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카타르 1기 승무원입니다. 교육기간까지 합치면 이제 8개월 정도 근무한 셈이죠.
저희 회사 급여, 처음에 저희도 최종면접때 오리엔테이션이나 계약서 상의 내용만 보고 실망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돈 몇푼보다도 정말 비행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별 망설임없이 마음을 정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제가 운이 좋았던 걸까요? 비행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보다 항상 많이 받았습니다. 다른 동기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택과 교통을 포함해 모든 비용이 지원되므로 돈 쓸 일이 거의 없기에 저는 한국에서 직장다녔을 때보다 1.5배 정도의 금액을 저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타르 항공에는 70여명의 한국인 승무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바보가 아니랍니다. 저희중엔 저를 포함해 낼모레면 30을 바라? 릿?나이많은(?) 승무원도 있고, 저희도 나름대로 한국에서 좋은 직장 다니며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 연봉 받으며 살았던 사람들이랍니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나름대로 잘나가던 저희가 아직까지 뛰쳐나오지 않고 열심히 즐겁게 잘 살고 있는 것은 다 만족스런 근무환경이 제공되기 때문이랍니다.
또 ANC 담당자분께서 누누히 강조하시는 '빠른 승진의 기회'에 대해서도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아직 승무원으로 일해보지 않은 분들이시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몇달이나마 일해본 저로서는 정말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시장통같은 이코노미를 벗어나 비즈니스나 퍼스트에서 우아하게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해지죠. 허벌나게 일하다가 가끔 커튼 들추고 비즈니스 클래스를 들여다보면 정말 딴세상이랍니다. 승무원이라면 꼭 한번쯤은 퍼스트 클래스에서 일해봐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한국인 승무원이 상위 클래스로 승진할 수 있는 외항사, 정말 몇개 안됩니다. 그것도 몇년씩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저희는 일년 반 정도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현직이 되서 느? ¤?저희 회사의 또다른 장점은, 해외 체류시 스테이가 넉넉한 편이고 호텔이 대부분 시내 위치 좋은 곳에 있기 때문에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모든 항공사가 시내 한복판 호텔에 2-3일 정도의 스테이를 주지는 않는답니다. 스테이가 짧은 항공사들은 거의 대부분 공항 근처의 호텔을 주기 때문에 시내구경 정말 못합니다. 저희 회사에도 이틀짜리 짧은 런던이 바로 이런 케이스인데, 여기가 외국인지 어딘지 느낌도 안오고 잠만 겨우 자다 간답니다. 쉬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당연히 몸도 힘들구요.
이런 장점들은 제가 아무리 손가락이 닳게 알려드려도 공감하시기 어려우실 것 같기에 다시 급여 얘기로 넘어가야겠습니다. ^^;
구체적으로 얼마를 받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대략적인 선에서 살짝 공개하겠습니다.
4월부터 인상되는 월급 기준으로 (어차피 4월 이후에 조인하실거니까) 6개월간의 수습기간에는 기본급 약 100만원에 각종 수당과 allowance 포함해 약 180만원 정도 됩니다. 6개월의 수습이 끝나면 200만원이 넘게 되구요. 물론 본인의 스케줄에 따라 이것보다 적어질 수도 있고 많아질 수도 있지요.
자랑스럽게 어디가서 많다고는 할 수 없는 급여지만, 사는데 아무런 지장없고, 다른 여러가지를 생각하신다면 확실히 돈은 모을 수 있는 회사입니다.
제발 100만원이 안된다는 등, 일년 연봉이 천불이라는(이건 정말 너무합니다 ㅜ.ㅜ) 등의 터무니없는 오해는 일단 푸시구요. 더 좋은 조건의 항공사를 원하신다면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모두 원하는 항공사 승무원 되시길 바라며 두서없는 글 이만 줄이겠습니다
자료출처 : www.sky26.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