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이란 관절에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염증성 변화가 생긴 것을 총괄해서 지칭하는 병명이다. 퇴행성 또는 골성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 등 여러 종류가 있으나 원인을 불문하고 관절의
물렁뼈가 없어지는 것을 관절염이라고 한다.
고된 일을 하고 피곤한 몸을 누이려는
어느날 저녁 갑자기 온 몸의 마디란 마디가 다 쑤셔 올 때,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몸이 뻣뻣하고 움직일 수가 없을 때 와락 겁부터 날 때가
있습니다.
'내가 혹시 관절염에 걸리는 건
아닐까?'
관절염의 시초에는 대개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내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관절염이 아닌데도 관절이 일시적으로 아플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공연히 '내가 이러다가 불치의 병에 걸리는 건 아닐까?' 하고 마음의 병을 앓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고 지나가는
소위 '삭신이 쑤시고 아픈 증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지요.
관절이 아플 때, 병원에 가야 할까? 집에서
두고 볼까?
삭신이 다 쑤시고 아플 때 우선 보아야 할 것이
지금 아픈 부위가 어느 곳인가 하는 것입니다.
해부적으로 사지가 아플 때 크게 세 부위의 통증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근육입니다. 말 그대로 살이 아픈
경우인데 사지의 접혀지지 않는 부위의 살덩어리가 욱신거리고 아픈 경우입니다. 손으로 그 부위를 쥐어보아 동통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두 번째로 힘줄입니다. 의학 용어로는 인대라고
하는데 이것은 근육이 뼈에 붙는 부분입니다. 힘줄이 아픈 경우는 그 힘줄 부위를 움직여 보면 통증이 느껴지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의사들은 해부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힘줄이 뼈에
붙는 부위를 짚고 눌러 보아 통증이 유발되는 지를 진찰 상 진단의 중요한 소견으로 보지요.
세 번째가 관절입니다. 관절이 어디일까요?
환자분들 중에는 근육통이나 힘줄의 염증도 모두 관절염이라고 오해하시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엄밀히 말해서 관절이라 함은 두 뼈가 만나면서 움직임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우리 몸 중 어느 곳이던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은 관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관절이 아픈 경우 해당 관절을 움직이거나 누르면 통증이 나타납니다. 심하면 마디가 부어오르거나 빨갛게 달아
오르고 열이 날 수도 있지요.
관절염 환자분들이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들을
환자들의 말로 옮겨 보면 이렇 습니다.
"마디마디가 다 쑤시고 아프다.
" "손(손마디)이 붓고 뻣뻣하다." "멍든 것 같이 누지른하다." "콕콕 찌른다."
" 시리고
저리다."
이외에도 "에리다." "전기 오르는 것 같이
찌릿찌릿하다." "결린다." " 터지는 것 같다." 등 실제로 환자분들의 자각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것은 환자 분 개인개인마다 같은 통증에 대해
느끼는 증상이 다양하기도 하고 관절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실제 증상이 다양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관절염이 있는 경우 앞서 말씀드린 근육, 인대의 염증이 함께 수반되는 경우가 대단히 흔하기 때문에 관절 이외의 부위에도 통증이
오는 것을 흔히 봅니다. 하지만 관절의 통증이나 염증의 소견이 없으면서 근육이나 인대에만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관절염의 진단은 붙이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아픈 곳을 꼼꼼히 눌러 보고 움직여
보았습니다. 틀림없는 관절이 아픕니다. 조금 부어 있는 것도 같습니다. 당장 병원에 가보아야 할까요?
육체적으로 몹시 고된 일을 하고 난 다음 날이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근육통을 느끼는 것이 보통입니다. 관절이 아프게 되는 경우도 있구요. 그리고 며칠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제대로 잠을 못
자거나 하는 경우에도 근육이나 관절이 아프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의학적으로도 입증이 된 건데요,
미국의 어느 의과 대학에서 건강한 의과 대학생들을
며칠간 잠을 안 재우고 조사해 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근육통과 관절통을 호소하게 되었다고 하지요.
