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자기부상열차의 미래
지금까지 자기부상열차의 역사와 원리,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독일, 일본 등 세계의 자기부상열차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독일에서 발명된 자기부상열차는 미국, 일본, 한국, 중국 등으로 퍼져 나갔고, 새로운 교통수단을 필요로 하고 있던 각 국가에서는 신개념의 교통시스템인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투자하였다. 이에 따라 독일, 일본, 대한민국, 중국, 미국 등에서 자체기술을 통한 자기부상열차가 개발되었다.
특히 독일은 세계 최초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를 중국 Shanghai에 수출하여 영업노선을 개통하였고, 일본도 또한 2005년도 일본에서 개최되는 세계박람회를 위한 세계 최초의 중저속형 자기부상열차 영업노선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퀴가 없이 전자석의 자력에 의해 공중에 부상되어 운행되는 자기부상열차는 차량과 선로와의 비접촉 운행으로 인하여 마찰이 없어 친환경적이며 저에너지형 교통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기부상열차의 마지막 이야기로서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는 자기부상열차의 미래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독일 자기부상열차 시제열차, Shanghai에 건설된 자기부상열차, 일본의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뮌헨 공항 노선용 자기부상열차(시계방향) | |
교통수단으로써 바퀴가 없다는 것은 대단히 획기적인 것으로, 이로 인해 기존의 교통수단에서 바퀴로 인해 파생되는 소음과 진동, 마모, 먼지 발생, 차륜과 차축에 대한 유지보수 등 그동안의 각종 문제점들이 해소된다. 아울러 차축에 집중되던 차량 하중이 차체 전체에 고루 분포되어 작용되며, 이로써 선로 구조물의 경량화가 가능해져 건설비가 저렴해진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가 없기 때문에 전자석을 사용하여 공중에 떠서 움직이며, 자동차의 엔진과 같은 역할로 열차의 추진에는 보통의 회전식 전동기와 달리 직선 운동을 하는 선형전동기를 사용한다. 따라서 마찰 저항이 적기 때문에 안락한 승차감을 얻을 수 있고, 적은 동력으로 큰 속도를 낼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등판 능력 및 곡선통과 능력 등 기존 차량보다 우수한 차량 성능을 갖게 되어 터널 회피, 장애물 우회 등으로 지형에 따르는 선로 건설이 가능해져 노선선정에 유리한 장점과 함께, 부품소모가 적고 오염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며, 저렴한 유지보수 및 운영비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구조상 차량이 궤도를 감싸 안는 형태로 탈선, 전복 등의 우려가 없고, 시스템 운영상 중앙통합제어의 형태로 인해 무인운전이 용이하다.
그러나 이러한 우수한 특성과 함께 자기부상열차는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데, 차량을 부상시키는 전자석과 더불어 선형전동기의 사용으로 인해 많은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러한 자기장으로 인한 인체 유해 여부는 아직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나, 현재의 기술로 자연 발생적인 수준 이하의 자기장을 갖는 자기부상열차 제작이 가능하다.
자기부상열차의 가장 큰 단점은 기존 선로와의 호환성 부족으로, 기존 철도시스템과 사용 선로 및 추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부상열차는 기존 선로 및 시설 등, 기존 인프라를 사용할 수 없으며, 기존 열차 또한 자기부상열차의 선로 및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 이는 자기부상열차에 대하여 전용의 인프라 건설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승객 환승 및 화물 환적 등, 기존 시스템과의 운영에도 제약이 따르게 되는 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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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기부상열차의 Chuo Shinkansen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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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상열차는 대개 대규모의 투자를 통하여 기술개발이 이루어졌으며, 장기간 연구개발 및 시험을 수행하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용화 및 상용화의 사례가 흔하지 않다. 이로써 우수한 특성의 자기부상열차를 실제로 활용하는데 있어서 많은 제약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은 1934년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특허 취득 이후, 1969년부터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착수하여 1971년 세계 최초의 자기부상열차를 제작/시험하였고, 1979년 세계 최초로 자기부상열차(Transrapid 05)를 전시/운행하였으나, 1989년 독일연방정부의 Cologne 공항과 Dusseldorf 공항 사이 연결노선 상용화 계획이 통독 후 취소되었다. 또한 1992년 연방교통종합계획에 Berlin~Hamburg간 300㎞의 노선에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시스템을 포함시키면서 상용화를 결정하고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등 상용화를 추진하였으나, 2000년에 들어서 결국 실현불가를 선언하고 말았다.
