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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 수업 모형 적용
이성준 강사
하브루타교육협회 광명연구회이사
가르치는데 왜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가!
왜 듣고 잊어버릴까?
아인슈타인은 교육을 ‘아이가 성장하여 아이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현대 교육에서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 학습을 하게 할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아이들의 공부는 늘 ‘듣고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과정의 연속과도 같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늘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다. 방과 후에는 학원에서도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받아 적는다. 그러고는 곧 잊어버린다. 학생이 학습 이후에 배운 것을 잊어버리고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과연 교사가 제대로 가르친 것일까?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듣고 잊어버리는 것일까? 이렇게 듣고 나서 쉽게 잊어버리는 원인을 해결하면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뇌의 기억과 망각의 메카니즘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뇌는 입력과 출력을 끊임없이 진행하며 갖가지 정보들을 처리하고 보관해서 기억하는 기능을 한다.
먼저 뇌 속으로 갖가지 정보들이 입력될 때의 과정을 한번 알아보자. 우선 우리의 뇌는 다섯 가지의 5감 정보, 즉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의 정보를 받아들여 1차적으로 시상이라는 곳에 모든 자료들이 수집된다. 시상은 좌뇌와 우뇌의 주먹만 한 크기로 두 개가 위치하고 있는데 여기로 들어온 다섯 가지 감각정보를 일차적으로 잠시 기억해주는 1차 감각기억을 담당한다. 시상은 감각정보를 1초에서 5초 정도 아주 짧게 기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둘째, 이 감각기억은 다시 해마라는 조직으로 넘어와 ‘단기기억(Short term memory)’을 해주는데 바로 여기서 작업처리를 반복한다 하여서 ‘작업 기억’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작업기억’을 통해 결국 기억이 ‘장기기억(Long term memory)’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감각정보가 감각기억, 단기기억(작업기억),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관심을 갖고 필요를 느끼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만 이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스스로 관심과 이익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정보들은 자동으로 폐기처분되어 버린다. 이것을 ‘망각(Forgeting)’ 또는 ‘여과(Filtering)’라고 한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라는 속담처럼 어떤 정보들은 귓전으로 듣고 바로 망각되기도 하는데, 때로 이러한 망각이나 여과 기능은 우리 뇌의 순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습에서 배움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망각 또는 여과의 기능을 극복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것을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감각정보들이 감각기억, 단기기억(작업 기억) 등을 거쳐서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게 할까? 대표적인 방법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수업 중 선생님이 학생을 호명하고 어떤 질문을 할 때이다. 이런 경우 학생은 자동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선생님의 질문에 생각하고 말하게 되며 자연스레 작업처리를 해줌으로써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넘겨주게 된다. 왜 그럴까? 질문은 대답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수업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모든 학생에게 적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이 바로 두 번째 방법이다.
두 번째는 선생님이 수업 중에 학생들 상호간에 학습내용에 관하여 동시다발적으로 ‘대화’를 하게 하는 경우인데 이것을 바로 ‘학습대화(Conversational Learning)’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까지 학생 상호간의 학습대화를 하지 않고 가르침 중심의 전달학습을 해왔던 것이다. 이제 우리의 수업현장에서 바로 이 ‘학습대화’를 해보자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인 학습법은 무엇인가?
미국 행동과학연구소에서는 학습의 유형과 그 효율성에 관해 연구하기 위해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먼저 학습 방법을 일곱 가지, 즉 ‘강의듣기, 읽기, 시청각 수업, 시범강의 보기, 집단토의, 실제 해보기, 서로 설명하기’로 나뉘어서 학생들에게 각각의 방법으로 공부를 하게 한 후 24시간 후에 얼마나 기억에 남았는지 조사했다.
실험 결과 강의 듣기는 5%, 읽기는 10%였으며 집단토의가 50%, 실제 해보기가 75%, 서로 설명하기가 90% 이상 기억에 남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실험결과 강의 듣기와 서로 설명하기의 효율성 차이는 무려 18배나 되었다. 이 표에서 50% 이하의 낮은 수준의 퍼센티지를 주로 교육후진국들이 선택했고, 50% 이상의 높은 수준의 퍼센티지를 교육선진국들이 주로 이 학습방법을 선택하여 활용하고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결과는 흔히 우리가 ‘실제 해보기’가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하지만 그것보다도 ‘서로 설명하기’가 높은 효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럴까? 몸으로만 체험하는 공부방법보다 말로 하는 ‘서로 설명하기’ 공부가 뇌의 전두엽의 활성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브루타에서는 바로 이러한 ‘서로 설명하기’가 가장 기본적인 수업모형을 차지하고 있다.