스트레스가 멀쩡한 사람을 환자로 만든다는 것이
증명된 것인데 아직까지 어떤 이유에서 그런 현상이 생기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아요. 또 감기나 인후염같은 환절기의 바이러스성 감염을 앓게 되는
경우 관절통이 일시적으로 오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경우들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일시적인 관절통의 원인들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일시적'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걱정하는 심각한 관절염들과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관절통과의 가장 중요한 구별
포인트가 그 기간에 있기 때문입니다. '
류마티스 관절염'의 세계 공통 진단 기준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 관절통, 관절 종창의 기간은 6주 이상이어야
한다."
이 진단 기준은 세계 어느 곳을 가든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준인데 여기에서 6주를 명시한 이유는 신체의 심각한 이상이 발생하여 생기는 관절염의 경우 그 증상의 지속 기간이 일시적이 아닌 최소한
1달 반 정도는 지속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경미한 증상이라도 1달 이상, 기준 상으로는 1달 반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게 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일시적 관절통의 원인들, 피로나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생기는 관절통들은 그 지속 기간이 1달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이런 경우 아스피린 계통의 소염제를 복용하며 며칠
기다려 보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피곤해서 그런 줄 알고 소염제를 1달 이상 먹어 보았는데도
계속 관절이 아픈 경우에는 정말 관절염이 생겨서 그러는 경우일 수도 있으니 물론 의사를 찾으셔야 겠지요.
1달 반이라는 기준에서 몰론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관절통이 극심한 경우, 염증 소견이 동반되는 경우, 다른 전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1달 이상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여기에서 '관절통'과 '관절염'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하고 지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관절통'은 말 그대로 관절 부위가 아픈 경우를
말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아플 수 있고 누르거나 움직여서
아픈 경우도 있지요. '관절염'은 '관절의 염증'이라는 뜻인데 엄밀히 말해서 '관절통'은 '관절염'에 포함되는 증상입니다. 관절에 염증이 있을
때는 통증은 물론이고 관절이 붓거나 붉게 발적이 되고 관절 부위에 열이 나는 증상 등이 수반되지요. 관절염이 있는 경우 대부분 관절통이
수반되지만 관절통이 있다해서 모두 관절염은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쉽겠습니다.
관절염 중에는 통풍이나 세균 감염성 관절염과 같이
몇 시간 안에 증상이 발생하고 염증이 심해지며 신속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심하게 관절이 아프고 부어 오르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또 관절염은 매우 다양한 질환의 부수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요. 몇 가지 예를 들면 갑상선 기능 이상과 같은 내분비 질환, 백혈병과 같은 혈액 질환, 암, 심지어는 에이즈에서도
관절염은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초발 증상으로 나타나지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전신 증상, 예를 들면 열이 난다든지, 체중이 빠진다든지, 몹시
피곤하다든지 하는 관절과 무관한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1달 반까지는 안
가고 1-2주 아프다가 관절이 저절로 나았는데 조금 있으니까 또 관절이 아픈 경우, 이런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대개 이런 경우에는 그
증상이 심하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질환이 몸 속에 숨어 있으면서 관절통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번 쯤 병원을 찾아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어떤 병원에 가야
할까?
심하지는 않지만 마디마디가 기분나쁘게 쑤신지
1달이 넘었습니다. 소염제는 먹어 보아도 그때 뿐 이제 슬금슬금 걱정도 되기 시작합니다.
"내가 정말 관절염에 걸린 건
아닐까?"
하지만 병원을 한번 찾아보려 하니 오히려 골치가
더 아픕니다. 주위에 널려 있는 수많은 병원, 병원들.... 개인 의원, 종합 병원, 대학 병원.... 내과, 정형 외과, 재활 의학과,
한의원, 침구사, 척추 교정원까지 주변에 병원 종류는 정말 많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양의학에서 관절염을 다루는 과는 크게
류마티스 내과, 정형외과, 그리고 재활 의학과가 있습니다. 정형외과가 사지 골격을 다루고 성형외과는 미용 성형 수술이나 흉터 재건 수술 등을
다루는 과라는 분류는 이제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떤 분들은 아직도 정형 외과와 성형 외과를 혼동하시기도
합니다.
