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기는 했지만
제주 나들이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올려 본다.
집사람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오랫만에 휴가를 내서 놀러 간다는 것이 실감이 안난다.
이틀간 집을 비워야 하니 집사람 손이 바쁘다.
청소하고, 빨래 하고, 아이들 먹을 것 준비하고...
엄마 아빠가 집을 비우고 놀려 간다고 하니, 작은 것이 무슨 권리를 행사하듯이 요구한 물건들을 사기 위해서 나도 하나로 마트에 다녀온다.
대충 준비하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역전파출소 바로 앞에 삼화고속이 있다.
찾기도 쉽고 자리도 한산하고 바로 연안부두로 가고, 고속버스 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합정동쯤 오니 집사람이 속이 이상하다고 한다.
집사람이 차멀리를 시작했으니 제대로 여행을 시작하기는 한 듯하다....후후
고속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연안부두까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연안부두와 국제 여객터미널이 지도상에서는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였는데
도착해 보니 바로 옆 건물이었다.
집정리하고 음식준비하느라고 점심을 미룬 탓인지 배가 고프단다.
여객터미널 바로 앞에 명동칼국수집이 보인다.
칼국수를 시키고 어디쯤 오느냐고 전화를 했더니 도착을 했단다.
2층에서 내려다 보니 정말 입구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
명동칼국수라는 간판이 얼른 눈에 안들어 오는지 두리번 두리번....
들어 오면서 하는 말이 명동칼국수는 작게 쓰여 있고 전주의 맛이라고 간판이 되어 있단다.
곧 이어 또 한팀 도착...
작은 일이 하나 있었으나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하고 도착한 사람들만 출발
배에 타기 전에 큰 배가 하나 있어 중국에 가는 배인가 했는데 우리가 탈 배란다.
탑승을 하는데 배안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흠~~ 크기는 큰 배 구만...
객실 확인하고 다른 방 들을 둘러 보니
큰 방에 여러사람들이 편한 자세로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
술도 마시고, 고스톱도 치고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다.
우리도 매점에서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사들고 객실로 들어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목소리가 절로 커진다.
객실은 8인실인데 우리들이 6명이다 보니 모르는 사람들이 2....
말소리가 커지면 민망해서 줄이고.. 다시 커지고...후후...
10:30분쯤 되니 선상에서 불꽃놀이를 한단다.
1,500발이라고 들은 사람도 있고 4,000발이라고 들었다는 사람도 있고...
날씨가 꽤 쌀쌀한데도 다들 나가서 구경을 한다.
흥겨운 디스코 리듬에 바로 눈 앞에서 터지는 형형색색의 불꽃들...
동심으로 돌아간 듯,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나이를 잊고... 다들 환한 얼굴이다.
사진찍고 웃고 떠들다 보니 자야 될 시간이 되었다.
객실은 2층으로 된 침대인데 약간 비좁게 느껴 졌지만
자리에 누우니 하룻밤을 그냥 지낼만 했다.
이층이다 보니 약간 더운듯 해서 한 두번 잠이 깼다 눈을 붙였다 하니
밖에 부산드러워 시간을 보니 6시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일출을 본다고 선상에 나갔지만 날씨가 도와 주질 않는다.
제대로 된 일출을 본다는 것은 동해에서도 1년에 며칠 안된다고 옆에서 위로를 한다.
선내에 긴줄이 있어 물어 보니 식사를 할려는 사람들이 란다.
선내에서 식사를 하고 바로 한라산 등반을 한 다음
저녁에 다시 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 가는 사람들이란다.
그렇게 무박 3일 여행 비용이 1인당 10만원이 안된다고 알려 준다.
자세히 복장을 살펴보니 등산복 차림이 맞다
그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여행코스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배가 어느새 제주항 제3부두에 도착을 했다.
하선 하는 것은 승선과 달리 화물칸을 통해서 내렸다.
대형 화물차가 배 1층을 가득채우고 있다.
크기는 큰 배라고 생각하며 배에서 내렸다.
사람들을 따라 한참 가다보니 주위가 이상하다.
왜 나가는 곳이 없지??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첫마디가 "사람들 따라 갔지? 다시 내려와...."
대부분 한라산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라 자기가 타고 갈 관광버스를 찾아 가는데
우리들만 할 일없이 다시 빠꾸...
여객터미널로 나오는 사람들은 우리 밖에 없다.
여기로 나가는 것이 맞아?? 하며 확인을 하는데
바로 앞에서 환한 얼굴로 웃으며 손을 내미는 반가운 얼굴...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며 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눈 앞에 야자수가 보인다.
아... 제주도에 도착했구나....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남자들은 남자들 끼리 여자들은 여자들 끼리 차에 오른다.
아침은 간단하게 해장국으로 하기로 했다.
해장국집이 꽤 큰데 앉을 자리가 없다.
잠시 기다리다 아직 다 치우지도 않은 자리에 엉덩이를 디민다.
콩나물해장국, 선지해장국, 내장탕...
해장국 종류도 꽤 많았 잠시 주저하니까
콩나물 해장국하고 내장탕이 전문이라고 한다.
콩나물 4, 내장탕 4...
주문과 상관없이 서빙하는데로 먹어야 한다.
단체가 움직이는데는 작은 의견은 바로 무시...후후...
그래도 맛이 좋다며 옆에 놓인 소스는 어떻게 먹는 것이라둥
날계란을 깨 넣어야 제 맛이라둥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
해장국집으로 알아주는 집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한라산으로 출발...