왜 하브루타 짝꿍인가!
하브루타란 무엇인가?
하브루타는 히브리어의 ‘친구’를 뜻하는 ‘하베르(Haver)’라는 것으로부터 파생되었다. 즉 ‘짝꿍’이라는 뜻이다. 더욱 구체적인 뜻으로 ‘공부를 함께 하는 짝꿍(친구)’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부천대 전성수 교수는 이러한 하브루타를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으로 개념화시켰다. 짝꿍과 함께 할 수 있는 말공부(학습대화)를 총망라한 것이다.
왜 하브루타 짝꿍인가!
하브루타는 짝을 기반으로 하는 학습대화, 일명 ‘말공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짝꿍’이다. ‘혼자 조용히 앉아서 오랫동안’ 하는 공부에서 짝꿍만 생겨도 바로 변화가 일어난다. 짝꿍이 생기게 되면 ‘혼자 조용히’가 아닌 짝꿍과 질문 대화 토론 논쟁을 하며 말하는 공부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브루타는 ‘짝꿍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한국교육에도 토론식 수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토론식 수업은 주로 짝토론이 아닌 모둠 토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토론 수업을 할 때는 먼저 모둠부터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짝토론은 무시되거나 간과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에서 현재의 강의식 수업과 모듬학습, 짝꿍학습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고 짝꿍학습의 응용 형태인 ‘짝 바꾸기’와 ‘짝 이동학습’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강의식 학습과 모둠식 학습과 짝꿍수업은 무엇이 다른가?
강의식 수업
우선 강의식 수업은 일명 ‘전달학습’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한 명의 교사가 앞에 있고 대부분의 학생이 교사 한 명을 바라보고 하는 수업 방식이다. 주입식 교육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이런 경우 수업의 주인공은 학생이 아니라 교사가 된다. 하지만 하브루타의 경우 모든 학생이 선생님 한 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생이 서로 마주보고 하는 수업이다. 이런 경우 수업의 주인공은 바로 학생 자신이 되는 것이다.
모둠식 학습
모둠 학습의 경우, 세 명, 네 명, 다섯 명이 한 모둠을 이루어 진행하는 수업이다. 듣기만 하는 강의식 수업에 비해 학생들이 훨씬 말을 많이 하며 참여식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모둠이라고 하더라고 여전히 소외문제와 무임승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세 명이 모둠을 만들어 토론한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의 경우 적극 자신의 의견을 내는 두 명이 중심적으로 이야기하고 한 명은 소외되어 방관적 입장이 되기가 쉽다.
그렇다면 네 명이나 다섯 명이 모둠을 만들 때는 어떨까? 이런 경우에도 자세히 관찰해보면 한 두 명의 말 잘하고 똑똑한 아이들이 모둠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조용한 학생은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누든 어떤 모둠에 가든 조용한 성향을 가져 소외와 무임승차의 문제를 가지게 된다. 여기에 모둠 학습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짝꿍 학습
그렇다면 ‘짝꿍학습’은 어떨까? ‘짝꿍학습’은 기본적으로 짝과 단둘이 두 눈을 마주보고 하는 토론수업이다. 한쪽에서 질문을 하면 다른 쪽에서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한다. 한쪽에서 대답을 하면 다른 쪽에서는 경청을 한다. 이와 같이 주거니 받거니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지며 질문과 대답과 경청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한 마디로 짝꿍학습은 물리적 대화의 점유율을 높여 소외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짝꿍학습에 경우 물리적 대화의 점유율이 50%로서, 어떤 모둠학습보다 가장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최적의 학습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짝꿍학습을 왜 우리는 안 하는 것일까?
짝꿍학습에도 분명 단점이 있다. 왜냐하면 전체 학생들이 골고루 학습이 일어나야 하는데 학생들마다 수준 차이가 나고 실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짝은 대화를 잘 이어가는 반면, 어떤 짝은 1~2분 만에 대화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짝 바꾸기’를 제안한다. 바로 모둠토론으로 가지 않고 짝을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짝 바꾸기’를 통해 학습을 하다보면 다양하면서도 정교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보다 많은 배움이 수업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앉은 자리에서 몸만 돌리면 주변 친구들 모두와 짝을 바꾸어 가며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학습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짝꿍 학습 응용
하브루타 짝 바꾸기의 용용형태로서 ‘짝 이동학습’을 제안해볼 수 있는데 일명 ‘투어(tour)’식 학습이다. 앉아있는 책상과 의자를 바꾸어 하는 경우가 있고 교실 전체 책상과 의자를 동그랗게 만드는 회전목마 학습법으로 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짝을 이동하면서 ‘짝 바꾸기’를 할 경우, 다양한 의견과 정교한 의견을 개진할 뿐만 아니라 실력과 수준 차이를 극복할 수 있고, 인성협력학습이 되면서 학습목표도 동시에 도달할 수 있다.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서로 설명하기)
읽고 짝에게 설명하기
학습 효율성 면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서로 설명하기, 즉 ‘친구 가르치기(Teaching others)’이다. 이 방법은 하브루타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업모형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읽은 내용을 보지 않고 친구에게 가르치면서 설명하는 것이다. 각각의 맡은 본문을 짝꿍이 각각 공부한 다음 자기가 아는 만큼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진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읽은 것을 짝에게 설명할 때에 두 가지 유익이 있다.
