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감독의 졸작 50편이 7부를 끝으로 완결 되었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주재여서
글을 싣게 되었는데 무척 고된 노가다더 군요...아무쪼록 즐겁게 봐주시고
다시 거듭 말씀들이지만 이글은 스크린 잡지에서 무단 발췌했습니다. ^^
44. 더 게임 (1997년)

감독 : 데이비드 핀처
<트루먼쇼>처럼, 한 사람 바보 만들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짜고 덤비는 얘기는 꽤
흥미 있는 소재다.
그런데 <더 게임>은 장난이 좀 심했고 관객들은 이내 실망히기 시작했다. 반전이라고
몇 번 이어졌지만, <세븐>에서 영화 사상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반전을 선보였던 데이
비드 핀처의 솜씨라고 보기엔 조금 치졸했다.
졸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우왕좌왕. <더 게임>의 핀처가 바로 그랬다 생각해
보면 숀 펜과 마이클 더글라스가 형제로 나오는 것도 조금은 어색.
BEST : <파이트 클럽>. 브래드 피트, 죽인다.
45. 알리 (2001년)

감독 : 마이클 만
2프로 부족한데 그 2프로가 치명적인 요소인 영화. <알리>가 바로 그런 영화다.
이 영화의 전반적인 만듦새나 윌 스미스의 연기는 별로 흠 잡을 데가 없다. 무하마드
알리라는 불세출의 스포츠 스타를 영화에 담는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
여기서 감독은 결정해야 한다. 대중들이 원하는 알리를 보여줄 것인가, 내가 생각하
는 알리를 보여줄 것인가. 결국 감독은 후자를 선택하고, 대중들은 알리에게 원했던
활기와 유머와 쇼맨쉽을 영화 속에서 만나지 못했다.
BEST : <인사이더>도 있긴 하지만 역시 최고는 <히트>
46.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 (2000년)

감독 : 윌리엄 프리드킨
민간에게는 발포할 수 없다는 교전수칙을 놓고 고뇌하는 미군만 보여주었지.
그들의 총부리 아래 죽어간 수십 명의 아랍 양민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미안한 기색
도 없는 뻔뻔스러운 영화 여기에 베트남 전쟁에 대한 "안 좋은 추억"까지 이끌어 들이
면서.
그래도 군인정신을 꿋꿋이 지키는 미군 장교의 모습을 통해 도대체 뭘 말하려고 했는
지 알 수 없다. 아니, 너무 확실하게 드러내서 "설마, 정말 저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
니겠지" 갈등하게 하는 영화.
BEST : 최연소 오스타 감독상의 <프렌치 커넥션>.
47. 윌로우 (1998년)

감독 : 론 하워드
론 하워드의 전공은 따뜻한 인간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가 딱 한 번 "외도" 한 적 있
다. 조지 루카스가 제작한 <윌로우>.
<반지의 제왕> 을 연상시키는 판타지 영화인데, 조지 루카스가 원안을 썼다고 하나,
<스타워즈> 구상 때 쓰고 남은 아이템을 얼기설기 엮은 느낌밖엔 안 든다. 악의 여왕
을 멸망시킬 아이의 탄생을 막기 위해 태어나는 아기를 모두 죽인다는 설정은 성서의
예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베낀 부분.
이런 상황에서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파워 길러서 제작자 입김 없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뿐.
BEST : 개인적으로는 초기작 <스플래쉬>, 대부분은 <뷰티풀 마인드>겠지만.
48.드리븐 (2001년)

감독 : 레나 할린
스탤론이 시나리오를 쓴다고 했을 때, 말렸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제작자였다
(이런!). 비주얼과 스피드에선 얼추 볼만하지만 빈약한 스토리는 극장 안에서 자꾸
딴 생각이 나게 만드는 영화.
일반적인 자동차 경주 영화보다 속도가 조금 붙었다는 것 외엔 별 차이가 없는 영화.
사고난 자동차 파편 튀는 장면은 볼만했지만, 할린과 스탤론의 인연은 아무래도
<클리프 행어> 한 번으로 족하지 않았나 싶다.
BEST : 한때 부부였던 지나 데이비스랑 찍었던 <롱키스 굿나잇>.
49. 블루스 브라더스 2000 (1998년)

감독 : 존 랜디스
그는 데뷔 당시 스필버그보다 더 총망받는 신예였다. 정신없이 동분서주하는 영화
<블루스 브라더스>는 그의 연기 경력의 핵심이었고 지금은 고인이 된 제임스 벨루시
의 삐딱한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블루스 부라더스 2000> 은 일이 잘 안 풀렸던 랜디스 감독이 최후의 수단으로 택한
영화 일지도 모른다.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번 ! 하지만 그런 식의 기획이 불러일으킬
재앙은 이미 여러 번 반복되었던 패턴.
이야기는 억지스럽지만 영화 중간중간에 미국 대중음악의 명인들이 등장해서 그나마
즐길 만하다.
BEST : <런던의 늑대인간>. 꼭 한 번 보시길
50. 스토리 오브 어스 (2000년)

감독 : 로브 라이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이별 버전은 관객들에게 이상한 짜증을 안겨주었다.
서로 고함만 쳐대는 중년부부 브루스 월리스와 미셀 파이퍼, 보든 장르에 능한 것으
로 유명했던 로브 라이너는, 이제 자신의 전공 장르에서도 삐걱대는 걸까? 최근작
<알렉스와 엠마>도 그저 그런 평가와 흥행 성적을 거두었으니, 지금 평가와 흥행
성적을 거두었으니, 지금 스는 슬럼프에 빠진 것 샅다.
그럴때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을 듯한데, <스토리 오브 어스>로 이미 4년
쉬었다지?
BEST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더이상 무슨 말이! 데뷔작인 가짜 다큐는
컬트와 만신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