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불교>1
“숫자를 알면 불교가 보인다”
“하나하면 할머니가 지팡이 짚고서 잘잘잘
두울하면 두부장수 두부를 판다고 잘잘잘
세엣하면 새색시가 거울을 본다고 잘잘잘
네엣하면 냇가에서 빨래를 빤다고 잘잘잘
다섯하면 다람쥐가 알밤을 깐다고 잘잘잘
여섯하면 여학생이 공부를 한다고 잘잘잘
일곱하면 일꾼들이 나무를 벤다고 잘잘잘
여덟하면 엿장수가 깨엿을 판다고 잘잘잘
아홉하면 아버지가 장보러 간다고 잘잘잘~
여얼하면 열무장수 열무를 판다고 열무사려~~“
기억 속에 가물가물해서 어지간해서는 잘 입에 올리지도 못하는 노래지만
여자애들이 고무줄놀이 하면서 잘 불렀던 노래이다.
어린이들에게 숫자와 수량의 늘어남 그리고 이어진 낱말들의 뜻을
시나브로 알아먹게 하는 되풀이해서 가르치는 노래이다.
‘달달달’이라고도 하였고 ‘잘잘잘’이라고도 하였는데
이는 ‘잘’이나 ‘달’이 모두 숙련되어서 익숙하다는 의미이므로 같다고 보아도 된다.
위 노래는 우리 노래이지만 미국에서도 부르는 숫자 오르기 노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오히려 미국 노래가 더 많이 불리고 기억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노래는 바로 “한 꼬마 두 꼬마..... 열꼬마 인디언(Ten little Indian boys)”이다.
끝에 가서는 ‘열꼬마 인디언보이’라고 섞어찌개가 나오는 것은 더욱 마음에 안 든다.
이렇게 사람들의 뇌리에 쉽게 남아 있도록 하기위해
숫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교리(敎理)를 설명해가는 방식으로 편집한 경전(經典:sutra)이
팔리어로 된 것은 <앙굿따라 니까야(增支部經典)>이고,
산스크리트어로 되어 한역(漢譯)된 것은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이라 한다.
이 경전 무리(經典群)에서는
1부터 시작해서 15까지의 법수를 더해가면서 다양한 불교이야기,
교리 이해를 돕는 이야기들을 묶어서
공부하는 이들이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면서 깨달음으로 향해 가도록 한다.
그리고 그 숫자는 마음으로 인식하는 감각대상이라는 뜻에서의
법(法:dharma)에 ‘숫자’, ‘헤아린다’, ‘살핀다’는 뜻을 가진 수(數)가 붙어서 법수(法數)라고 한다.
한편 ‘숫자의 비롯 즉 가장 작은 숫자는 무엇일까?’하고 물으면
흔히 ‘하나’ 또는 ‘일(一)’이라고 답하기 쉽지만
그 보다 작은 숫자인 ‘반(半=0.5)’도 있고
그 보다 더욱 작은 숫자인 ‘영(零=0)’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영은 인도에서 발견(?)해서
세계인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정말 꼭 필요한 숫자이다.
영의 발견은 인류역사에 아주 커다란 사건이었다.
만일에 영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1에서 9까지의 숫자만으로 큰 수, 큰 돈,많은 사람 등을 나타낼 때
아주 복잡한 방법을 써야 했을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우리가 쉽게 쓰고 있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나 제곱근 등도 쓰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리고 20세기와 21세기의 모든 것을 이끌어간다고 평가받는 컴퓨터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0은 불교에서 모든 가르침을 엮어주는 기본 틀인 공(空)의 다른 표현이다.
0이 1에서부터 시작해서 10이 될 때마다 0을 사용해서
한 자리씩 올라가는 것은 참으로 편리한 규칙이 아닐 수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공(空)은 공간적으로 텅 비었다거나 숫자적으로 없다는 뜻이 아니라
고정된 가치(價値)가 없어서 늘 변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0와 공(空)을 찾아낸 이들이
불교적 소양을 가진 인도사람이었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법현(法顯):스님, 열린선원 원장,관악산 자운암 주지, 태고종 사회부장,종단협의회상임이사, 종교인평화회의 감사
중앙대 기계과 졸업, 동국대불교학과 박사과정 수료
이 운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불교의식에 들어 있는 사상과 수행 및 문화를
알기 쉽게 연구하며 한글의식 진행, 추석과 설 등 명절 차례에 차(茶)를 쓰자는
캠페인과 저자거리에서 일상생활 속 수행을 선도하고, 이웃 종교 간의 교류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http://cafe.daum.net/buruna21(열린선원)
* 이 글을 읽으신 열린선원 가족 여러분은
바로 열린선원으로 오셔서 이 글과 의견을 묻습니다.
글에 답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글을 보시면 답글이나
댓글로 표시해 주시고
새로 오신 분들의 인사와 한마디에도
꼭 마음을 표하는 가족이기를 바랍니다.
이웃종교인 가톨릭이나 기독교에서
잘 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는 우리 불자들 아닙니까?
지금 여기서부터 마음을 표해
나와 우리처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십시다.
출석체크 겸 의견을 달아 주십시오.
온누리 법현 합장
첫댓글 항상 스님의 글은 읽을때 생각을 한번더 하게 하는 훌륭한 글입니다. 특히 空을 항상 변한하고 표현하니 대하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변화하는 것이니 실체없음의 의미도 다가 오고요. 내일 집중수행(32차)이 끝이 납니다. 한 만큼 가까워 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두 사두 사두
스님.. 반갑습니다.^^ 열린선원에서 강의 재미있게 잘 들었는데 인사도 못드렸네요.카페에서 종종 뵈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