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다녀와서
광주동신고등학교
1학년3반35번
최 화수
5월20일 이른 아침, 나는 평소와 달리 빨리 일어났다. 잠에 취해 짜증낼 법도한데 오늘은 달랐다. 왜냐면 목 빠지게 기다렸던 수학여행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이 내 마음속에 가득 찼다. 이런 마음을 뒤로한 체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엄마는 내가 걱정되시는지 대문까지 나와 조심하라며 신신당부를 하셨다.
친구 용준이 아빠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밖으로는 거대한 비행기가 보였고 내 주위에는 들뜬 친구들의 표정도 보였다. 인원 점검을 마치고 비행기 좌석번호에 맞추어 앉았다. 창문 쪽이라서 행운이었다.
이쁘고 몸매 좋은 스튜어디스 누나들이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었고 활주로를 따라 드디어 뜨기 시작 했다. 점점 작아지는 건물, 자동차, 사람들 등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다. 오래타고 싶은 소망이 있었으나 제주도는 30분 거리라서 금방 착륙하게 될 것이라는 기장님이 야속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한림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서 느낀 것은 동굴의 신비로움이다. 어떻게 조각한 것처럼 아름다울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동굴 안이 시원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소인국 테마파크, 금성 식물원, 천지연 폭포를 방문하고 길고도 짧은 첫째 날 여정을 마쳤다.
5월 21일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몸을 일으켜 아침을 먹고 또 하루를 시작했다. 제주도 여행 중에 가장 재미있었고 신기했던 마상쇼는 나이도 우리보다 어린데 그 유연함과 완벽한 동작은 우리로 하여금 박수갈채를 쏟아지게 했다. 특히 남자 2명이서 했던 항아리 쇼는 대단했다. 얼마나 연습했는지 항아리가 닿는 이마 위쪽은 머리카락이 보이질 않았다. 또 말을 타면서 기술을 선보인 어린아이들이 정말 귀여웠고 한편으로는 너무 안쓰러웠다. 이 밖에도 한라산, 도깨비 도로, 용두암 등 여러 곳을 방문하여 제주도를 마음껏 즐겼다.
5월 22일 셋째 날, 어느 덧 제주도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시간에 쫓기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조금씩 지쳐갔다. 그래도 이왕 온 김에 확실히 놀고 가자는 일념으로 여행을 계속했다. 성읍민속마을이라는 곳을 갔는데 제주도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놓아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똥을 먹는 똥 돼지부터 대장금의 장금이가 맸던 방구리도 보고 참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 친구들이 한두 명씩 아프기 시작했다. 장염도 걸리고 몸살도 나고 긴 여행으로 무리한 탓인 것 같았다.
그날 저녁에는 레크레이션을 했는데 동신고 개그맨 2반 양명학을 비롯하여 여러 명의 친구들이 장기를 선보여 좋은 시간이 되었다. 특히 우리 반 재하가 shes'gone을 불러 큰 열기를 더했다. 그렇게 마지막 저녁을 보냈다.
4일째는 너무 지쳐서 구경할 힘도 남아있지 않아 버스에서 잠만 자다시피 했다. 제주도 여정을 마치고 목포행 배를 탔다. 5시간 동안 잠도 자고 음악도 듣고 도박도 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나는 이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좁고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웃기도 하고 자기도 하면서 우정을 돈독히 쌓고 짧은 시간이나마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생활하면서, 그 동안 부모님께서 돌봐주신 은혜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지나간 추억 속에 자리 잡을 수학여행이지만, 이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을 갖는 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한편으로는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