첫째, 읽는 순간부터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읽은 것을 보지 않고 설명하려고 하니 읽을 때부터 더 집중해서 읽게 되고, 나름대로 요약과 재구성을 해가며 읽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설명할 때는 짝에게 설명하다보니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명확해지고 특별히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메타인지’가 작동하는 것이다.
듣고 짝에게 설명하기
‘듣고 짝에게 설명하기’는 선생님께 들은 내용을 친구에게 가르치면서 설명하는 것이다. 방금 들은 내용을 스스로 재구성하여 내가 이해한 만큼 설명하는 것인데 학습자는 말로 설명하면서 동시에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을 갖는다. 또한 듣기만 하는 학습이 5%가 남는다면 이렇게 듣고 짝에게 설명했을 때에는 90% 이상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브루타에도 강의가 있다는 말이다. 하브루타 수업에는 강의는 없이 짝 학습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강의식 수업과 짝학습을 병행만 시켜주면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서로 설명하기’는 짝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쉽고 유용한 방법이다. 교사의 의식만 바뀐다면 오늘 알고서 바로 내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질문 중심 하브루타)
하브루타 수업지도
하브루타 수업은 일종의 토론수업이기 때문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친절과 존중의 태도를 지도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 수업을 통해 토론능력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인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디자인해야 한다.
친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덕목이다. 유대인들은 친절을 가장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로 생각한다. 존중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나뉘는데 첫째는 상대를 ‘공감’해주는 것이다. 상대의 의견을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경청’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의견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배려로서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는 바로 ‘존댓말’의 사용이다. 실제로 존댓말의 사용은 전두엽의 활성화를 높여 이성적인 사고를 가능케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와 같이 세 가지의 방법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는 인성협력수업을 디자인해볼 수 있다.
하브루타 기본과정
하브루타의 기본과정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첫째로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을 가지고 토론하며, 마지막에 글짓기로 마무리해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습자 중심의 질문이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만든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배움은 모르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내가 스스로 질문을 만든 경험이 얼마나 있는가! 모두 교과서나 참고서의 주어진 문제나 선생님이 출제한 문제만을 풀며 살아 왔다. 이제부터라도 학생들이 진정 스스로 궁금한 것과 호기심 있는 것을 가지고 질문을 만듦으로서의 수업에 관심을 촉발시키자는 것이다.
질문은 대개 내용(사실), 심화(상상), 적용(실천) 질문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단계별로 수업을 진행했을 때 짜임새 있는 수업을 구성해 볼 수 있다. 질문을 3단계로 만든 다음 그 단계에 따라 짝과 토론하거나 짝 바꾸기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
토론의 단계를 거치고 마지막에는 머릿속에 들어있는 풍부한 글감을 가지고 글짓기를 해보며 마무리한다. 여기서는 마인드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질문 만들기 수업지도
하브루타 수업의 기본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바로 이 질문 만들기이다. 그동안 질문 만드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가장 쉽게 질문 만들기를 소개할 수 있는 것이 육하원칙에 의한 질문 만들기다. 본문을 잘 읽고 자연스레 생기는 궁금한 점을 육하원칙에 의해 질문하는 것이다. 첫 번째 내용(사실) 질문 만들기는 내용 파악에 관한 질문으로 주로 모르는 낱말이나 문장도 질문 만들기에 해당할 수 있다. 두 번째 심화(상상) 질문 만들기는 본문을 마음껏 상상한 다음 육하원칙에 입각해 질문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세 번째 적용(실천)질문은 이 본문과 나, 자신,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적용점을 찾아보는 질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단계별 질문 수업지도
본문을 토대로 육하원칙에 의해 내용, 심화, 적용 세 가지 종류의 질문을 만든 다음 이것을 분류하는 과정을 거친다. 학생들은 본문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대로 질문을 만들었을 것이다. 질문 중심 수업을 짜임새 있게 펼쳐가기 위해서는 우선 이 질문들을 세 단계로 분류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각각의 질문 오른쪽 끝에 1번, 2번, 3번의 형식으로 표시를 하여 내용, 심화, 적용으로 분류해 보자. 그런 다음 단계별 질문을 검토한다. 단계별 질문을 검토할 때는 앞서 제시한 짝을 바꾸어가면서 또는 ‘짝 이동(tour)학습’을 통해 질문 중심 수업을 이끌어볼 수 있다.