눈이 조금 왔고 복장도 복장이라 1,100도로에서 한라산 구경만 하기로 한다.
사진 한 장 찍고 한라산 구경하고 눈뭉쳐서 한번 던져보고...
시간이 많지 않다며 다른 곳으로 가잔다.
휴양림(이름을 잊어 버렸다...역시 나이가...쩝~)에 도착해서
한 번 둘려 보고 또 사진찍고
제주에 왔으니 한라산은 못가도 오름 한 곳을 가봐야 된단다.
시원하게 뚫린 제주도로 달려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곳에 도착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곳이란다.
이름은 다랑쇠오름
높이는 높지 않은데 상당히 가파르다.
허위 허위 힘들여 올라가서 철푸덕 앉아 쉬는데
기력이 넘치는 사람은 분화구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본다며 벌써 반바퀴는 돌았다.
흠~~ 젊은 이는 역시 달라(토 달지 마시길...몇 개월 젊은 것도 젊은 것임)
이어서 도착한 젊은 언니들께서도 한 바퀴 돌아 보신단다
거꾸로 돌기 시작한 언니들과 젊은 이가 만나서 조금 걷더니만
젊은 이가 갑자기 분화구 바닥으로 내려간다.
이어서 젊은 언니중 한 명도 갑자기 달리기 시작한다.
아마도 누가 빨리 다녀 오나 내기를 한 듯하다.
부담 없는 여행이 젊은 언니 오빠들을 동심으로 돌아 가게 한 것 같다.
앞 서거니 뒤 서거니 도착한 언니들이 손을 흔들며 좋아한다.
보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어린다.
또 시간을 재촉하며 오름에서 내려온다.
내려와서 차를 가지고 오는 사이에
다들 모여서 무우를 까 먹고 있다.
잉?? 웬 무??
앞에 있는 무우밭에서 뽑은 무라며 엄청 맛있단다.
다들 서리꾼으로 변해서 무우를 먹어본다.
엄청 맛있단다.....후후...
점심은 소금구이를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집들이 크지는 않은 데 잔디며 나무며 돌이며...
집의 작은 정원을 꾸미는 것도 조경이라고 하는지는 몰라도
정말 이쁘게 잘 꾸며 놓았다.
식당에 들어서니 노무현대통령내와와 집주인 내외가 같이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물어 보니 당선자 시절에 와서 식사를 했단다.
그 식당의 잔디도 아주 그만 이었다.
유명한 사람이 자주 온다는 집이라서 그런지 고기 맛도 그만 인 것 같다.
역시 사람이란...후후
서귀포 올림픽경기장 구경하고, 귤밭 구경하고 돌아 나오는데 뒷 차가 따라 오질 않는다.
걱정이 되어 차를 후진했더니 바로 따라 온다.
나중에 물어 보니 또 서리를 했단다.
이번에는 귤 이었다나... 에구 철부지 같은 젊은 언니들...
집 구경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업을 하던 사람이라 보니 일 없이 쉬기가 쉽지 않은 가보다
많은 자료를 수집해서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역시 쉬기에는 우리 나이가 아직은 젊은가 보다.
숙소를 정하는데 다소 논란이 있었다.
찜질방이 최고라는 찜질방 선호팀이 있고, 그래도 숙소에서 쉬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손님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고 밀어 붙이는 아저씨도 있었고...
논란 끝에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숙소를 정했는데 이번에는 방의 갯 수로 또 논란...
아무튼 계속 다니며 먹기만 해서 배가 다들 윗세 오름만큼 나와서 노래방에 가야 한다는 의견
음식만 조금 시키면 된다는 말에 숙소 1층의 가라오케로 직행
12월 18일이 결혼 17주년이 된다는 가족이 있어서 미리 땡겨서 케익도 자르고
노래도 불러 주고...(결혼 축하곡이 무엇인지 몰라...happy birthday로...후후)
노래는 그만 두고 이야기나 하자는 분위기였는데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니 끊어지지 않고 노래가 이어졌다.
역시 이 부분에서도 젊은 오빠와 언니들이 고고장 분위기를 연출...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호텔에서 호강을 하고
비행기 조정사파업으로 예약한 것 다시 확인하고
예비로 예약했던 것 취소하고 -- 조정사 파업하고 나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을 줄 알았는데...쩝~~
어제 먹은 것들이 아직 소화가 안 된 것 같은데도
전복돌솥밥 한 그릇 뚜딱... 오늘도 하루 종일 먹을 것 같은 예감이다.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입장료가 있었던 주상절리 구경하고
외돌개로 이동해서 경치구경하고...
대장금 찰영지라고 이영애 그림에 얼굴만 넣고
사진 찰영하도록 한 곳이 있었는데
아무도 사진을 안 찍은 것을 보면... 우리도 쬐게 늙은 것도 같고
비행기 시간 때문에 다시 제주시로 이동해서
말로만 듣던 고등어회, 갈치회...돔먹고
그 와중에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못 온 친구들을 위해
귤을 사서 주는 마음이 정겹기만 하다.
김포에서 기다리 던 친구와 저녁먹고
귤 부탁하고 드디어 제주 여행 끝........
저녁 먹으며 술이 과해서
얼마간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워낙 그런 녀석이려니 하고 이해해 주시기 바라고.... <--- 뻔뻔
많은 배려로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배려해준 제주친구...
이틀간 운전하느라고 더 힘드셨을 은비어머님...
귤 배달하느라고 수고한 김사장님...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