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한국전을 끝낸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당시 GM사장 윌슨을 국방장관으로 지명하고 의회청문회을 열었다. 청문회인준 질문 “ GM의 회사 이익에 반하는 국가정책을 결정할 때 어떻게 하겠는가?” 이에 GM사장 윌슨은 “국가 이익과 회사이익이 상반하는 경우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답했다. 윌슨의 말을 더 길게 이어보면:
“그런 상황이 오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왜냐면 국가에 이익이 되는 것이 GM에도 이익이 되는 것이며 또 그 반대로 GM에 이익이 되는 것이 국가에도 이익이 된다는 것이 내 평소 생각이기 때문이다. 우리 GM은 가장 큰 회사이다. GM은 국가 안녕과 함께 한다.”
이런 GM 사장의 말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당시 GM의 운명은 국가의 운명과 함께 했다. 1953년 GM은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 막강한 미국 경제의 상징이었다. 미국국부( GDP)의 3%을 차지하였고 GM의 성장으로 50년대 미국경제가 침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GM은 최대 종업원을 고용하였고 GM 직원들은 중산층의 월급을 받고 안정된 직장을 향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은 직원수가 가장 큰 기업은 “월마트”이고 세계최대 차량메이커는 “도요타”가 차지하고 있다. “GM”은 파산하여 결국 국유화되고 말았다.
GM을 국유화하는데 들어갈 비용은 600억 달러이다. 그럼 600억달러를 쏟아 부으면 GM이 정상화된다는 말일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GM은 오래 전 부터 망하는 길로 들어섰다. 70년대 중동전쟁 오일 위기를 겪을 때 기름 많이 먹는 비경제적인 차를 생산하고 있었고 크라이슬러가 파산한 80년대에 싸고 품질 좋은 일본차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현재 젊은이들 중에 미국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GM차를 구경도 못한 젊은이들이 많다.
그런데도 600억 달라를 들여 국유화하면 GM이 되살아나서 투자한 600억 공적자금을 다시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왜냐면 국유화하고 나서 정리해고를 단행해야 한다. 6개 이상의 GM 공장문을 닫아야 하고 최저 2만명 이상의 직원을 더 짤라내야 한다. 대리점들도 벌써 많이 떨어져 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가 없다. 국유화 목표는 빚 없는 빚에 시달리지 않고 이익을 내는 회사로 거듭나려는 것에 있지 않다. 연료 효율성이 높은 차세대 자동차를 생산해 낼 수 있다고 보고서 GM을 살려 주는 것도 아니다. 이미 막대한 돈을 투자했었다. 투자 자금이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무슨 목적 으로 공적자금을 투자한단 말인가?
단 하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GM이 완전히 망할 때를 대비하여 직원과 하청업체 딜러 그리고 관련지역사회들에게 시간을 벌게 해주는 역활을 하는 것 뿐이다. 결국에는 사라질 GM의 명줄을 늦추는 것 밖에 아니다.
이것이 목표라면 왜 600억달러를 들여서 GM을 살 필요가 있겠는가? 차라리 그 돈으로 직원들이나 지역경제주민들에게 직업전향이나 경제구조정을 위해 쓰는 편이 보다 나을 것이다. 차리리 그 돈으로 실업 수당을 지급하는 편이 보다 나을 것이다.
그러나 왜? 아무도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치인들은 아무런 말도 공개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왜? 사람들이 그런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불편한 진실. 진실을 알게 되면 불편하다.
여론조사를 보면 대다수가 GM을 파산하게 그냥 내버려 두어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직접 당사자가 된다고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자동차 회사가 몰려 있는 미시간 주등 중서부벨트는 고용안정이 최고 우선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600억달러 공적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결국 선거구민을 사는 것이다. GM 때문에 먹고 살고 있는 지역경제는 GM이 살아 있어야 한다. GM이 그들의 명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납세자 국민이나 GM채권자들에게도 보다 나은 선택이 된다고 믿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진짜 진실은 바로 이것이다. “GM은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것, 바로 이것이 진실이다. 공적자금 투자는 타격받을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잠시 시간을 벌게 해 줄 뿐이다.
그러나 더 큰 불안과 공포는 GM의 몰락이 미국의 몰락의 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50년 전 미국 중산층의 성장은 <민주적 자본주의> 승리의 상징이었다. 50년에는 미국 가정의 반이 중산층에 해당되었다. 그들 대부분은 전문가나 대기업 중역이 아니었다. 그들 대부분은 숙련된 노동자들 이었다. 직장은 안정되었고 의료보험 혜택은 당연하였다. 당시 미국은 경제적 평등을 실현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30년 전인 80년대에 들어오면서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직장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안정된 직장이란 말은 옛말이 되고 말았다. 계층간 차이는 더욱 심하게 벌어지고 말았다. 미국 황금기를 구가하던 시절 GM은 경제 안정과 경제 성장의 모델이었다. 그러나 GM의 몰락으로 경제안정과 경제발전은 사라지고 말았다.
국민들은 다 안다. GM을 살릴 수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국민들중에 자기는 직장을 잃어도 괜찮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50년전 GM 사장이었던 윌슨의 말은 거꾸로 되고 말았다. “GM에게 나쁜 것은 미국나라전체에도 나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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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파산과 미국의 몰락 --"GM을 보면 미국이 보인다" 이글은 미국 노동부장관이었고 현재 미국 버클리대 교수인 라이히의 FT기고문을 쉬운우리말식으로 옮긴 것입니다. 원문 바로보기
http://www.ft.com/cms/s/0/528ba940-4e19-11de-a0a1-00144feabdc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