처음 내용단계는 비교적 단답형의 질문들이 제시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짝과 대화하는 시간을 비교적 짧게 준다. 3명 내지 5명이 짝을 바꾸어 질문을 검토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대의 질문에 대해 자신이 아는 것은 대답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내용 단계의 ‘짝 이동학습’을 전개하고 난 다음 반드시 해야 할 것이 바로 ‘전체토론(쉬우르)’ 이다. 교사는 아이들이 한 질문에 대해 묻기도 하고 대답하기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답을 아는 경우 학생들에게 답을 말하게 하고, 전체 학생들이 모르는 경우는 교사가 대답하기도 한다. 내용 단계의 전체토론은 학생들에게 오개념을 수정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질문에 대해 대답을 했다면 여기에는 오개념이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마지막 전체토론을 통해 교사가 오개념을 수정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 심화(상상) 단계는 비교적 생각과 말을 많이 할 수 있으므로 짝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 준다. 전체토론(쉬우르) 시간에는 학생들이 한 질문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무슨 대답을 했는지 검토해 나간다.
세 번째 적용(실천) 단계는 심화(상상) 단계와 같이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이란 결국 삶과 연관되어야 좋은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배운 것을 토대로 삶에 적용해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비교 중심 하브루타)
비교학습 기본과정
앞에서 ‘질문 중심 하브루타 수업’은 육하원칙에 따라 내용, 심화, 적용 질문을 만들고 짝학습을 통해 단계적으로 학습해보았다. 마찬가지로 ‘비교 중심 하브루타 수업’에서는 공통점, 차이점, 개선점의 3단계로 나누어 단계별 짝학습을 진행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교할 두 대상 간에 반드시 공통점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연한 두 대상은 비교하기가 어렵다. 가령 이 볼펜과 하늘을 비교한다면 볼펜의 색깔과 하늘의 색깔을 비교한다면 공통분모가 생긴다. 이와 같이 공통분모가 있거나 비교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주는 것이 좋다.
공통점을 조사하고 난 다음 두 대상 간의 차이점을 찾아본다. 차이점 찾기는 비교 중심 하브루타 수업에서 심화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한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할까?
마지막으로는 이런 비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시사점이나 개선점 또는 제3의 아이디어를 개진해보는 것이다. 가령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물음을 갖는 것이다.
비교중심 수업지도
‘비교중심 하브루타 수업’ 또한 ‘질문 중심 하브루타’ 수업에서와 같이 육하원칙에 의해 인물(누가), 시기(언제), 장소(어디서), 내용(무엇을), 방법(어떻게), 이유(왜)의 내용을 조사한다. 가장 첫 번째 조사할 내용은 비교 대상 간의 공통점이다. 두 비교 대상 간의 공통점이 있다면 반드시 차이점이 있게 마련이다.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차이점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도 육하원칙에 의해 차이점을 찾는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을 상대 짝꿍이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짝을 바꾸어가면서 새로운 공통점이 차이점에 대해 기록하는 것을 반드시 잊지 않는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다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개선할 점이 있으며 현대적 시각으로 보았을 때 시사하는 바가 있게 마련이다. 시대와 장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사점과 개선점, 교훈점을 나누어서 생각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탈무드와 이솝우화
‘비교 중심 하브루타’는 국어, 수학, 미술 등 언어영역이나 수리영역 그리고 예체능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용해 볼 수 있다. 우선 국어과에서 탈무드와 이솝우화에 나와 있는 ‘여우와 포도 이야기’를 가지고 비교 중심 하브루타 수업을 해보자. 이 두이야기는 여우와 포도가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다.