이러한 계획들은 Deutsche Bundesbahn(독일 철도청)이 자기부상열차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준비의 승인과 더불어 1984년부터 상용화 준비를 위한 조건으로 장기 시험운행 실시하는 등, 자기부상열차 개발과 함께 약 10여년 동안이나 검토되고 추진되었으나 모두 취소되었다.
그러나 독일의 자기부상열차는 중국으로 수출하게 되는데, 2001년 중국 Shanghai시와의 계약 체결과 함께 곧바로 건설 시공에 들어가 불과 2년 만에 2002년 말 세계 최초의 Transrapid 자기부상열차 영업노선을 개통시키고, 2003년 501㎞/h 속도로 영업철도의 세계 최고속도를 기록하는 개가를 올리게 되었다. 이후 2003년 12월 29일, Shanghai에서 세계 최초로 운행계획에 따른 상업 Transrapid 노선운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일본은 1970년 공식적으로 자기부상열차 기술개발에 착수하여 1989년 세계박람회에 HSST-05를 개발하여 전시/운행하였고, 이 무렵 HSST 시스템을 도시형으로 적용할 것으로 결정하고 HSST-100을 제작하여 대중교통으로서의 실용시험을 추진하였다. 이후 1993년 일본 국가위원회는 HSST 시스템을 대중교통시스템으로 사용 가능함을 선언하였고, 1999년 Tobu Kyuryo선(총 연장 9.2㎞)으로 자기부상열차 적용을 결정하였다.
이 노선은 2005년 일본 Aichi EXPO에 맞춰 금년 3월 초 개통될 예정이며, 현재 영업시운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본의 경우에도 기술개발 이후 실제로 상용화 되기까지 10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되었다. |
미국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모델, 미국의 자기부상열차 시험선로(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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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기부상열차는 우수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사회 인프라와 경제성 등의 문제로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은 현재 자국에서 개발한 기술을 자국 내에서 상용화하지 못하고 세계 최초의 자기부상열차 노선이나 세계 최고의 영업열차속도 기록 등의 타이틀을 중국에 모두 빼앗기고 만 것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2003년 Munich에서 독일 최초 자기부상열차 적용에 대한 기술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으며, 2004년 9월부터 Munich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89년 본격적인 기술개발을 시작하면서 10년 이상 기술개발을 추진하여 세계 세 번째로 자체기술에 의한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하였으나, 연구개발에 치중되어 실용화에 대한 계획이 미비하였고, 교통수단으로서의 시스템 개념이 부족하였다. 이에 따라 2003년부터 실용화를 위한 모델개발에 나서게 되었고, 국내에서의 실용화를 통한 해외 수출까지 고려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세계 시장을 선진국에 선점당할 수 없다는 것과, 2만불 시대를 향한 초일류 프로젝트로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국부를 키우는 사명이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에도 실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모든 정황을 고려해볼 때, 미래 교통수단으로 여겨지던 자기부상열차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상용화되었듯이 국내에서도 실용화를 통한 상용화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국내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다면 도심의 복잡한 교통 수요를 담당하는 신개념의 신교통시스템으로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국민들의 자부심도 매우 커질 것이며, 기술적 파급효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자부심 향상은 사회 곳곳에서 활력소로 작용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치밀한 준비와 아울러 지속적으로 꾸준한 연구개발 및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환경친화적이며 도시의 첨단 이미지를 가진 자기부상열차가 국민의 발로 거듭날 그날을 기대하며, 그동안 풀어놓았던 자기부상열차 이야기를 이만 막을 내린다. |
국내 자기부상열차 시작 모델 HML-02, 국내 최초의 자기부상열차 HML-03, 개발 중인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모델, UTM-01을 개량한 자기부상열차(시계방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