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6일 산사랑
다시 북상을 시작 한다는 두번째 태풍인 민들레가 올라온다고 합니다. 옛날엔 그냥 별로 신경도 안쓰던 것이 이젠 지형학적, 저기압 분석? 까지 해대면서 영동권엔 아무 이상없이 비켜가길 기원드렸습니다만
호우를 동반한다는 거대한 태풍 덩어리가 마치 우리나라에 온다면 난리가 날것 같이 TV에서는 몇십 분에 걸쳐 진로 그리고 북상시간 등을 세세히 설명하는 자상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날 그 방송을 보았다면 누가 그 먼 산을 간다고 감히 신청을 하겠습니까?
우리의 최대장님, 토요일 오후까지 간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가
경인산우님이 직접 설악공원안내소에 태풍으로 인한 산행 금지령이 내려질건 가에 대한 질의를 한 후 그만 꼬리를 내립니다.
누군가의 돌발적인 사태를 추후 미리 막는다는 데는 공감을 했습니다.
아쉽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설악산이 이번에 안간다고 어딜 갈 산이겠습니까? 더 반가운 모습으로 우리 경인을 맞이 해 줄겁니다.
우중 규칙에 따라 다음 날 일요일 , 부평역 8시30분
쏟아지는 비를 뚫고 혹시라도 나와 있을 경인 산우들을 위해
간밤에 준비해 뒀던 아이싱 픽쳐4통을 들고 택시를 타고 부평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최대장님이 반가이 맞아주시고, 옆에는 윤대장님, 그리고 오늘 계양산님이 나와주셨습니다. 조금 있으니 와이즈김님(김태완 사장님)이 나오시고
오늘 나올 것 같았던 주막님과 크린랜드부부님, 한선생님부부님, 그리고
불도자님, 잔비아님은 참석을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오늘 산주모님은 같이 참석을 한다고 하는데 아직은 도착을 못하고 아마 전철2구간지나서 거기서 합류를 한다고 합니다.
괜히 픽쳐 4통을 들고와서 우리 5명(산주모님은 안드시니까)이 한통씩 먹게 될 것 같군요.
청송을 이용하던 산행이 이번에는 가벼운 기분(태풍은 친다지만)으로
전철 승차장으로 내려 가 전철을 탑니다,
그 동안 습관이 되었는지 다시 꾸벅꾸벅 잠을 잡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자게 되는 이런 습관은 좋은 건지 , 나쁜건지..
한참을 갔는지 구로역에 도착한 것 같았고, 환승을 한다면서 모두 일어납니다. 그 때 보니 산주모님이 탑승하신 것같아 인사를 드립니다.
쏟아지는 장대비를 보며 역시 해마다 빠지지 않고 오는 장마비가
올해도 어김이 없구나, 그리고 이런 비를 맞으며 산에 간다니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얼마나 청승 맞다고 생각할까?
그렇지만 그 산은 우리에게 시원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말없이
위로를 해줄것입니다.
다시 한차례 환승을 한 후 내린 곳이 석수역...
아침 9시 40분경.
간단한 우중산행을 대비 한 옷으로 바꿔 입고 크린랜드님의 표현대로 6인의 경인 결사대는 민들레를 잡으러 관악산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오르막의 시작을 거친 호흡음으로 시작을 합니다.
오늘은 다들 날랜 선두권 분들이라 조금 뒤에서 헤멜걸 생각하니 걱정은 됩니다.
다들 앞으로 없어지고 앞에서 걸어가던 와이즈님이 나를 기다려 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는 비만치료를 한다고 하고
와이즈님은 살찌우는 치료를 한다고 이번 7월 24일날 사이트를 연다고 하더군요. 경인 산우님, 혹시 살이 안찐다고 고민 되시면 와이즈님과 같이 상의 하시길...(내가 보기엔 윤대장님 밖에는 없는 것 같기도 하구..)
산행 시작 30분 정도 지나니 갑자기 앞이 툭 트이면서 전망대같은 곳이
나타납니다. 쉴새없이 구름들이 지나가고 있고, 비를 맞으면서 내려다보는 전경들이 이채롭습니다. 잠시 서 있으려니 최대장님이 어디서 나타납니다. 어딜 갔다 왔냐니까? 길 잃은 양이 있을까봐 기다리고 있었다나요.
어린 양이 아니고 늙은 양이냐고 웃으면서 다시 산행을 시작 합니다.
얼굴은 땀이 나고 그리고 그 땀위로 비가 흘러내리고..
우중산행은 이런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다시 25분여 뒤, 석구상이란 델 도착 합니다.
저게 뭐냐고 물어보니 윤대장님이 알듯 말듯한 멘트로 설명을 하지만
잘 이해가 안되는 것 같아서 다 들 올라가서 직접 봅니다.
옛날 이조시대에 만들었던 곳으로 우물을 파니 이런 개 모양의 석고상이
나온 것이라는 설명같은데 다 읽기가 귀찮아서 앞 글 몇자 읽어보고 대충
감만 잡습니다. 돌아서는데 아전인수?의 대가인 최대장님의 해석이 들리더군요.
조선시대 보신탕을 만드는 곳이었고요.
다시 무슨 무슨 곳을 지나 어디로 가고 있습니다. 비도 오고 앞도 잘 안보이고 그리도 뚜렷이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구..
한참을 가다 보니 오늘 같은 날에도 문을 연 주막이? 보입니다.