관절염의 치료에서 정형 외과 의사가 하는 주된
일은 관절의 변형이 온 것을 교정하거나 약물 치료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심한 관절염에서 수술적으로 염증 조직을 제거한다든지 망가진 관절을 인공
관절로 대치한다든지 하는 일입니다.
주로 수술에 관련된 진료라고 보시면 되지만 개인
정형 외과 의원에서는 약물 치료 등의 좀더 폭넓은 진료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활 의학과는 관절염으로 일상 생활의 지장을 받는 환자분들의
장애를 돕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운동 치료와 물리 치료를 주된 일로 하는 과입니다. 어떤 종류의 관절염은 약보다 운동 치료가 더
중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재활 의학과는 관절염의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류마티스 내과는 내과 중에서도 관절염을 주
전공으로 다루는 분야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그 역사가
길지 않은 분야이니만큼 일반인들에게 약간은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류마티스 내과를 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그건
정형외과가 하는 일이 아닌가요?" 하는 것이니까요. 제가 류마티스 분과 전문의 면허 21호입니다.
아직 우리 나라의 내과 전문의 중 류마티스 전공
전문의의 숫자는 5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류마티스 내과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위시한 많은 관절염들에 대한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내과 안에서도 비중이 큰 분야가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인식 부족으로 최근에 들어서야 각광을 받기 시작한
신생 분야입니다.
노년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절염의 발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류마티스 내과는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류마티스 내과에서 하는 주된 일은 관절염 환자들의 약물
치료를 전담하면서 관절의 파괴와 변형, 불구를 최대한 예방하는 일입니다.
또한 관절염 환자들의 다수가 노인이다 보면 다른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 대한 종합적인 치료도 맡고 있고 관절염에서 흔히 동반되는 내과적인 합병증들의 치료도 전담합니다. 현대 의학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 하나가 의학의 세분화 전문화입니다.
내과 안에도 심장 내과, 소화기 내과, 신장
내과하는 식으로 10개가 넘는 분과들이 생긴 것도 그런 이유이고 이들 분과 전문의들의 소임은 자신들의 전공 분야에서 최상 - 최신의 지식을 신속히
습득하여 환자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공 분야에 대한 연구에 정진하여 병의 원인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의 개발에 일임을 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경향은 분과 안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
전문', '퇴행성 관절염 전문' 하는 식으로 한 사람이 한 질병에 연구를 집중하는 것입니다.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지식들을 소화하려면 너무 넓은
분야를 다루어서는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럼 도대체 어떻게 류마티스 전문의를 만날 수
있을까요? 먼저 말씀드린 대로 아직 류마티스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의 수는 50명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대학병원 급의 병원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싫어 대학 병원을 꺼리는 분들이 많지만 아직까지 류마티스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대학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빠른 속도로 전문의가 늘어가는 추세이니만큼 앞으로는 개원하시는 류마티스 전문의 선생님들도
많아져서 좀더 쉽게 환자분들과 만나게 될 수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조금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관절염 환자들의 진료는 대략 다음 그림과 같은
절차로 이루어 집니다.
그림 2. 관절염
환자의 진료
관절염은 오랜 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좋은 의사를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떤 의사가 환자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일까요?
이건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요, 환자 개개인의
선호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의사의 권위가 중요시되던 시절에 모든 결정을 의사가 일임하고 환자는 그저 거기 따르기만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모든 면에서 민주적인 절차가 중요시되는 요즘은 바람직한 의사-환자 관계의 모델도 바뀌고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질병의 치료에 대한 정보들을 주고
환자가 이를 취사 선택하는 것을 돕는 형식의 관계도 있을 수 있지요. 한 예로 '갑'이라는 약과 '을'이라는 약이 있다고 해 봅시다. '갑'
약은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적은 안전한 약이지만 약값이 비싸 한달에 10여만원을 내야 먹을 수 있는 반면 '을' 약은 '갑' 약보다 효과가 좀
떨어지고 먹으면 속도 좀 쓰린 부작용이 있지만 약값이 월등히 싸 한 달에 만원 내외로 쓸 수 있습니다.
