄나물도 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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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산은 온통 흰 제비꽃만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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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같은 돌나물. 색깔도 예쁘고, 모양도 예뻐서 한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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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만나러 가는 산길은 봄 들꽃들의 세상, 괴불주머니가 땅에 쫙 깔려 노란색 꽃줄기를 올렸고 흰색 제비꽃이 새초롬히 피어있다. 이산 제비꽃의 색깔은 거의 흰색을 띠고 있다. '보라색은 잊은 지 오래, 너무도 오~래~'
개울 건너 산으로 이어지는 비탈엔 이름 모를 보라색꽃이 피어 보라색 자수 이불같은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 산의 제비꽃들이 잃어버린, 제비꽃들이 등 돌린 보라빛을 챙겨주고 있었다.
길 가운데엔 쑥이 훌쩍 자라 국거리로 뜯겨나간 들판과는 달리 쑥천지였다. 동행한 아낙은 준비해온 비닐과 과도를 꺼내들고 쑥을 캔다. 그 옆에서 '살림 밑천' 큰 딸은 철 없는 남동생들이 노는 동안 엄마를 거든다. 고사리 손도 쑥을 잡아당길 때면 야무지다.
흔한 쑥 뿐이 아니다. 파릇파릇, 또록또록한 돌나물은 어떻고... 돌나물이 우점종인지, 가는 데마다 돌나물이 발에 밟혀있어 미안했다. 그리고 두릅, 귀한 산두릅나무가 쭉 일렬로 서있으니 눈도장은 찍는데 '내 차지가 될까' 싶다.
산비탈 3천여평엔 연분홍빛 매화꽃 가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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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드디어 매실농원에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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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매화꽃 농원에 도착했다. 입구에 두세 그루 매화나무가 꽃을 활짝 떨구며 반긴다. '웰컴 투 매화골'...
산정상 바로 아래까지 이어지는 산비탈엔 매화 나무가 가득한데다 매화꽃도 만발했다. 황사만 걷혔으면 올 봄 '찬가'를 이 산에서 노래했겠다.
주인 송재규 옹, 60대 같은 70대 노인으로 이 매화농장을 부인과 함께 손수 일군다. 매화를 키워 매실을 판매한다고. 이 송원농장 산매실은 '산매실'이라는 점때문에 상품가치가 높아 시판할 겨를 없이 100% 주문 판매로 소화된다고 한다.
"무공해 산매실이라 시판할 겨를 없다"
아래에서와는 달리 고냉지에서 재배하다보니 병충해가 없어 농약도, 비료도 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이 매화농장은 산외 주민들의 상수원이기때문에 이 농장이 오염돼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 매화나무 종류는 매실의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남고 품종. 매실은 6월 10일경 수확되는데 주로 인부를 고용해서 일괄 작업하기때문에 매실을 구입하려면 그 즈음 미리 예약해야 가능하다.
"매화꽃 필 때 100여명 지인들이 찾아와 고기 먹고 꽃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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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사 속에서도 환한 매화꽃 세상에 아이들은 눈 맞는 강아지가 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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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외 송원 산매실 매화 축제가 귀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 소박함때문이다. 주인 송옹이 매화꽃이 좋은 시점으로 날을 잡아 지인들에게 알리면 지인들과 알음 알음해서 사람들과 함께 온다. 하루 열리는 이 매화축제에 다녀가는 사람들은 약 100여명 정도.
올해로 8년째 이런 행사를 해 오고 있다는 것. 송 옹이 이 농장을 인수한 것은 10년전이고 이 매화농장의 전 주인이 20년 하고 넘겼다니 매화나무들은 30년 이상 된 것으로 전해진다.
두텀한 삼겹살 숯불구이에 곁들여진 매실주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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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장은 두텀한 삼겹살을 숯불에 굽고 매실주로 손님을 대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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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1km에 달하는 산길을 걸어서 올라오면 주인은 숯불판에 두툼하게 썬 삼겹살을 구어 대접한다. 여기에 주인 송 옹이 손수 담근 매실주가 곁들여지니 들이키면 매화 농장이 '무릉도원'으로 보인다.
달지 않고 약간 시큼하면서도 향기와 맛이 깉은 그 매실주 맛은 산을 내려온 후에도 혀끝에 계속 감친다.
손님들은 왔다 그냥 가기 서운하면 이 농장에서 만든 매실 엑기스를 한병씩 사들고 내려간다. 1.8L들이 한병에 2만원씩 판매하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매실 수확철에 다시 찾아가 일년 먹을 매실주를 장만해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