탈무드에 나와 있는 ‘여우와 포도밭’ 이야기는 배고픈 여우가 3일을 굶고 포도밭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포도를 마음껏 포식하고 다시 나올 때는 어쩔 수 없이 3일간 다시 굶고 울타리를 나왔다는 이야기이다. 이솝우화에 소개된 ‘여우와 포도’는 배고픈 여우가 길을 가다 포도나무의 높은 가지에 달려 있는 포도를 발견하고 열심히 따먹으려 했지만 결국에 따먹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우선 육하원칙에 의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그랬는지 공통점을 질문하고 답해볼 수 있다. 공통점들은 등장인물, 배고픈 상황, 장애물, 투덜거림 등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또한 차이점은 첫째로 먹었느냐 못 먹었느냐, 둘째 장애물의 차이점, 교훈의 차이점 등을 들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기서의 시사점과 교훈점 등을 질문해볼 수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삶에 적용되는 시사점은 많이 있을 것이다.
탈무드의 여우와 포도밭 이야기는 ‘인생이 공수래 공수거이다’라는 교훈, ‘부자가 되려면 먼저 나누어야 한다’는 교훈 등을 들어 삶에 적용해 볼 수 있고,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 이야기’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말라’ 또는 ‘지혜로운 사리판단’ 등에 대한 교훈점을 찾아볼 수 있다.
미술 비교 수업지도
미술과에서도 ‘비교 중심 하브루타’를 효과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작품과 박수근의 ‘우물가’가 있다. 우선 각 그림에 대해 질문 중심 하브루타를 진행해 보고, 그 다음에는 서로 비교해서 감상하는 비교 중심 하브루타를 진행볼 수 있다. 짝과 함께 수없이 많은 질문과 대답을 하는 가운데 다양한 관점을 알아볼 수 있고 그림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계기가 된다. 또한 두 작가와 그림을 비교하면서 시대적 상황은 물론 두 작가의 세계관과 사조 등을 폭넓게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토론할 것인가(논쟁 중심 하브루타)
토론학습 기본과정
마지막으로 ‘논쟁 중심 하브루타 수업’은 하브루타 수업 모형 중 가장 치열하고 높은 단계의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유대인들이 탈무드를 논쟁할 때 사용하는 하브루타는 이 논쟁 중심 수업에 가장 가깝다. ‘논쟁 중심 하브루타 수업’은 학생들이 논제 질문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에 따는 논거를 만들고 추론하여 논증하는 과정이다. 여기에서는 논제 질문 만들기와 논거의 종류 그리고 연역적 추론과 귀납적 추론, 반박논거 만들기, 짝 또는 모둠 토론으로 논쟁하기를 진행한다.
논제질문 수업지도
논제 만들기는 형태에 따라 의문형으로 만드는 자유토론식 논제와 명제형으로 만드는 교육토론식 논제로 나뉘어볼 수 있다. 논제 만들기는 내용에 따라 사실논제, 가치논제, 정책논제로 나누어볼 수 있다. 사실논제는 주로 역사, 수학, 과학 등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논제로 잘 쓰이지 않는다. 가장 많이 쓰이는 논제로는 가치논제와 정책논제가 있다. 가치논제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논제로써 ‘좋은가, 나쁜가?’의 의문형과 ‘좋다, 좋지 않다’의 명제형으로 만들어볼 수 있다. 그렇기에 가치판단에 있어서 명확하게 대립되어 찬성과 반대가 분명한 명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책논제는 옳고 그름을 따져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논제로써 ‘옳은가, 옳지 않은가?’의 의문형과 ‘옳다. 옳지 않다, 바람직하다. 바람직하지 않다’ 등의 명제형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논제를 만들 때는 주로 긍정형의 명제를 만들고 거기에 찬성과 반대 입장을 나누는 것이 좋다. 반대로 부정형의 명제를 만들면 논쟁을 진행할 때 자신이 어느 쪽의 입장을 선택했는지 혼동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논거 만들기 수업지도
논제 만들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논제를 뒷받침할 증거, 즉 논거 만들기다. 실제로 수업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시간을 더 많이 주어야 학생들이 풍부한 토론 자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거는 사실논거와 소견논거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실제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사실논거와 전문가나 권위 있는 사람의 소견 논거로 만들어볼 수 있다.
귀납적 추론 과정
논거 만들기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어떻게 추론할 것인가 전략을 짜본다. 추론은 귀납적 추론과 연역적 추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귀납적 추론은 경험이나 사실을 근거로 하여 추론해 가기 때문에 상당히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귀납적 추론은 주로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 개인적 경험이나 주변 사람의 경험을 논거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역사적 사실이나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논거로 제시할 때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셋째, 통계나 연구 결과를 찾아서 논거로 제시할 때도 상당히 큰 설득력을 얻는다. 귀납적 추론은 이와 같이 경험이나 사실에 근거하여 결론을 도출한다.