물론 '갑' 약을 모든 환자에게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항상 그런 건 아니지요. 특히 한 두 달 약 먹고 끝나는 병이 아닌 관절염과 같은 경우에는 환자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 환자에게 가능한 선택 범위를 설명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자 분에 따라서는 의사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의사의 결정에만 그대로 따르기를 원하는, 심리적으로 의사의 권위에 기대어 위안을 얻기를 원하는 분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의외로 "당신은
꼭 이 약을 써야 해. 안 그러면 큰일나!" 하는 스타일의 의사 선생님들의 인기가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요.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 하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환자분에게 가장 편하게 생각되는 의사가 그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의사라는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할까요?
영국은 미국과 달리 의료비 지출을 정부가 엄격히
억제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영국 의사들은 어떻게 하면 돈 안들이고 환자에게 이득을 줄 지를 많이 연구하는데 어떤 의사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연구를 했다고 해요.
한 환자군에게는 통상적인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를
하게 하고 다른 군에서는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이외에 정기적으로 간호사가 전화를 걸어 "잘 지내시느냐?
약은 잘 드시느냐? 불편한 건 없으시냐?" 문안을
하게 하고 몇 달 동안 관찰을 했답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고 뚜껑을 열어 보니 간호사의
전화 문안을 받은 환자군에서 보통의 치료만 받은 군에 비해 통증의 정도나 일상 생활의 장애 정도가 월등히 나아졌다고 해요.
놀랍지요.
약이나 어떤 비싼 치료보다 한마디 말이 얼마나
환자에게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연구 결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설명을 잘 해주는 의사를 선택하십시오. 말은 이렇게 해 놓고 먼저 부끄러워
지는군요. 저 자신도 충분히 만족할 만큼 설명을 다 못해드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노력은 하고 있지만.... 특히 만성 질환이고 환자가 통증을
주증상으로 호소하는 질환에서 이러한 심리적 요인의 작용은 막대한 효과를 가져오는 일이 많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병원 이용 어떻게 하면 좀더
쉽게 할 수 있을까?
류마티스 전문의를 만나려면 어쩔 수 없이 그
복잡한 대학 병원에 가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발을 들여 놓으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막막해지는 드넓은 대학 병원, 어떻게 하면 좀더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을까?
대학 병원에 근무하면서 어쩌다 약이라도 타갈 일이
있어 줄서서 기다리다 보면 몸이 성한 사람도 병원 이용하기가 참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몇가지
요령이 있으면 조금 수월해지는데,
첫째, 병원에 가는 날은 따로 작은 손가방을
마련해서 준비물을 철저히 챙깁니다. 의료보험 카드, 진찰권과 함께 그 안에는 수첩과 먹던 약 남은 것을 반드시 챙깁니다. 수첩은 물론 검사
결과와 의사의 말을 메모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또 매스컴에서 흥미를 끄는 의학 기사를 문의하고
싶을 때 막연히 '신문에 이런게 있다고 하던대요?" 하는 것보다는 스크랩한 것을 보이면 훨씬 대화가 수월해지지요. 약을 먹다가 부작용이 생겨서
더 못 먹게 되는 경우 그 사실을 물론 의사에게 알려야 하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 파란 약이...' , '그 기다란 약이...' 하고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생기는 애매한 문제는 실제로 문제의
약을 의사에게 직접 보임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의사가 약을 처방해도 실제로 그 약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 같은 성분의 약이
상표만 달리해서 많은 제약회사들로부터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도 약을 가지고 오면 약국에 문의해서 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약을 복용하던 중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먹던 약을 챙겨 가지고 병원에 와야 합니다.
둘째, 큰 비용이 드는 검사를 하거나 병원을 옮길
것을 결정하면 반드시 결과의 복사본을 요구합니다. 방사선 필름과 같은 경우 얼마든지 필름을 복사할 수 있어 수십만원 씩이나 하는 고가 검사를
중복 검사하는 문제가 덜어집니다.
