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지금은 12시가 넘어 이제 25일이군. 즉 어제의 일임.)
자는데 중간에 엄마와 할머니가 나간다는 걸 내게 말했다.
어렴풋이 그런가보다 하고 또 잤다.
늦게 일어났다. 그것도 자꾸만 오는 전화때문에 일어났다.
몇 통화는 못 받았다. 아침잠이 너무 달콤해서 ^^;;...
결국 다섯번째쯤 온 전화를 받았다. 엄마였다.
"일어났어?"
암튼 끊고 이제 정말 일어나야지 했다.
해가 중천에 떴을 시간인데 하늘이 꾸릿꾸릿했다.
또 전화가 왔다. 아까 내가 안 받은 전화일까?
받으니까 아랫층에서 전기가 나갔다고 두꺼비집에서
전기누전차단장치를 켜달랬다.
난 솔직히 이사와서 내 관심외엔 뭐가 어디 붙었는지 모른다.
더 솔직히 이사와서 우리집 주변(대문안)을 한바퀴 돌 수 있는데도
돌아본 적도 없다. ㅡ_ㅡ;; 또한 아래층에 2가구 윗층에 1가구가
살고 있는데 얼굴도 전혀 모른다. 오가다 본 적도 거의 없다.
벌써 이사온지가 5개월도 넘었는데도.
(실로 난 대단히 무심한 성격이다, 의외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어떤 일에선 대단히 호기심 많고 어떤 일에선 전혀 모른다.)
같은 대문을 쓰므로 그소리로 누군가 오가는 소리를 느낄 뿐이다.
암튼 두꺼비집인지 개구리집인지를 열어서 어케 스위치를 올려주었다.
그리고나서 밥 좀 먹을라치니 냉장고도 텅텅 냄비도 텅텅~
결국 짜파게티 요리사가 되버렸다. 또 라면 먹을까하다가...
(요즘 툭하면 아침 겸 점심으로 라면을 먹는다.)
또 전화가 왔다. 엄마다.
"밥 먹었냐?"
"짜파게티 끓이고 있어."
"알았어."
"왜?"
"갈게."
"응."
난 짜파게티를 먹는데 또 아랫집에서 뭔가 잘못 건드렸는지
전화가 와선 스위치를 다시 보니 내려가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종종 그런 사태가 생긴다고 한다.
그집에 뭔가가 잘못 되어있는지 코드만 잘못 꽂아도 그러는지
암튼 그런단다. ㅡ_ㅡ;;
엄마가 왔을 때 난 짜파게티를 다 먹은 후였는데
족발이 있다고 먹어야만한다고(일욜 물건임.) 해서
금방 짜파게티 먹었다고 사양하고 컴퓨터로 못 본 텔레비전드라마
(사실 티비를 잘 안 보는데 집에 있다보니 밥먹다 어쩌다 보게되고
보게되다보니 아주 조금 궁금하고 컴퓨터로 할일도 없었다.)
다시보기를 하면서 어느새 같이 먹고 있었다. ㅡ_ㅡ;; 소배다...
그리곤 보기 힘들어서 그 드라마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한 4번.
관리자가 대답을 했다. 그리고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을
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쓴 글을 순식간에 몇분도 안되서
수십명이 읽었기때문에. ㅡㅡ;;; 그리고 계속 그렇게 보려고 노력하다
남들이 올린 정보로 다른 곳에 가서 가입 후 볼 수 있었다.
사실 그렇게까지 보고싶었던 것도 아닌데... ㅋㅋㅋ 웃긴다.
그리곤 밖으로 나갔다. 갈곳이 딱히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공기 쐬러 겸사 겸사.
얼마전부터 목이 안 좋아서 약을 먹고 있다.
근데 오늘은 코까지 문제여서 집에서 거의 죽어갔는데(!)
용감히 밖을 나가니 괜찮았다, 코가... (집이 건조해서 더 그런듯...)
길에 사람들이 손에 케이크나 피자를 들고 가는 것이 보였다.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젊은 연인들은 동네라선지 잘 보이지않았고 사실 사람도 적었다.
낼 집에 있는 가족과 보려고 비디오를 빌렸는데 빌릴게 별로 없었다.
작년에도 도서관에 갔었다.
그때도 사람이 적었는데 오늘도 사람이 적었다.
들어서면서 사람 수가 얼마나 될까라고 생각했다.
적긴 했는데 아주 적지는 않았다.
(이런 날에도 공부해야하는 사람들도 많기때문에.)
저런... 내가 좋아하는 사서언니가 혼자 앉아있었다.
딴 사람들도 있는 것같긴한데... 그 언니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언니를 알게된(!) 사연은...
전에 그언니가 팔에 깁스를 했었다.