다들 쉬자고 하지도 않았는데 베낭을 내리고 앉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온 픽쳐를 그냥 꺼내기가 그래서 막걸리 한병만 시키고
죽치고 앉아서 먹자니 조금 눈치는 보였지만 그래도 무게가 무거운 두분을 위해서 먹고 가자고 펼치기 시작합니다.
주모님의 간단한 맥주안주에 픽쳐 두통이 순식간에 없어집니다.
무슨 재밋는 이야기는 아닌것 같았는데 주모님 앞에서 윤대장님이 큰소리로 웃다가 입에 있는 파편이 마주보고 앉아있는 주모님한테 튀어서 놀래는 모습에 다들 박장대소를 합니다.
다시 부른 배를 뒤로 제치고 올라갑니다.
비는 하염없이 오고..
주모님 뒤를 따라가면서 마냥 동심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이런 저런 나물을 가르쳐 주고 그리고 이름모를 열매도 따면서 같이 먹어도 보고..
그냥 하염없이 따라가다가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최대장님께 물어보니 호암산은 지나서 국기봉쪽으로 간다고 하는데.. 어디가 어딘지
도통 알길이 없고..
국기봉 임도를 따라서 가는데 잣나무 열매가 떨어져 있었는데 윤대장님이 얼른 주어서 주모님께 드립니다. 향긋한pine 냄새가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최대장님이 관악산을 가지 말고 서울대 방향으로 일단 하산하자고 했습니다. 비도 거세지는 것 같고 그 쪽 길은 암봉이 있다고 해서 나는 죽어도 그 쪽은 못간다. 내가 다치면 우리 집사람 다시는 경인으로 안보낼거다. 몇 번 협박 비슷한 말이 통했는지 그냥 하산을 결정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금방 일 것 같더니 한참을 꺽어서 내려갑니다.
가다가 망월암 이란 조그마한 암자도 지나고,
그리고 물이 불은 개울을 뛰어서 건너고, 다들 웃으면서 가벼운 걸음걸이로 하산을 합니다.
수목원을 지나서 남아있는 픽쳐 두병을 없애기로 합니다.
적당한 곳에서 자리를 잡고 윤대장님이 가지고 오신 비닐 커버로 간단하게 나무를 이어서 비를 가릴만한 지붕을 만들고 그 밑에다 바닥을 깔고
남아 있는 김밥, 두릅으로 만든 반찬?, 참외, 토마토 그리고 픽쳐 두병과
마지막 입가심인 소주로 파티을 마칩니다.
아무도 없고 그리고 오지 않은 이 곳에서 우리들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오늘 힘듦을 모두 다 충일 된 기쁨으로 가슴 가득합니다.
다시 마지막 행로인 안양유원지로 내려갑니다.
내리막 일줄 알았던 곳이 조금 경사진 오르막이 나타나고,
다들 배가 불러서 식식 거리면서 오르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물이 불어서 계곡 지나기가 여간 조심스런 것이 아닙니다.
윤대장님은 아예 물로 들어가고 와이즈 김님은 잘도 뛰어서 건너는데
나는 우회 할 곳을 찾아서 이리 저리 방황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신발을 젖지 말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렇지만 결국은 마지막 계곡에서 중심을 잃고 한 쪽 다리가 들어가는
바람에 신발이 물에 젖어 버리고 와이즈님도 뛰다가 한쪽 다리가
물이 튕기는 바람에 결국 등산화들이 다들 물에 젖게 됩니다. 글쎄 계양산님과 주모님은 괜찮으신 것 같기도 하고..
한참을 내려가서 안양유원지에 도착을 합니다. 비가 와서 상가는 철수하고 을씨년스런 모습만 풍깁니다. 여기서 간단히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최대장님이 밑에 내려가서 하자고 해서 다시 한참을 임도를 따라서
내려갑니다.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곳으로 들어 가자는 신호를 최대장님이 멀리서 보냅니다.
오후 3시경, 간단하게 상반신을 최대장님과 식당 화장실에서 등물을 하고 반바지로 갈아입고 두부 전골과 녹두로 오늘 우리들만의 산행을
자축을 했습니다. 지리산 종주와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간단히 술 몇잔을 더하다가 다시들 일어섭니다. 와이즈님은 이제 눈이 다 나았는지 술이 잘 들어가던군요. 이런 분이 그 때 회식에서 맥주를
못 마셨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택시를 타기 위해서 앞으로 나와 있는데 윤대장님이 내가 모자를 안가져왔다고 챙겨 가지고 왔습니다. 요즈음 나도 최대장님을 닮아 가는지? 산행때 마다 하나 둘씩 잊어버리는 것이 많아져갑니다. 그럴때 마다 윤대장님이 하나씩 챙겨서 다음에 갖다주곤 합니다.
관악 역에서 전철을 타고 다시 구로 역에서 환승을하고 부평으로그리고
계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름답지 못한 윤대장님과 와이즈님의 반바지로 노출 된 다리와 나의 다리가 지금 생각해도 재밋고 미소가 나네요.
그리고 와이즈님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2주일간을 못나온다고 합니다.
다음 종주때 만날 수 있겠죠.
대간 때도 어디를 갔다 왔는지 기억이 선한데 오늘 우리가 간 곳은 관악산 쪽이기는 했는데
4시간이상을 산행을 해놓고도 어디에 갔다왔는지 아리끼리 하네요.
우중 속을 헤맨 6명의 경인님 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원주 치악산 향로봉에서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모두의 경인 산우님들을 만나길 빌며..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