의무 기록에 붙어 있는 혈액 검사, 소변 검사,
기타 특수 검사들도 모두 환자 본인이 요구하면 복사를 해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다른 병원을 다니다가 맨 몸으로 새 병원으로 옮기는 환자는
전 병원의 검사 결과를 모두 가지고 옮기는 환자와 비교할 때 시간적으로 1주일-2달 정도 손해를 보아야 합니다. 비용적인 손해는 말할 것도
없지요.
신문에서
봤는데요....
XX 일보 의료관계 지면에 대문짝만한 기사가
났다.
" A 대학 병원, 획기적인 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어이쿠, 내일 또 몸살 한번
치르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류마티스 상담실은 다음날 아침부터
울려대는 전화통에 업무가 마비 될 지경이 되고 환자들은 A 병원으로 가보겠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소동은 보름이면 잠잠해 질
거라는 것을.....
매스컴을 이용한 의료의 선전 행위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얼마전 미 국에서 개발된 새로운 항암제에 대한 보도에 태평양 건너 우리 나라 환자들까지 얼 마나 홍역을 치렀는지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의 항암제는 아직 동물 실 험 단계에 있었을 뿐이지만 약을 개발했다는 의사는 "암 치료의 혁신","기적" 과 같
은 단어들을 입에 올리며 애가 타는 환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동물 실험에서 성공한 약의 극소수만이
인체에서도 같은 효능을 보이고 그 렇게 검정된 약 중 다시 극소수만이 안전성과 기존의 약제와의 비교 우위가 인정되 어 시판되는 것이 매정한
현실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겨우 동물 실험이 끝난 단계의
약을 학술지도 아닌 매스컴에 올리는 건 아주 위험한 짓이라는 견해이다. 그러나 그런 '위험한 짓'이 우리나라의 신문 지상에서는 거의 밥먹듯이
일어난다. 그 동기가 경쟁 관계에 있는 많은 병원 들의 자구 수단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의학의 발전은 결코 깜짝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하나의 좋은 약이 개발되기 까지 여러 해에 걸쳐 얼마나 많은 연구자들의 피땀어린 성과가 있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이런 부질없는
매스컴의 장난에 속지 않는 첫걸음이 된다.
그러나 마음은 급하고 몸은 괴로운 환자들의
입장에서 이런 의사들의 충고보다는 산뜻한 신문 기사가 더 마음에 와닿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에 의료 관계 기사가 실렸을 때 일반인들이 이 것이
사기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몇가지 지침을 소개한다.
동물 실험 결과는 일단 잊어버린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응용되기까지는 아무리 짧아도 3-5년의 기간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동물에서의 결과가 사람에게는 입증 되지 않아 도태되는 약물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학술지에 발표된 결과인지를 확인한다. 의학도 결국
과학이라는 틀안에서 움직 이기 때문에 '나혼자의 비방'은 있을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 '나혼자 비방'은 특허라는 제도에 의해 보호를 받기
때문에 모든 효과적인 치료는 과학의 세계에서 다른 학자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 인정의 증거가 학술지 게제이다. 경쟁 이
치열한 학문의 세계에서 학술지 발표도 하기 전에 매스컴에 발표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경우 대개 연구비 관계나
다른 정치 적인 함수가 작용하는 이유가 많기 때문에 결과를 신뢰할 수 없어진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체 시험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해도 대상이 되는 환자 군이 당신과 동일한 질병, 비슷한 연령군, 같은 성별이었는지에 따라 실제 효능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간단한 관절 증상 병원에 가지 않고도 고치는
법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누구라도 심한 일을 하거나
몹시 고된 생활을 오래 하면 관절과 근육이 쑤시고 아플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관절염과는 달리 대개 며칠 쉬면 저절로 낫는 것이 보통이지만
쉰다는 것이 항상 가능한 건 아닙니다. 일은 해야겠고 몸은 찌뿌둥한데 좋은 방법은 없을까? 다음에 몇 가지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자가 치료법을
소개합니다.