연역적 추론 과정
연역적 추론은 합리주의 관점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는데 대전제, 소전제, 결론으로 이어지는 추론 과정을 거친다. 연역적 추론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이 사용하는 설득방법이기도 하다. 가령 ‘모든 사람은 죽는다’라는 대전제를 제시하고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라고 소전제를 말하면서 마지막으로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도 죽는다’와 같은 결론으로 유도하면 꼼짝없이 설득을 당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삼단논법도 연역적 추론에 속하는데 가령 ‘A는 B다’, ‘B는 C다’, ‘고로 A는 C다’라고 추론하는 것이 삼단논법이다. 연역적 추론의 큰 특징은 대전제 안에 이미 결론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반박논거와 논증과정
논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논제를 뒷받침 할 논거를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마찬가지로 상대의 논거에 대해 내가 얼마만큼 반박논거도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박논거는 상대방의 논거에 대해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상대가 귀납적이든 연역적이든 어떤 추론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은 있게 마련이다. 가령 연역적 추론의 경우 상대방이 제시한 대전제나 소전제가 타당한지의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다. 대전제나 소전제가 타당하지 않으면 여기서 논리가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이다. 또한 연역적 방법이 아무리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하더라도 현실과 부합하느냐를 따져 물으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귀납적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귀납적 추론의 자료가 되는 각각의 논거를 반박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개인적 경험이나 주변 인물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는 개인적 경험을 가지고 마치 전체가 그런 것처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지적한다. 그러면서 전혀 상반된 경험이나 사실을 반박논거로 제시하면 설득력을 얻는다. 또한 역사적 사실이 과거의 일을 제시할 때 역사적 사실이 현재의 사실과 부합하느냐를 따져 물으며 상반된 역사적 사실을 근거 자료로 제시한다. 통계나 연구결과도 마찬가지다. 통계나 연구 자료가 가지는 모순이나 허점, 시간, 장소, 모집단의 개체 수, 조사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통계나 연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전혀 다른 결과의 통계치나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왜 수업이 바뀌어야 하는가!
말하는 수업이 고등사고력을 향상시킨다
캐나다의 의사 펜필드는 인간의 대뇌와 신체의 각부위 간의 관계를 통해 우리 뇌의 특정 부분과 고등사고력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뇌의 중앙에는 귀와 귀 사이를 가로지르는 두 개의 이랑이 있는데 전두엽 쪽의 이랑이 운영영역 피질이고 두정엽 쪽에 위치한 이랑이 감각영역피질이다. 그런데 고등사고력을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앞쪽에 위치한 운동영역 피질, 즉 손, 입, 발, 눈, 귀의 활용 정도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을 조절하는 것이 뇌이며 이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 감각신경이다. 그런데 호문클루스 감각신경을 보면 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위가 입과 손이 가장 크다. 손을 사용하는 것이 성장기의 두뇌발달에 좋으며 노년층의 기억력 감퇴에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입에 관한 것은 지금껏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펜필드의 호문클루스 결과만 보더라도 입을 사용하여 말하는 학습법(하브루타)이 우리 뇌의 고등사고력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입으로 소리 내서 하는 학습이 더 효과적이다
한국인은 세계적으로 아이큐가 높은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서는 2002년 세계 185개 나라 국민들의 IQ를 검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결과를 보면 1위는 홍콩으로 평균 IQ 107이고, 한국인의 평균 아이큐는 106으로 홍콩에 이어 세계 두 번째라는 통계가 있다. 일본과 북한이 105로 공동 3위이다. 5위는 대만으로 104이다. 하지만 홍콩은 도시이기 때문에 민족과 국가의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 대한민국이 1등이나 다름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유대인들이 머리가 좋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유대인들의 지능을 알기 위해서는 유대인들이 많은 이스라엘을 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평균 IQ가 94로 세계 45위에 머물러 있다. IQ 평균이 12나 차이나는 것은 매우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아서 노벨상을 많이 받고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런데 왜 아시아 국가의 아이큐나 이렇게 높은 것일까?
그 이유를 펜필드의 연구결과로 토대로 설명해보면, 이와 같은 아시가 국가가 공통된 음식 문화, 즉 젓가락 문화권이라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는 어린 시절부터 젓가락 문화를 발전시켜왔으며 육아법에서도 손을 주로 사용하는 민족이기 때문에 아이큐가 높다는 연구결과다. 특히 한국의 경우 쇠젓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더 섬세하고 손재주가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손은 14개의 손가락뼈와 5개의 손바닥뼈 그리고 8개의 손목뼈 등 27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양쪽 손의 뼈를 합하면 54개이며, 인체 전체의 206개 뼈 중에 4분의 1정도가 손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뇌를 발달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암기를 할 때에도 눈으로 그냥 보며 외우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쓰면서 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더불어 입으로 소리를 내어 읽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실제로 대뇌의 운동중추에서 입이 차지하는 면적은 손 다음으로 크기 때문이다.
