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중견 법률회사들의 합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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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석(좌), 송현웅 변호사 | 도산법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인 박용석 변호사가 이끌어 온 밝은미래 법률사무소가 지난 1월29일 송현웅 변호사 등이 주도하고 있는 에버그린 법률사무소와 전격적으로 통합, '에버그린 법률사무소' 이름으로 이날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2003년 2월 설립된 에버그린 법률사무소는 기업 인수 · 합병(M&A) 등 회사법 분야와 금융 분야가 발달한 기업법무 전문 로펌으로, 도산법 전문인 밝은미래와의 통합은 일종의 부띠크(전문 로펌)간 통합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로펌의 한 변호사는 "전문 분야의 추가 및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가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법률회사간 제휴 또는 합병이 다양한 형태로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통합후 에버그린 법률사무소의 주소는 서울 중구 정동의 성공회 빌딩. 국내외 변호사만 약 30명에 이르는 중견 로펌으로서의 위상을 더하게 됐다.
특히 박 변호사와 송 변호사 등 에버그린의 주요 변호사들은 국내 굴지의 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이른바 '세종 출신' 변호사들로, 두 법률사무소의 통합은 세종 출신들이 에버그린으로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는 의미도 띄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제24회 사법시험에 차석 합격한 박용석 변호사는 1985년 1월부터 세종에서 활약한 세종의 초창기 멤버 출신. 약 20년간 세종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활약했다. 2004년 12월 개인회생제도의 시행과 함께 밝은미래를 세우고 독립해 개인회생 사건 처리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해 왔으나, 이번에 에버그린과 합치게 된 것이다.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은 물론 법정관리, 화의, M&A 등 수많은 기업의 기업회생사건을 도맡아 처리한 경력의 소유자로, 통합도산법 제정 등 관련 분야의 입법에도 많이 관여했다. 미 하버드대 로스쿨에 유학해 국제조세과정(ITP)을 마친 법학석사로, 뉴욕주 변호사자격도 갖추고 있다.
4년전 에버그린의 설립을 주도한 송현웅 변호사와 원태연 미국변호사도 박 변호사와 함께 세종의 기업법무팀에서 활약한 세종 출신이다. 회사법과 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지난해 칼 아이칸과 KT&G와의 경영권 분쟁때 대형 로펌들을 제치고 칼 아이칸측을 맡아 유명해졌다. 마찬가지로 세종에 있다가 지난해 에버그린에 합류한 이경돈 변호사는 부동산 전문가로 이름이 높으며, 이 변호사와 함께 합류한 로버트 영 미국변호사도 세종에서 상당기간 활약했다.
두 법률사무소의 통합으로 규모가 더욱 커진 에버그린은 M&A 등 회사법 분야와 금융, 부동산, 도산법 등 기업법무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게 됐다. 밝은미래가 높은 경쟁력을 자랑해 온 개인회생 · 파산 사건도 '밝은미래'란 종전 브랜드를 내걸고 종전대로 서비스를 계속한다.
로펌업계를 잘 아는 한 변호사는 "국내 로펌업계의 경우 송무 보다는 기업자문쪽의 전문가가 아쉬운 실정"이라며, "에버그린 처럼 기업자문이 발달한 법률회사에 판, 검사를 역임한 이른바 전관 출신 변호사가 가세할 경우 규모와 경쟁력 제고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에버그린은 특히 규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법무법인을 구성하지 않고, 영, 미의 로펌처럼 일종의 조합 형태로 법률회사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져 이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에버그린과 밝은미래의 통합에 앞서 중견로펌인 법무법인 한결이 올초 법무법인 내일과 합병, 내일의 이오영 대표변호사 등 6명의 변호사가 한결에 합류했다. 법무법인 내일은 노동, 재건축, 재개발, 건설 분야 등이 발달한 전문 로펌으로, 두 법무법인 합병에 따른 시너지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변호사수도 국내외 변호사를 합쳐 40명이 넘는다. 한결은 97년 10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원인 송두환, 박성민, 김응조, 차병직, 백승헌 변호사 등이 주축이 돼 설립됐으며, ▲엔터테인먼트 ▲M&A ▲지적재산권 ▲중국 비즈니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발전을 거듭해 왔다. 내일의 공동대표를 역임한 이오영, 이원재 변호사도 민변 회원으로, 두 법무법인의 합병은 이른바 민변 계열의 법률회사간 합병으로도 얘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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