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땅을 호미로 파면 흙먼지가 풀썩풀썩 올라왔었지요
물이 부족한 식물들이 잎사귀를 늘어트리고 생기를 잃었었지요
목요일날과 금요일에 비가 내렸고 우리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분명 촉촉해진 종자골엔 나무들과 식물들이 물잔치를 벌여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토요일인 오늘도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니 마음까지 들떠서 종자골로 달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나무들은 몰라보게 키가 부쩍 자라나 새로운 가지들을 만들어 풍성해지고
꽃밭에 꽃나무들은 꽃봉오리까지 맺혀놓고 고추나무들은 훌쩍 자라나 고추꽃을 맺고있고
토마토들은 굵어져서 익을 준비중이니-
종자골 전체가 축제 분위기입니다.
우선 잔디밭 잡초부터 제거했습니다.
지난주에 반은 일을 끝냈으니 오늘은 남은 반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날씨도 흐리고 비온뒤로는 기온도 낮아져서 일하기가 수월합니다.
푸른 잔디로 곱게 덮히면 종자골 텃밭도 한결 말끔해지고 근사해질겁니다.
윗집들이 어찌나 조경을 어우러지게 잘해놓았는지 그것에 비하면 우리는
사실 엉망?수준입니다.
한꺼번에 잘키워진 나무들을 비싼값에 사서 조화롭게 심어놓은 그들은
아기나무부터 천천히 나무를 바라보며 기르는 우리의 그 알콩달콩 냄새나는
재미를 전혀 모를겁니다. 노동의 가치를 손과 발로 직접 행해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순간순간의 경이로움을 안타깝게도 발견해낼수 없을겁니다.
우리는 행운아입니다.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의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를 얻어낸셈이니까요.
도라지싹들이 풀속에서 자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도라지싹이 자라나는 속도보다 풀이 자라나는 속도가 빨라
풀밭이 되어버린 까닭이지요.
잡초들은 어른처럼 커다란데 도라지는 이제 겨우 떡잎 두개를 벗어난 가녀린
잎사귀 두개만 키운 신생아 수준인겁니다.
하나하나 골라내어 옮겨심기를 했습니다.
불쌍한 도라지 싹들이 이제서야 기지개 활짝 펴고 크게 숨통틔우고 자람을 시작할수 있게 되었네요.
물기 적당히 머금은 보드라운 흙속에다 손가락으로 살짝 구멍을 내고 도라지싹을 정성스레 심고있는
청솔님의 두툼한 손이 마치 어미의 사랑손처럼 보입니다.
싱싱한 종자골입니다.
바라보는 우리도 싱싱해집니다.
물기를 흠뻑 들여마신 행복한 나무가 됩니다.
이제 막 꽃을 피워내기 시작한 꽃나무도 됩니다.
튼실한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토마토 나무가 됩니다.
행복한 종자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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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비가 얼아나 많이 왔는지 손가락으로 땅에 구멍을 뚫을 정도네요..덕분에 도라지 모종을 잘 옮겨심었네요...
연보랏빛 꽃은 무우꽃?? 씨앗 다 받으면 김장하고 팔아도 되겠네요^^ 열심히 땀 흘리시는 모습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아직 씨앗을 받아서 챙겨두는 일까지는 못했었는데 아침향기님 말씀 들으니 이제부터라도 해야할까봐요.
그날 할일이 많다고해서 둘러보면서 할일이 무엇이 많을까했는데 역시 농사를 지어보지 못하면 눈뜬 장님이네요.
도라지 모종을 그리 어릴떄 하나요 ? 나도모종을 씨뿌려 잘올라오는데 내년 봄에 전채를 캐서 모종하려는데 .인삼도 일년생을 모종하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