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20일 송초23동기회 모임후기(부곡온천식육식당)
시월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고 오곡백과 풍성한 수확의 철이기도 하며 오매불망 남녀불문 중년의 가슴을 팔팔 뛰게 하는 단풍의 계절이다. 뿐만 아니라 시월 이십일 토요일은 송초23회 선남선녀들의 꼬맹이시절 흔적을 더듬어 보는 날이다. 언제나 그랬듯 몇 주 전부터 재호 총무의 초대 메시지가 바리바리 도착을 하여 가을빛 물든 하루해를 함께 하기위해 카페에 가겠노라는 한줄 메모를 벌써 남겼는데 난데없이 지난달 추석을 앞두고 성주군을 강타한 태풍 “산바”로 인해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항의시위로 금요일부터 비상령이 내려 주말에도 출근하라는 오다가 떨어졌다. 원래 금요일은 가정의 날이라 시간외 근무도 인정하지 않아 무조건 정시 퇴근을 해야 하는데 속수무책 밤10시에 퇴근하였다. 그러고는 아침에 출근하여 오늘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 직원들끼리 궁시렁거리고 있는데 전화기에 우현이 이름이 반짝였다. “어 우현이가” “그래 오늘 오나, 어디고 언제 갈끼고”, 들뜬 목소리가 더 반갑다. “몰라 비상근무라 어찌될지 모르겠다.” 했더니 “자동차 기름이 떨어져서 성주 들어간다.” 하는 말에 무조건 “사무실로 오라”하고 문밖에 나가 기다렸다. 살다보니 별일이 다 생겨 그래. 아무리 우연이라도 우현이가 성주를 다 오고 말이다.
그렇잖아도 뒤숭숭 하던 마음이 우현이가 왔다 가고나니 더 바빠졌다.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서둘러 퇴근 하였다. 부곡 가는 길은 추수 끝난 논과 발갛게 익어 수확을 기다리는 단감 밭, 가로수 단풍이 아름답다. 여섯시 좀 못 미쳐 도착한 식당엔 화왕산 등산을 마치고 먼저 온 몇몇 친구들이 생삼겹에 소주잔을 기우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아준다. 마치 세월을 밟고 건너온 어제 만난 친구들처럼 스스럼없다. 재호 총무의 사전답사로 널찍한 공간과 맛있는 고기를 배불리 먹고는 개살 맞은 남식이 친구의 농에도 아랑곳 않고 임원선출과 결산보고 회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가운데 초대 최태연회장의 발의로 연초에 이체한 회비는 5년후 총동창회기금으로 적립을 하고 당일 모임경비는 참석자의 회비로 충당하자는 의견에도 모두들 군말 없이 따라주어 흐뭇함을 더하였다. 그리고 제6대 회장에 여장부 고향지킴이 재자가 만장일치 추대되어 전임 호수회장의 바톤을 이어받았고 총무엔 듬직한 재호가 계속 수고 해 주기로 하였다.
시월은 한해를 보내는 시점의 길목이다. 그리운 생각들이 적막을 타고 빙그르 핏줄을 돌때 보고파 넘치는 정 못 잊어 애타는 맘 달래주려 동기회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잘 살아도 인생은 팍팍하다 느끼는 게 사람의 심리다. 그런 인생이기에 간혹 소주 한잔과 흘러간 노래에 취하고 옛 친구 만나 한웅큼 추억을 곱씹으며 흥나게 놀아보는 것도 인생의 팍팍함을 덜어줄 방편이 아니겠나싶다. 우리는 이른 저녁부터 시작했던 식당에서의 만찬을 끝내고 광란의 밤을 보낼 단란 주점으로 자리 이동을 하였다. 밴드마스터의 파워 풀한 연주로 모두의 가슴에 불을 질러 말처럼 뛰어노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함께 즐거워하던 주점주인의 칭찬(?)에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는 잊은 듯 꺼질 줄 모르는 열정을 가진 친구들아 너희들의 건강한 에너지를 진정 아끼노라.
단란주점에서 예약된 5섯시간 하고도 삼십분을 초과하여 예술을 불태운 뒤(재호야, “영시의 이별” 짠하게 참 좋았다) 길 건너 가고파 모텔에서 서너시간 쪽잠을 잔 뒤 모텔 욕조에서 시원한 온천욕까지 즐기고 어젯밤 들이킨 알콜(여기엔 호수의 발렌타인도 포함됨) 분해에 좋은 북어해장국을 먹고는 우현이의 선물까지 챙겨 올해의 동기회가 마무리 되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들의 무관심에 마음 아파한 재호야 그들도 사정이 있었겠지 편하게 생각하자 . 행사 때마다 서울서 마님들 에스코트하여 내려온 희상, 늘 최선을 다하는 우리의 호프 우현, 오직 친구의 얼굴을 보고자 바다건너 제주에서 달려온 멋진 머시마 종남, 넉넉한 가슴을 가진 든든한 맏형 같은 태연, 아직도 풋기운 풍기는 순둥이 호청, 아들 잘 키워 든든한 재순, 똑 뿌러지는 둘이, 맵시까지 천상 여자인 수연이와 두 영숙, 말 안하고 눈빛만으로도 맘 다 아는 순희, 잔잔한 미소와 초탈한 모습의 귀자, 덩치만큼 늘 한결같은 심성의 명숙, 밝은 미소가 넉넉한 옥자, 순박함이 흠씬 묻어나는 정조, 출렁이는 배가 마냥 걱정스러운 만덕, 듬직한 산사나이 형호, 꾸러기 같은 종문, 아참 오랜만에 웃음이 귀여운 종우도 왔었구나. 그 자리에 있은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위안이 되는 고향지킴이 호수, 재호, 재자, 잘하고 싶은데 표현이 서툰 남식이, 늦게 누군가 온 것 같기도 하고 또 있지 싶은데 얼굴이 겹쳐 기억이 가물거리네. 재호야 빠진 친구 이름 좀 알려 줘. 시월의 하룻밤을 함께 보낸 친구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내년엔 더 많은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길 기도하자.
첫댓글 회장님 동기회 후기에 감동받아 내년에는 더 많은 친구들 이 참여하리라 기대하면서 ~~~
서울 ~김형호 성우현 박희상 강영숙 김순희 박귀자 부산~ 최태연 박두리 박명숙 대구~ 오영숙 최정조 김기자 경남 ~최재순 윤종문 강종우 최호청 표수연 임옥자 최남식 서호수 심재자 최만덕 임재호 멀리 제주도 ~윤종남
구구절절이 풀어놓은 10월20일밤을 한번더 되뇌이면서 빙긋이 웃어본다,이런만남은 1년에 한번인데,좋은계절에몇번을더만날수 있을련지~건강들 잘챙겨서 연장연장해서 계속만날수있도록 ~~~하자
요새는 고향가까이 살았더라면 하는 맘이 자주 든다. 그랬으면 퇴근하면서 친구들 만나 못먹는 술이라도 한잔씩 나누고 할낀데 말이다.....
그럭저럭 친구들 이름은 다불러본것 같네. 건강하게 살아서 쭈욱 ~~~~~~~연장하자
모두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우린 친구니까 실수가있어도 다소 언찮아도 우린 동무니까 그날의 모습을 그려준 기자야 끝까지 배웅해준 재호야 그리고 모두에게 사랑한다는 한마디 해주마 모두 건강해라
부곡 동기회 모임2차 끝나고 국수먹으로 같는데 국수는 없고
새벽3시에 편의점 컵면 먹는 맛은 일품이드라 심재자 성우현 임재호^*^~~ㅎㅎㅎㅎ