열이 관절통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열을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상식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관절통에는 열뿐 아니라 냉기도 도움이 된다고
외국 책에는 나와있지만 그건 서양 사람들에게나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관절염 환자들이 제일 못 견뎌 하는 것이 관절에 찬바람쐬는
것이니까요.
몹시 몸이 무거운 날 아침에는 일찌감치 욕조에
뜨뜻한 물(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3도 정도 높아 따끈하다는 느낌이 드는 편이 좋습니다.)을 가득 받아놓고 몸을 5분 정도 담그고 나오면 한결
가볍습니다. 시간이 없다면 더운 물 샤워를 해도 되지만 샤워를 하는 경우 처음 물을 맞으면서 느끼는 한기, 샤워를 마친 후의 한기를 느끼는
경우가 많아 욕조보다는 효과가 덜합니다.
아픈 부위에 국소적으로 댈 수 있는 핫팩도
효과적입니다. 일하는 시간시간 마다 팩을 해서 통증을 달래줍니다. 하지만 너무 뜨겁게 해서 화상을 입는 분들도 많으니 조심하십시오. 팩을 하고
나서 피부가 거므스름하게 변했다면 팩의 온도가 너무 높았다는 증거이니 조심해야 합니다. 또 팩을 댄채로 잠이 드는 것도 화상의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조심합니다.
존 레논은 "사랑은 만지는 것"이라고 노래하지만
만지는 것은 또 치료가 되기도 합니다.
배가 아플 때 "엄마 손은 약손"하며 배를
문지르면 스르르 아픔이 없어지는 것은 과학적으로 배를 문지를 때 통증 억제 물질이 신체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진 바도
있습니다.
팔자가 좋은 마나님들이 시간나면 사우나 다니며
마사지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 입니다만 그건 돈많고 시간많은 사람들의 몫이니 잊어 버리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마사지를 해봅시다. 특히 손이나
무릎, 발목 같이 손이 잘 닿는 부위가 자가 마사지로 효과를 보기 쉽습니다.
먼저 따뜻한 물수건으로 마사지할 부위를 찜질해서
혈행이 좋게 합니다. 마사지하기 전에 더운 목욕을 해도 좋습니다. 마사지할 부위를 한방울의 베이비 오일로 먼저 잘 문질러 준 후 손으로 부드럽게
그러나 확실하게 아픈 부위를 문질러줍니다. 뼈와 피부의 간격이 좁은 곳, 즉 손가락 같은 부위는 너무 세게 문질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둥글게
둥글게 문질어줍니다. 한 번에 3-4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때 문지르는 효과와 함께 두드리는 효과도 볼 수
있는 진동 기계 같은 것을 함께 사용해도 효과적입니다. 마사지가 다 끝나면 관절을 제 운동 범위대로 세 번씩 움직여 줍니다. 굽혔다 폈다,
둥그렇게 돌렸다를 세 차례 반복합니다.
관절염 환자들이 하는 유연성 체조 (운동편 참조
)를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아침 기상 시, 일하는 중간중간, 그리고 저녁 식사 후 1 시간 지나 한번씩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번에 너무
오래 하는 대신 잠깐 잠깐씩 자주 해줍니다.
약의 힘을 결국 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때에는 약의
선택에 주의를 하십시오.
우리나라처럼 임의 처방이 성행하는 나라에서는
경우에 따라 위험할 수 있는 약들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 처방되어 팔려 나갑니다.
관절염이 아닌 일시적인 관절통이라면 반드시
소염제를 먹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럴 때 가장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약제가 타이레놀입니다.
타이레놀과 다른 소염제와의 차이는 약물편에
설명합니다. 물론 과량을 쓰는 경우, 혹은 환자 개개인의 차이에 따라 타이레놀도 큰 부작용이 날 수 있지만 관절통증을 완화시키는 정도의
용량에서는 별 문제는 없습니다.
소염제를 써야 한다면 처음에는 먹는 약 보다는
국소적으로 쓸 수 있는 약, 페치제나 연고제를 선택하는 것이 약을 먹어 생기는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산책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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