학습방법을 바꾸면 최고의 교육을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아이큐가 가장 높은 우리나라가 교육 경쟁력은 왜 아직까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가? 머리가 똑똑한 민족이 공부할 때 학습 방법은 고등사고력과 관계된 가장 뒤쪽의 두 가지 눈과 귀, 다시 말해 듣기와 읽기 위주의 주입하는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공부 방법만 바꿔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 선진국의 경우 앞쪽 부분 즉, 손과 입과 발을 사용할 수 있는 토론, 체험, 협동학습을 한다.
컴퓨터로 치자면 뒤쪽의 눈과 귀는 입력(Input)장치에 속하고 앞쪽의 손, 입, 발은 출력(Output)장치에 속한다. 미래교육에서 중요시되는 창의력과 창조력에 관련된 활동들은 바로 이 앞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최고의 아이큐를 가진 우리나라가 학습방법만 바꾸면 얼마든지 최고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브루타 공부로 21세기의 핵심 능력인 4C를 갖춘다
미국 경영진연합회에서는 21세기의 핵심 능력으로 4C 즉, 비판적사고력(Critical thinking), 소통(Communication), 협력(Collaboration), 창의성(Creativity)을 꼽았다. 지식 기반의 세계화된 미래 사회에서는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고 적용하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들은 ‘말하는 공부’ 하브루타를 통해서 향상시킬 수 있다. ‘말하는 공부’는 먼저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킨다. 친구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주장과 반박이 오가게 되고, 이런 과정 속에서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유수의 토론 연구자들은 비판적 사고 능력과 토론사이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공언하고 있다. 의사소통 능력 향상도 말하는 학습의 효과다. 생각을 타인에게 말하는 과정은 필시 스피치 연습을 수반한다. 조리 있게 의견을 펼쳐야 상대방의 수긍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경청의 자세 또한 길러진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분석해야 그에 반박하거나 동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들은 고등사고력을 개발하는 운동영역 중 앞쪽 부분의 활용과 방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하브루타 학습과 말공부를 통해 이와 같은 네 가지 핵심능력을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협업의 기본 전제다. 그러므로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은 협업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공부는 창의력 발달에도 큰 보탬이 된다. 진정한 창의력은 논리력과 정보처리 능력을 밑바탕으로 하는데, 말하는 공부가 이를 길러준다.
상대방을 설득 시키려면 잘 짜인 논리가 필수다. 단지 서론-본론-결론 형태를 넘어, 문제의 거시적, 미시적 관점까지 녹여내야 논리를 잘 펼칠 수 있다. 한편 제대로 된 논리를 만들려면 주어진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여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해야 한다.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한 논리로는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하는 공부는 논리력과 정보처리 능력을 지속적으로 실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입식 교육은 학생들이 학습자체를 싫어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미래 인재의 필수 능력인 4C의 성장을 저해한다. 4C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말하는 공부’ 하브루타가 21세기 공부의 답인 것이다.
왜 ‘패러다임 쉬프트’라고 하는가!
주입이 아니라 끌어내는 공부
하브루타는 교육은 ‘패러다임 쉬프트’라고 할 수 있다. 하브루타 수업은 기존의 눈과 귀로 주입만 하는 수업이 아니라 손과 입과 발이 중심이 되는 끌어내는 수업이다. 주입식 교육은 19세기 독일에서 산업화시대에 실시했던 교육이다. 이미 독일은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톡톡히 보고 끌어내는 교육으로 완전히 탈바꿈하였다. 하지만 일본이 19세기 독일식 교육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 식민 지배를 경험한 우리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체험하고 말하는 공부로 탈바꿈할 때이다.
짝과 질문하고 생각하는 공부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듣고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교육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이제 이런 근대적인 주입식 교육을 그만두고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끌어내는 교육’을 해보자는 것이다. 질문을 하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게 되면 생각한 것을 말하고 싶어져 대화와 토론을 하게 되고, 말을 하게 되면 듣고 잊어버리는 공부보다 실천에 더욱 가까운 교육이 된다.
질문의 공부 하브루타를 통해 이제는 주입식 공부가 아닌 끌어내는 공부, 실천에 가까운 공부를 해보자.