근데 난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할수있으면 책을 (바코드 찍게)
이쪽으로 끌어올려주는데 그언니가 약간 고마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곤 나중에 다시 갔을 때 날 알아보는 것 같았다.
(순전히 이건 내 느낌이지만.)
그래서 나도 가끔 가면 혼자 반가워서(!) 살펴보게 되었고
가만 보니까 사서언니치곤 어리고 귀여워보였다.
키도 좀 크고 마르고 활기있어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지적이기도 하다.
일욜에 갔을때 찼던 그 시계를 차고 있었다.
커서 눈에 딱 뜨이는. 오늘은 치마도 입었다.
확실히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센스가 있는 것 같다.
길다녀봐도 귀엽고 생기있고 예쁘고 센스있고 멋진...
암튼 눈에 띄는 여자들이 많은데 눈에 드는 남자들은 별로 없다.
니트만 잘 입고 단정하게 보여도 멋있을텐데... 안타깝다.
나의 남동생만 해도 지가 좋다고 이상하게 하고 다니고
그게 멋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어이없는 코디로... ㅡㅡ;;
암튼 그냥 도서관 갈때만 이 언니랑 마주치면 반갑다.
나이만 동갑이고 친구할 수 있으면 참 좋았을 것같다는 생각을 한다.
도서관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별로 없고 꽤 친구들과 남녀가 끼리끼리 공부하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있었다.
난 목과 코로 민폐스럽게 좀 소리를 내다가 나왔다.
오는 길에 심심해서 휘파람 불면서 묘기대행진을 했다.
(헉, 울 동네 사람들이 혹시 이카페에 없겠지? 그 모습을 본사람이?!!)
사실은 노랠 흥얼거리고 싶었는데 목사정상 그럴 수 없어서
휘파람을 불었다. 힘들었다... 헥헥 ㅡㅁㅡ;; 덥구...
집에왔다. 저녁먹구, 아까 결국 다른 곳에서 본 그 드라마를 봤다.
근데 당연히 어디선가 술드신 아버지가 와서 훼방을 놓기 시작해서
눈으로 본건지 코로 본건지 모르겠었다.
일단 목소리크기부터 훼방을 놓기시작해 이 사람 저 사람 불러대고
난리를 하셨다. (제발 술드시면 오셔서 주무시기만 해도 좋겠다.)
결국 그래서 내 기분이 더러워졌다. 발씻고 나오셔서 또 발을
닦아달라고 하셨다. 투덜댔다고 등을 한대 맞았다.(꽤 아팠음.)
신경질나서 방에 들어와서 훌쩍훌쩍 울었다. ㅠ.ㅠ;;
(거의 생활이 이렇기때문에 기이할 것 없음. 다반사임.)
문자를 보내려고 어두운 방에서 핸펀을 열었는데 보낼 사람이 없었다.
먼저 보낸 메리크리스마스문자에도 30%만이 대답을 해주었을뿐인데...
그 30% 중 누구에게도 보내기가 뭐해서 그냥 폴더를 닫고 나왔더니
또 불러댔다. (술드시고 꼭 가족들에게 시비를 거시는 습관이 있음.)
안그래도 목하고 코가 아픈데 담배 피우시면서 나에게 또 억지스럽게
말꼬리잡고 늘어지기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듯하면서 술주정을 부렸다.
좀 짜증스럽게 대답하면서 눈치를 봤다.(전같았으면 이런 태도는
난리가 났을 태도인데 역시 좀 내가 컸긴 컸다. ㅡ.ㅡ;;)
결국 내 불성실한 동의에 화가 나서 혼자서 화내다가 잠드셨다.
남동생이 왔다. 케이크를 윗사람 누가 줬다고 두고 여친에게 줄
선물로 산 트리를 들고 나가버렸다. 보다시피 안 들어온다.
(요즘 이게 친구집서 외박이 잦다.)
나는 여동생에게 긴급히 전화를 했지만 받지않았고 알고보니
벌써 케이크를 샀다. 그래서 두개가 됐다. ㅡ.ㅡ;;
여동생이 오고 늦게 (밤열한시) 케이크를 작게 잘라서 두종류다
먹었다. (지금 자면 살이 되므로 안 자고 있는 중.)
그리고 티비를 좀 보다가 지금 이렇게 앉아있다.
크리스마스 이브나 성탄절이라고 별다를 거라곤 뭔가 더 많이
먹어대는 정도? ㅡ.ㅡ;; 도서관에서 남녀가 선후배간인가본데
남자가 이상형관에 대해 말하자 여자가 자기의 이상형에 대해
(신체조건 등등) 열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따지진 않지만으로
시작해서 한참 나열이되고 (자기보다 키커야하고 가슴도 좀 넓어야
하고 배나오면 안되고 어쩌고~ 해가지고 결국에 유머감각있어야하고
취미도 좀 있어야하고 -컴퓨터로 오락하고 쳐박혀만 있거나 하는거
말고라고 함- 등등 두루 나옴.) 들으면서 참 저렇게 두루두루 평범한
사람을 찾는게 이세상에서 가장 어려울 것 같다.
