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계절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여름의 무성함이 청무 밑동처럼 파랗게 멍들어서
나뭇잎 지는 소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11월은 겸손의 시간입니다.
가벼워진 나뭇잎이 풍장(風葬)을 시작하는
11월은 아직도 두 장의 달력이 여유로 남아서
가난한 살림에 외로움의 위안이 주므로
11월은 감사의 달입니다.
11월은 사랑의 달입니다.
모두를 내준 빈들에 누군가 올 것 같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만나
또 하나의 한 살림을 이룰 것 같은
11월은 사랑의 술이 익는 달입니다.
11월은 순례의 달입니다.
들판의 방랑자 갈대가 허수아비로 남아서
어디론가 떠나자며 하얗게 손짓하므로
빈 몸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쑥부쟁이처럼
동체가 흔들리는 순례의 달입니다.
-----님 안녕하세요.
유년의 가슴에 오롯이 새겼던 맑은 감성을
성년의 가슴에 풀어놓은 오색(五色) 서정시,
혼탁한 이 시대에 샘물 같은 시집을 드립니다.
강웅순 시인은 서해 바다의 투명한 소금으로
오래된 제 벗이며 도반입니다.
깊은 가을을 맑음으로 채우세요.
신풍제약 서울본부지점장 박주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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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마을
11월은
강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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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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