경쟁이 아니라 협동하는 공부
하브루타 수업은 경쟁하는 교육이 아니라 협동하고 협력하는 교육이다.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짝꿍이 기초가 되는 학습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을 이기려고 하지 않고 남과 함께 하라고 강조한다. 관계의 교육학인 것이다. 다양한 개성과 관점을 중요시하고 그것을 반영하는 수업이다.
경쟁위주의 엘리트교육은 현대의 영국과 미국이 지향한 교육이다. 그들이 경쟁을 도입한 이유는 그렇게 했을 때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쟁교육의 피해는 얼마나 참혹한가.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극단적인 경쟁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이런 경쟁교육을 버리고 협동교육을 도입했다.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없고 강대국에 둘러싸인 핀란드 교육당국은 유일한 자원인 학생들의 모든 재능을 살리고 싶었던 것이다. 핀란드가 OECD 국제학업성취도 1위 국가라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커다란 시사점이 있다. 경쟁교육을 버리고 협동교육을 선택했더니 오히려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배출한 것이다.
짝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공부
우리는 공부를 흔히 ‘혼자 조용히 앉아서 오랫동안’ 하는 공부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공부를 떠올리면 ‘조용히 하는 것’, ‘혼자 하는 것’, ‘앉아서 엉덩이로 하는 것’, ‘오랫동안’ 하는 것을 연상한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짝꿍과 함께 하며, 조용히 하는 것이 아니라 시끄럽게 떠들면서 하고, 앉아서 오랫동안 하는 것이 아니라 짝과 함께 신명나게 해보자는 것이다.
문제풀이가 아닌 질문 만들기
우리의 공부는 지금껏 주어진 문제에 답 달기식 공부였다. 이런 공부는 얼마나 빠른 시간에 순발력 있게 문제를 푸느냐가 관건이 된다. 이런 공부는 학습자를 피동화시키고 수동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하브루타는 주어진 문제에 답을 다는 방식을 피하고, 학생 스스로가 만든 질문으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수업이 된다.
연역적이 아니라 귀납적 공부
마지막으로 우리의 수업은 상당히 연역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 왔다. 대전제인 학습목표와 주제가 제시되고 거기에 해당하는 본문을 읽고 해석하며 마지막에 문제 풀기를 한다.
하지만 하브루타 수업에서는 학생 스스로고 본문을 보고 먼저 질문 만들기를 하고 내용, 심화, 적용 토론을 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귀납적 공부가 된다.
맺음말
이제까지 우리는 질문을 중심으로 수업을 디자인하는 하브루타 수업모형을 제시했다.
하브루타 수업은 왜 학생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가?
첫째, ‘듣고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수업이 아니라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둘째, 하브루타 수업은 ‘혼자 조용히 앉아서 오랫동안’ 하는 수업이 아니라 ‘친구와 대화 토론으로 재미나고 유익한’ 수업이기 때문이다.
셋째, 하브루타 수업은 주어진 질문에 답을 다는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 만들기로 수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넷째, 교사가 주체가 되어 정보와 지식을 주입하는 수동적 수업이 아닌, 학생이 스스로 만든 질문을 통해 수업을 하며 끌어내는 능동적 수업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브루타 수업은 학습목표가 제시되고 그에 따라 본문을 읽고 해석하고 문제풀이를 진행하는 연역적 수업이 아닌 본문에서 궁금한 것을 찾아내어 질문을 만들고 내가 만든 질문을 가지고 내용, 심화, 적용 단계에 이르기까지 대화와 토론으로 수업하며 마지막에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귀납적 수업을 디자인한다. 하브루타 수업은 그야말로 종래의 수업과 완전히 거꾸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육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되고 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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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일(2014). 토론 탈무드. 매경출판
전병규(2016). 질문이 살아있는 학습대화. 교육과학사
박기복(2013). 십대를 위한 유쾌한 토론교과서, 행복한나무
현용수(2006). 유대인 아버지의 4차원 영재교육. 서울: 동아일보사.
Eran Katz. 박미영 역(2007). 천재가 된 제롬. 서울: 황금가지.
KBS 공부하는 인간 3부, 4부 , KBS파노라마 거꾸로교실의 마법, 가르침시대의 종말
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을 가는가? 5부 말문을 터라
이성준 강사 프로필
IK하브루타연구소장,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 졸업(B.A),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 In America 졸업(M.Div), Azusa Pacific University 졸업(M.Div), America Jewish University Jewish Education(M.A) Judaism Program수료, Fuller Theological, Seminary, Missiology,(D,Min GM과정)
메일 theway06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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