저 모든 평범한이란 조건에 맞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예를 들면 대부분 평범한 듯하면서도 어느 부분은 높고 어느 부분은
낮은 그런 것이 섞여있거나 대부분 낮은데 어느 부분만 높거나
높고 낮고가 들쑥날쑥한 가운데 평범한게 몇군데 있거나...
^ㅇ^ 암튼... 사람이란 자로 잰듯이 그렇게 평범지수에서
오차범위안에 왔다갔다 할 수 없단 생각을 해버렸다.
그리고 저 애보단 내가 조금은 빨리 그걸 깨달았단 생각에 혼자서
흐뭇해졌다. ^^;; 이상형 = 그냥 뭐든지 중간은 가는 평범한 사람?
절대 그런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하나 알고 나면 평범한 사람이
없다는게 내가 여태껏 살면서 느낀 뼈저리는 진리다. ^__^
자기와 다르면 객관적으로 평범해도 평범하지않고 이상하게 보는게
사람심리고...ㅋㅋㅋ
아~ 크리스마스 이브가 이렇게 지나갔고 낼도 별탈이 없다면
뭔가 말이 나오면 (특히 먹는 쪽으로) 결국 먹거나 하고야마는
여동생의 떡볶이재료로 떡볶이를 먹게 될것이고 비디오를 볼것이며
남은 케이크도 먹고 곁다리고 껴온 와인은??? ㅡ.ㅡa
정말 이번달도 얼마 없다. 달력이 초라해보인다.
다행하게도 탁상용 스케줄 캘린더를 구했다. 휴~ ^^;;
월욜엔 반지의 제왕을 봤다. 3시간의 러닝타임이 정말 힘들었다.
장대한 전쟁씬... 하는 자기들도 그렇지만 그걸 보는 관객들도
지쳤다. ㅡ.ㅡ;;; 끝나고 나오는데 사람들이 다 즐겁고 좋은 표정이
아니고 지치고 힘들고 짜증나는(!) 표정이였다.
나도 눈아프고 엉덩이 아프고 괴로웠었다. ㅜ.ㅜ;;
볼만은 했지만. 전쟁하기 전이 너무 지루해 발을 떨 지경이였다.
다음 세번째편엔 다 모이겠지? 반지원정대가 뿔뿔히 흩어져 있으니
따로 따로 전개가 되는 걸 보여주느냐 3시간도 모자를 판이였다.
좀 모여서 싸우면 안되나? ㅡ.ㅡ;;
아마 세번째편에 모여서 다들 싸우겠지.
주인공인 프르도(맞나?)가 하는 일이 별루 없다고 하자 친구가
정신적으로 저 반지를 지키는 일이 더 힘든거라고 했다.
아~하~ 그것도 그렇겠구나 했다. 그 호빗녀석이니까 착해서
저 반지의 유혹에도 넘어가지않고 잘 지키고 있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사실 괴로워하는 외에 별로 할일이 없어보였다. ㅡ.ㅡ;;
레골라스는 너무 유순해보인다. ^^;; 활쏠 때만 멋있다.
말타는 장면이 너무나 어리벙벙해서 모든 관객들이 나랑 똑같이
웃어버렸다. ^^;; 역시 아라곤이 젤 매력적으로 보였다.
다녀오는 길에 약국에 갔는데 첨 간 것 같은데 걍 언제까지 약국이
문을 여는가, 주말은 어떤가를 물었을뿐인데 약국주인이 내게
달력에 대해선 말 안하려다가 내가 달라고 서있는 줄 알았는지ㅡㅡ;;
벽걸이용 달력을 주었다.(순전히 빨리 안 나가고 가방매느냐
꾸무적거리다가 무안해서 말걸었다가 받은 것 같은 기분. ^^;;)
요즘 돈이 들어서 회사들이 잘 안 찍어서 벽걸이용 달력이 귀하다.
내 동생이 회사에서 너무 딸려서 가지고 오지도 못했다.
주길래 감사히 들고 "잘 쓸게요~"하고 인사하고 왔다.
(가끔 너무 하늘을 찌르는 섬광처럼 예리한 나의 인사성 ^^*)
낼은 집구석에나 있어야지. 목과 코라도 나아야 살 것 같다. 괴롭다.
게다가 드디어 수금한 돈이 거의 다 썼고 이제 쓸 수 없는 돈만이
남았다. (핸펀 가입비 기계비 할부와 카드 긁은 돈 나갈 것만 있음.)
집구석에나 쳐박혀 있어야지... 근데 또 수금할 구석을 찾아야하는데
어디가서 뭘 해서 돈 나올 구멍을 만들지?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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